‘첩약 급여화’두고 대립 심화···10월 시행여부 촉각

정부의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 시행을 앞두고 의료계와 한의계의 대립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계가 총파업 카드를 커내는 강수를 둔 만큼 하반기부터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 후유관리 등 3개 질환에 대해 시범사업을 우선 실시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7월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시범사업안을 최종 확정한 다음 오는 10월부터 전국단위의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시범사업에 따른 수가는 월경통 약재비 상한금액 기준 10일분 15만 원 이상이며, 환자 당 1년에 1회, 10일분을 건강보험으로 적용한다.

한약사 및 한약조제약사의 직접조제는 급여에서 배제하고, 한의사의 직접조제 및 원내탕전, 원외탕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 28일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첩약 급여화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시범사업을 강행할 경우 파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대집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 될 상황에서 안전성도 확보되지 않은 한약에 연간 500억원이라는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개탄스럽다”면서 “이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한방치료를 희망하는 국민들은 별도로 한방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전체 국민의 과도한 부담을 덜어야 한다”면서 “첩약 건강보험 적용은 절대로 시행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의협은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강행할 시 의사들을 파업으로 내모는 것이고, 결국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은 파국으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는 전 회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하고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한의협은 지난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동안 전 회원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시범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견에 63%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2만 3094명의 한의사 회원 중 1만 6885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1만 682명이 찬성을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의계는 2012년 10월 건정심에서 3년간 ‘치료용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한시적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의결했지만 내부 의견 불일치로 진행을 못한 바 있어 이번 참여결정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최혁용 한의사협회 회장은 “첩약이 국민 건강 증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의 세부적인 설계와 실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첩약 건강보험 적용을 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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