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14개월 여아 신우성형술 받고 정상 소변

태어날 때부터 소변 나오는 길이 막혀 양 옆구리로 소변을 빼 온 한 살배기 아랍에미리트 소아가 국내에서 수술을 받고 생애 처음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수 있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김건석 교수팀은 요관이 협착돼 신장에 소변이 쌓이는 수신증을 앓아온 나이마 모함마드 알카아비(NAEMA MOHAMED ALKAABI, 14개월·여)에게 협착 부위를 제거하고 소변 길을 확장하는 수술을 최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그동안 나이마의 양 옆구리 피부에는 소변이 이동하는 통로인 신우가 인공적으로 연결돼 있어, 몸속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옆구리 피부 누공을 통해 수시로 나오는 상태였다.

이로 인해 나이마는 기저귀를 항상 옆구리까지 올려 차야 했는데, 이제 배뇨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면서 옆구리 구멍도 사라지고 여느 아이처럼 편하게 기저귀를 찰 수 있게 됐다.

나이마는 출생 전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시행한 태아 초음파검사에서부터 요관협착과 심한 수신증을 진단받았다. 요관이 완전히 막히면서 신장은 이미 빠져나가지 못한 소변으로 가득 찼다. 산전초음파 영상으로도 크게 부푼 배가 선명히 드러날 정도였다.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는 아랍에미리트 현지 의료진의 판단 하에 나이마는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채우지 못한 채 8개월 만인 2018년 12월 12일 세상에 나오게 됐다. 태어난 지 하루도 안 되어 분만장에서 수술방으로 옮겨진 나이마는 요관이 아예 없다고 여겨져 신우(오줌이 일시적으로 모이는 신장 부위)를 양 옆구리 피부까지 연결하는 수술을 받았다.

옆구리를 통해 소변을 우회적으로 배출하기 위함이었으나 나이마의 요로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다. 결국 아랍에미리트 보건청은 해외 병원을 수소문했고, 요로폐색과 소아 수신증 진료경험이 풍부하고 치료성적이 좋은 서울아산병원에 수술을 의뢰했다.

2019년 10월 말 생후 10개월의 나이로 한국에 온 나이마는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김건석 교수팀을 새 주치의로 맞았다. 김 교수팀은 나이마의 신장 및 소변배출 기능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한 결과, 요관이 있음을 확인했고 나이마의 양측 요관방광이행부와 양측 신우요관이행부에 모두 협착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이마에게 필요한 치료는 좁아진 요관 부위를 잘라내 방광에 연결하는 수술과 소변 나가는 길을 확장하는 수술, 그리고 신우와 옆구리 피부 누공을 제거하는 수술이었다.

2019년 11월 말 김 교수팀은 나이마에게 양측 방광요관 재문합술과 좌측 신우성형술을 실시했고, 한 달여 뒤에 우측 신우성형술을 시행했다. 옆구리와 신우 피부에 난 누공을 제거하는 수술은 신우성형술과 동시에 진행됐다.

모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얼마 뒤 만 1살이 된 나이마는 생애 처음으로 옆구리 피부가 아닌 요도로 소변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두 달여간 한국에 머물며 병원 진료를 받은 나이마는 아무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해 이달 말 본국으로 돌아갔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