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 좋지 않은 환자에서 무진행 생존 기간 연장

이근석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장

“전이된 유방암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화두는 어떻게 오래 사는 가인데, 버제니오는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생존기간 향상을 보여줬다.” 이근석 교수

암세포가 인체 다른 장기로 전이돼 완치가 어려운 진행성 질환으로 4기 유방암을 말하는 전이성 유방암. 이 전이성 유방암 영역에서 환자의 전체생존기간과 무진행 생존기간을 늘리는 약제가 또 하나 등장했다.

버제니오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및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음성(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다. 세포분화와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와 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차세대 표적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버제니오는 앞서 지난 5월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기반 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의 병용요법과 여성의 내분비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경우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바 있다.

2일 버제니오(성분 아베마시클립) 급여 적용 기자간담회에서 이근석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장( 혈액종양내과)교수는 “지금까지 표준적 치료는 항암이 위주였지만 CDK 4&8 약제가 나오며 더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버제니오는 초치료, 내분비 치료 후 진행된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것으로 NCCN 가이드라인과 한국암학회 가이드라인에도 인정된 약제”라고 설명했다.

MONARCH2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내분비요법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에 대비하여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을 유의하게 연장시켰다.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 중앙값은 16.4개월인데 반해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 중앙값 9.3개월이었다.

전체생존기간(OS)은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이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에 대비해  내분비 요법을 받은 적이 있는 HR+/HER-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여성 환자의 전체생존기간을 9.4개월(중앙값)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 중앙값 은 46.7개월이었고,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일 때 중앙값은 37.3개월이었다.

이근석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에서 전체생존기간을 기존에 비해 10개월 늘리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수치”라며 “한국의 환자들은 대부분 40~50대로 엄마들인데, 이런 분들은 아이가 대학 갈 때까지만 살 수 있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말한다. 이런 분에게 10개월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폐경 전후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에서 폐경 여부와 관계없이 유의미한 OS 개선을 입증한 약제는 버제니오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MONARCH 2에서 버제니오의 전체생존기간에 대한 임상적 혜택은 하위그룹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났다.

내분비요법으로 치료받으며 일차적 내분비 내성(암이 빠르게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됐을 때)이 나타난 여성에서 결과는 모든 피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ITT(intent-to-treat) 집단과 일관되게 나타났다. 간이나 폐와 같은 장기로 암이 전이되어 더 공격적이고 예후가 나쁜 특징을 보이는 경우에서도 일관된 효과를 보였다.

임상에서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항암화학요법 실시까지 걸리는 시간의 중앙값을 위약군 22.1개월 대비 50.2개월로 연장시켰다.

MONARCH 3 임상에서는 버제니오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 중간값이 28.18개월로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투여군의 14.76개월 대비 2배 가까이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종양 감소를 의미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버제니오 병용 투여군에서 48.2%로 나타나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투여군 34.5% 대비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근석 교수는 “버제니오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내분비요법에 실패한 환자에서, 폐경 전후를 포함한 여성에서 폐경 여부와 관계없는 유의미한 전체생존기간 연장을 나타냈다”면서 “버제니오 같은 약을 사용하는 것이 (환자들에게)덜 힘들고 좋다. 항암요법을 하기 전까지의 기간도 50개월을 늘렸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임상에서는 동아시아인에서 종양 크기 변화도 좋게 나왔다”면서 “객관적 반응률이 39.5%대로 나와 비교군 16.9%와 큰 격차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무진행 생존기간 길지만 부작용은...

이날 이근석 교수는 버제니오, 입랜스 등 CDK4&6 억제제의 출연으로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진전이 있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제 간 비교 임상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더불어 버제니오에 대한 약점으로 부작용을 꼽기도 했다. 그는 “항암에 비해 편하지만 부작용이 있다”면서 “환자들이 불편해 하는 것이 설사와 복통”이라고 말했다.

버제니오는 임상에서 이상반응으로 설사, 호중구 감소증, 피로, 감염, 오심, 복통, 빈혈, 구토, 탈모, 식욕 감소 등이 보고됐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환자들이 생각 보다 변비가 많아 설사는 크게 문제가 안되고, 변이 원활해져 좋은 경우가 있는데 복통을 힘들어 한다”고 전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나온 CDK 4&6 세 약제가 공히 간질성 폐렴이 있을 수 있고, 발생빈도는 1% 내외”라고 설명했다.

이어 “버제니오의 경우 혈전이 생기는 경우를 임상 현장에서 경험했다”면서 “아무리 좋은 약제도 환자의 예후를 보면서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버제니오는 CDK 4&6 억제제 중 유일하게 휴약 기간 없이 매일 복용이 가능한 약제다. 또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어 복약 순응도가 높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국릴리 알베르토 리바 대표는 이날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전이성 유방암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HR+/HER2- 타입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서, 버제니오를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한국릴리는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는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버제니오는 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기반 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의 병용요법 ▲내분비 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여성의 치료에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사용 시 급여가 적용된다.

약가는 50mg, 100mg, 150mg 모두 1정당 49,587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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