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 메르스때보다 참담···의협 집행부 자질론 제기

2021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지난 2일 완료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병원협회, 치과협회등 의료계 대부분의 영역을 담당하는 병·의원 모두 협상이 결렬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협상 시스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이제는 의료계의 생존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단지 수가 인상이 수익창출로만 연결된 것이 아닌 병·의원에 소속된 직원들의 임금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어 공동 생존을 원했던 의료계를 벼랑 끝으로 밀었다는 비난이 거세다.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이 과거 메르스때 보다 암울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본격적인 수가협상 진행 전 재정위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빠진 의료계에 공감하고 배려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잠시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었다.

그러나 2일 공단이 공개한 최종 협상안은 약국 3.3%, 한방 2.9%, 조산원 3.8%로 타결됐고,  병원·의원·치과 협회는 결렬됐다.

평균인상률은 1.99%로 추가 소요재정은 9416억원 규모로 측정됐다.

최근 5년간의 평균 인상률을 살펴보면 ▲2017년 1.99% ▲2018년 2.37% ▲2019년 2.28% ▲2020년 2.29% ▲2021년 1.99%로 집계됐다.

병원계, 메르스 때보다 암담

과거 2015년 메르스 사태 후 진행된 협상에서는 의원 2.9% 약국 3.0% 한방 2.2% 조산원 3.3%로 최종 협상안이 타결됐고, 병원협회와 치과협회는 결렬됐었다. 건정심에서 병원 1.4%, 치과 1.9%로 결정됐다.

당시 병협은 결렬 후 “메르스로 인한 문제와 직원들 임금 지급 등 병원계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면서 “배려없는 결정에 좌절감에 빠진다”고 밝혔었다.

5년이 지난 이번 수가협상에서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같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메르스때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상상을 넘어서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우리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결렬을 선택했고 현실에 처한 경영난, 직원들 임금 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모르겠다. 참담하다”고 전했다.

또한 병협은 2일 상급종합병원 20곳과 종합병원 96곳, 병원급 의료기관 26곳 등 142곳의 환자 수와 수익 변동 상황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며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토로했다.

병협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3월 이후 급격한 환자 감소 추세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던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들이 4월에도 여전히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3월 외래환자 수는 전년대비 상급종합이 -15.7%, 종합 -19.3%, 병원급 -29.6%를 보였으며, 입원환자역시 비슷한 규모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4월도 감소세는 지속됐다. 전년 대비 외래환자는 16.2%(상급종합병원), 23.8%(종합병원), 30.5%(병원) 줄어고, 입원환자는 12.7%(상급종합병원), 21.4%(종합병원), 32.3%(병원)의 감소율을 보였다.

병협은 “병원의 진료수입도 큰 폭으로 감소했고 3월보타 4월의 감소폭이 더 커 병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전국 병원들이 선지급 진료비나 메디칼론, 융자지원과 인건비 등 지출 비용을 최대한 아껴 근근히 버텨 왔으나 선지급된 진료비마저 7월부터 상환해야하기 때문에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실제 진료 수익은 3월 -7.5%(상급종합병원), -11.1%(종합병원)의 감소폭이 4월에는 -9.5%(상급종합병원), -15.5%(종합병원)로 확대됐다.

의사협회, 3년째 결렬···집행부 책임론 제기

최근 3년동안 협상이 결렬된 의협은 회원들이 집행부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의사협회는 이번 최종 협상에서 2.4%를 제안 받았지만 결렬을 선택했다.

최근 5년간 의협의 수가 인상률은 2017년 3.1%(체결), 2018년 3.1%(체결), 2019년 2.7%(결렬), 2020년 2.9%(결렬), 2021년 2.4%(예정, 결렬)로 나타났다.

지난해 결렬됐을 당시 일부 개원가에서는 “총 밴딩 금액이 1조를 넘겨서 상승률이 2.9%지만 총 환산지수는 전년 보다 더 큰 규모인데도 협상단이 3%에 너무 집착한 것이 아니냐. 페널티를 받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있었다.

올해도 의료계 내부에서는 공단의 협상 과정의 문제점 지적과 3년 연속 결렬은 집행부에 자질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평가가 함께 나오고 있다.

의료계 A 관계자는 “이번에는 지난해와 다르게 3기관이나 결렬됐다는 소식을 듣고 공단의 협상과정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고, 코로나를 겪으며 헌신한 의료계에 대한 배려는 없어 앞으로가 막막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의협 협상단이 3년 연속 결렬이라는 결과를 받아오는 것은 협상에 있어서는 무능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면서 “보장성강화정책, 수가협상 어느 하나 집행부가 성공한 것이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개원가 B원장도 “의협은 강경대응, 투쟁 등을 선언하겠지만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서 “당장 눈앞의 경영난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더 급선무다.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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