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나라가 자유 대한민국 맞나?” 이는 이번 4.15총선에서 압승했다고 오만함을 보이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울분을 토하는 우려의 목소리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둘러싼 각종의혹이 양파 껍질 까지 듯 드러나는 데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함구령을 내리자, 집권 여당이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은 채, 수사에 착수한 검찰을 비난하면서 “진상 조사 이전에 사실 관계 확인이 먼저다. 확인 결과에 따라 조치가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

승리에 들떠 민심의 소리를 헤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21대 국회의원으로 등원하는 30일을 기다리는 것 같다. 앞서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발 빠르게 제명 조치했던 양정숙 당선인과는 달리, 기부금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윤 당선인에게는 어떤 생각에서인지 민주당이 신중함을 보이며 감싸고 있어 또 다른 의혹이 일고 있다. 어찌 보면 이번 윤미향에 대한 의혹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윤미향을 고맙게 생각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자기 것이 아닌 법인. 단체 기부금을 개인 통장 여러 곳에 나눠 넣어두는 돈 욕심에 이어 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라는 정치권력까지 탐한 덕분에 성역으로만 여겨 던 적폐세력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으니 말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폭로만 아니었으면, 아니 이 할머니만 잘 다루었으면 윤 당선인은 아마 수익성 높은 개인 비즈니스로 전락한 정의기억연대(정대협 후신)를 꽤 오랫동안 주무르면서 많은 국민들과 학생들을 속이는 재미에 희한의 미소를 지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누구도 감히 무소불위의 이 적폐세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 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우리 국민, 학생들은 어마어마한 비용을 치르며 이용당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그 비리들이 낱낱이 밝혀져 수사를 받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이고, 고맙지 않겠는가.

윤 당선인은 이용수 할머니의 2차 폭로 이후 연일 쏟아져 나오는 각종 의혹에 대해 재대로 해명하가는커녕 관행과 실수, 심지어는 친일세력과 보수 언론의 모략 극이라고 되받아치면서 여전히 국회의원 배지를 달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미 16년 전 일본 법정에서 최초로 위안부로 인정받은 고(故) 심미자 할머니조차 윤미향을 “악마‘라는 표현까지 쓰며 똑같은 폭로를 했지만, 세간의 시선을 제대로 받지 못해 묻어져버렸다.

아마도 짐작컨대 윤미향은 더불어 민주당의 보호아래 오는 30일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버티는지 모르겠다. 현역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 체포특권이 있다는 것을 믿고 있는 것 같다. 감히 말한다. 윤미향은 지금 아주 심한 착각을 하고 있는 거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해지면서 사람들이 시민단체에 들이대는 잣대가 옛날과 달리 훨씬 엄격해졌을 뿐만 아니라 거대 여당의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으로 바뀌고, 여당이 아무리 감싼다 해도 불거진 의혹을 그대로 덮고 가지는 않는다.

특히 수천만 원에 이르는 정부 보조금까지 0원으로 처리하는 등 공시에 누락된 정대협. 정의연의 기부금. 보조금 규모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도 무려 37억 원에 달한다. 백번 양보해 실수로 인정한다 해도 이 정도로 불투명하게 단체를 운영한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윤 당선인이 2013년 한 기부금 계좌를 본인 명의에서 정대협 명의로 바꾼 적이 있었다. 이 때 윤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 북에 “그것이 투명하다” 고 썼다. 결국 그 당시에도 이미 개인계좌를 활용한 기부금 모금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줄곧 개인 계좌로 기부금을 받으면서 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있으니 의혹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5년 치로 납부한 소득세가 643만 원에 불과한데, 아파트를 살 때마다 수억 원의 뭉칫돈을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고, 딸을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고도 현재 3억 원이 넘는 예금을 갖고 있으니 누구라도 그 출처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기부금 유용 의혹보다 더 악질적인 것은 자신들의 뜻에 따르지 않는 할머니들은 가혹하게 배제 했다는 점이다.

심미자 할머니는 물론 심 할머니와 함께 유미향의 정대협에 반기를 들었던 박복순 할머니의 이름은 정대협이 일제 만행을 망각하지 말고 기억하자며 조성한 ’기억의 터‘ 조형물에선 찾아볼 수 없다. 고의로 두 할머니의 이름을 빼고 배제한 것이다. 기가 찬다. 밝혀진 사실만 해도 엄청 나는 데, 청와대가 침묵하고 있으니 집권 여당 지도부까지 호위무사를 자청하며 윤 당선인을 두둔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김두관 의원과 송영길 의원은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신 친일파 세력’ 으로 선동하며, 한술 더 떠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라”고 호통까지 쳤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왜 유독 유미향 당선인에 대해서만 이렇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지 알 길 없다” 며 “이용수 할머니께서 윤미향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에 대해 왜 저렇게까지 거부감을 보이는지 납득이 안 간다” 고 했다. 또 지난 14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은 330여 회원 단체를 대표해 "정의연은 피해 당사자들과 함께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진실과 정의를 위해 활동해온 대표적인 시민단체"라며 "의혹과 논란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거나 크게 왜곡됐다"라는 입장을 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네티즌들이 이 할머니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 할머니를 향한 일방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할머니가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법적 조치도 확실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 등에서는 "할머니가 진짜로 매춘을 한 것 아니냐" 는 등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댓글 공세까지 등장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수요 집회에서 모은 기부금을 할머니들께 현금으로 매번 드렸어야 하느냐"며 " 왜 뒤죽박죽 섞어서 본질을 흐리느냐"라고 적었다. 이 외에도 "부끄러운 과거를 (가진) 할머니가 뭐 그리 잘났다고 분탕을 일으키느냐. 92세 곧 자연으로 가실 어른이 용서와 화해로 모범을 보여주셔야지", "'날 제발 매춘부라고 불러줘' 하는 꼴이네", "자기가 국회의원 하고 싶었는데 윤미향씨가 당선돼서 배 아파서 난리친다고 생각하면 앞뒤가 딱 맞는다. 역시 대구 할머니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등의 비난성 댓글들이 이어졌다.

친여 유명인들 역시 다르지 않다. 자기편 아닌 사람들이 할머니를 욕보이는 듯한 말만 꺼내도 사회적 매장을 했을 사람들이 윤미향 하나 살리겠다고, 할머니를 모욕하는 것도 서슴지 않으며, 친일 세력으로 몰아붙이니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었다. 지난 한 해 온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조국 사태에 이어 스스로를 ‘진보’라 칭하는 좌파수구 세력들이의 뻔뻔한 민낯이 윤미향 덕분으로 다시 한 번 이렇게 까발려졌다.

전여옥 전 의원이 ‘여자 조국이 등극했다’라는 표현을 섰는데 맞는 것 같다. 자신을 공격하는 이들에게 ‘적폐. 친일’의 프레임을 씌우고 지지자들을 결집시켜 나라를 두 동강내 대결로 가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윤미향이 청와대와 민주당의 희망대로 결국 국회에 입성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더 큰 독이 될 수도 있다. 세상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인데, 윤미향 본인과 청와대와 여권만 모르는 것 같아 안쓰럽다. 유난히 집안싸움이나 하는 무능하고 무력한 야당 덕분에 민주당은 그 복만 믿고 20년, 30년, 100년을 집권하려는 획책을 꾀하고 있다. 내 편이라고 두리 뭉실 부정을 덮어주며 국회의원 배지 달아주는 오만을 계속 할 경우, 민중의 거대한 힘이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이다.

딸들을 왕께 바쳐 부마까지 되면서 부귀영화를 누리던 한명회가 연산군 시절 관을 들어내어 부관참시를 당한다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일찍이 도덕경에서도 말한 것이 있다. 하늘의 그늘은 넓고 성긴 듯하면서도, 죄 있는 자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고, 윤미향이 누구를 대표하는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비례대표의원이 되어 배지를 달고 입성한다면 지금 당장은 하늘의 그물이 너무 성긴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 하늘의 그물에 다 걸리게 돼있다. 묻고 싶다.

조국을 둘러싼 의혹에 각을 세웠던 진보 인사들, 윤미향과 정의연의 문제를 꼬집은 이용수 할머니를 향해선 뭐라고 비판하려는 가. 신중하지 못한 고위공직자의 언행은 국론 분열을 몰고 온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윤미향과 동거 동락했던 이 할머니의 저격, 배반이 아니고 ‘울림’ 바로 그렇다. 경종을 울린 거다. 오는 7월에 설치 될 공수처가 악의 온상지가 될까 두렵고 불안하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인.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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