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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독주, 칼자루 쥐었다고 죽음을 자초하는 가
2020년 06월 12일 (금) 07:27:35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의혹, 뒤집어 민주당. 여론, 왜 물어 민주당. 입, 다물어 민주당. 조국 윤미향. 한명숙, 더불어 민주당.” 요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만 방자함을 보이고 있는 여당을 향해 세간의 네티즌들이 빈정거리는 소리다. 177석의 거여(巨與)가 국회 개시와 함께 완력을 보이고 있다. 21대 국회가 출발부터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실망감과 함께 허탈하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가 시작된 나흘 만인 지난 2일 국회의 오랜 관행인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를 무시한 채,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국회 임기 시작 후 첫 회의를 제 1야당 참여 없이 진행한 전례는 1994년 국회법 개정 이후 없었던 일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의 만장일치로 추인됐다. 이에 따라 친 여권 성향의 군소 정당들과 함께 국회 반쪽 개원식을 강행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협치를 약속한지 불과 1주일 전 임에도 불구, 힘 있고, 살아있는 권력을 자인하는 민주당은 언제 그런 약속을 했느냐는 식으로 단독 개원을 밀어붙였다.

여당 몫인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 국회부의장을 선출했다. 이는 상생과 협력의 정치에 희망과 기대를 하고 있는 국민의 꿈을 저버렸을 뿐만 아니라 여야 협상을 통해 국회를 운영해온 관례까지도 무참하게 깨버리고, 국회 개원부터 독주를 하며 야당을 길들이겠다는 의도로 비춰진다. 우리 헌정사에서 여당 단독 국회 개원은 이번이 두 번째다. 7대 국회 때(1967년)박정희 정부의 공화당이 부정선거를 이유로 등원을 거부한 신민당을 젖혀둔 채로 단독 개원을 밀어붙인 적이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군사정권에 항거해 가칭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투쟁했다고 떠들어대는 민주화 운동 세력이 53년의 시차를 두고, 자신들이 그토록 독재라고 비난해온 권위주의 정권(?)의 행태를 그리도 똑같이 답습을 하고 있으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이런 행태를 보이면서도 어찌 자신들이 민주화 세력이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 부끄럽지도 않은 가보다. 이 같은 민심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을 지키는 것뿐이며,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협상은 별 의미가 없다. 모든 건 법대로만 하면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수적 우세를 앞세워 자신들의 입맛대로 밀어붙이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과연 민주당이 이제까지 법대로 했는지 묻고 싶다. 일방통행 식 독주는 민주주의의 후퇴를 부르는 것이다. 집권 여당의 핵심 인사 중에 과거 권력의 독주로 희생양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그 피해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지 않은 가. 그럼에도 최근 무소불위 의석의 힘을 배경으로 여당과 여권 성향의 정당들이 도를 넘는 돌출 발언과 일탈이 잇따르고 있어 국민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미 예견한대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앞 다퉈 경쟁이라도 하듯 문재인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나섰다. '절대 과반'이라는 총선 민의를 반영해 남은 정부 임기 2년간 국정과제 달성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날 센 칼자루를 내게 쥐어 주었으니 이제 맘껏 휘두르며 마구 베자는 것인가? 재선의 백혜련 의원은 '국회법 일부개정안', '인사청문회법 일부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 안' 3개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에 지정돼 지난해 말 정쟁 속에 본회의를 넘은 공수 처 설치법의 후속법안들이다. 문제는 공수처가 아직 출범하지도 않았고 공수처장도 임명되지도 않았는데, 이 정부의 권력자와 기소 된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수사 1호 대상’을 미리 정해놓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 검사 등을 지목하며 국민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 법치주의의 책임자인 추미애 법무부장관까지 나서 한 전 총리의 재심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그들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의원이 되고 정당의 대표가 되면서 대통령으로부터 축하전화를 받는 등 ‘검찰개혁’의 동참을 듣고, 마치 큰 벼슬이라도 한 양 유치한 발언과 행동을 일삼고 있는 최강욱 의원도 다를 바 없다. 공수처가 제대로 가동하려면 빨라도 올해 말이나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도 벌써부터 공수처 수사대상을 정치권에서 운운하는 것은 이 정권에 우호적이 아닌 사람들을 겨냥, 공갈 협박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해 받을 수도 있다. 더구나 공수처를 어느 부처에도 예속되지 않는 독립기관으로 만들어 놓고, 자신들도 그 대상에 들어가는 장관이나 국회의원들이 무슨 권한으로 벌써부터 수사 대상을 특정 할 수 있겠는가.

마치 공수처를 정권의 전리품처럼 살아있는 권력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것은 당초 야당의 반대에도 무릎 쓰고 법을 만든 취지에도 전혀 받지 맞지 않는 다. 공수처의 수사 감시망에 들어 있는 사람들이 조사 대상을 미리 특정 하는 것은 정치적 교만이자 월권이다. 더 더욱 국민을 분노케 한 것은 지난 해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처 설치법 표결 때 기권 표를 던진 금태섭 전 의원을 당론을 거슬렸다는 이유로 징계를 한 것이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양심에 따라 투표할 권리가 있음에도(이 또한 법대로)이를 인정하지 않고, 의원들을 거수기로 전락시켜 비민주적 정당임을 스스로 들어낸 것이 아닌가. ‘당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에 대해서는 반드시 응징하겠다’는 의도로 내비춰진다.

그렇다면 국회의원 300명이 왜 필요한 가. 대선을 앞두고 자당 의원들 길들이기를 하려는 것 같다. 결국 민주당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자유주의 정당이기를 거부한 것이다. 운동권 출신들이 아는 유일한 의사결정 시스템이 이른바 ‘집중 제’여서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은 배신자로 낙인이 찍히며, 처벌 받는 게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문 정권의 절대 소수 지지자들의 행태를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판사에 대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법관 출신 이수진 의원 발언도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항간에는 ‘법관 탄핵을 사적 복수의 수단으로 삼는 이 의원도 국회에서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닌 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5.18광주사태와 관련, 허위 사실 유포를 처벌 할 수 있게 한 법안 발의를 두고도 반발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명예훼손죄가 엄연히 있을뿐더러 개인의 표현. 양심의 자유를 제약하는 위헌적 법률이다. 광주사태를 신성시하며 입을 막고자하는 것이 아닌가. 민주를 밥 먹듯 부르짖든 인사들이 자유를 억압하는 법을 스스로가 만든다니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뭔가 잘못되어도 한창 잘 못된 것 같다. ‘과거사 바로 잡기’ 니 ‘왜곡된 현대사’ 니 하는 식상한 용어가 또 다시 들리기 시작하며 귀에 거슬린다. 씁쓸한 마음이 된다. 또 시작되는구나. 이번엔 또 어떤 과거사를 끄집어내어 요리를 하려고 할까.

또 한 차례 ‘역사 광란’이 벌어지면서 피를 뿌릴지 걱정이 앞선다. 그동안 수많은 ‘과거사 바로잡기’가 있었지만 엄청난 예산 만 낭비했지 뭐하나 제대로 정리된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이미 40여 년 전 광주사태를 재조사하겠다고 한다. 진보 정권이 있을 때 천문학적 예산을 뿌려가면서 조사를 하지 않았는가. 누구를 먹여 살리고 누구를 위한 재조사인가.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면 안 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위안부 문제부터 돌아보자. 윤미향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련, 각종 의혹을 해명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대해 생뚱맞게도 ‘친일파 농간’이라고 과거사를 들먹이며 윤 의원을 싸고돈다.

더구나 국회의원 자격이 아님에도 불구 국회 소통 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게 하고 국회 경호원들의 엄호까지 받는 특혜를 누렸다. 자기 식구에겐 공(公)과 사(私)의 경계는 여전히 불분명하고 오직 공적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만 한다. 문 대통령 역시 철저한 수사 지시보다는 윤 의원이 행한 업적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러니 어느 법조인이 목을 걸고 수사를 하겠는가. 민주당의 특징은 잘못해 사회적 지탄을 받아도 ‘대의’를 내세우며 오히려 비판자들을 여론몰이로 공격한다.

개인의 위법 의혹들을 진영과 이념의 문제로 둔갑시켜, 요리를 한다. 심지어는 물의를 빚은 사람을 피해자로 만든다. 이런 운동권적 윤리관은 사회규범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며 상식을 파괴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치부를 집단적 음모에 의한 상처로 뒤 바꾸는 운동권의 좀비 같은 자들의 뛰어난 창조력을 요즘 매일 같이 묵도하며 지켜보고 있다. 덕분에 치매는 걸리지 않을 것 같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된다. 이쯤 되면 절대 과반의석으로 “막가자는 거냐?”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말아 생각난다. 정말 문 대통령이 말했듯 우리 국민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서 살게 되는 가보다. 모두의 자업자득이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인.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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