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학회, 단순 근골격계 질환 오인이 원인…'강직성척추염의 날' 선포

강직성척추염을 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 등 단순 근골격계 질병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까지 소요 기간이 평균 3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의 진단이 늦어질 경우 척추가 굳어지는 변형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조기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3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강직성척추염 진단 실태 조사결과 발표와 함께 '강직성척추염의 날'을 제정했다.

박성환 이사장(사진)은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발생하고 점차 척추 마디가 굳어 변형되는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라며 "주로 소아, 청년기에 시작되며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다른 류마티스 질환과 비교해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어 조기 발견 및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직성척추염 환자 수는 2010년 약 3만 2000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8년 4만 4000명에 달하고 있다. 진료비도 2010년 약 420억원에서 2017년 기준 930억원으로 119% 증가했다.

박 회장은 "환자 수가 늘어난 것은 여러 곳을 헤매던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을 받게 된 시간 차의 결과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척추 강직이 진행되기 전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26개 대학병원에서 진료받고 있는 10~70대 강직성척추염 환자 10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강직성척추염의 정확한 병명을 진단 받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평균 39.78개월로 3년이 넘었다.

특히 강직성척추염에 따른 염증이 눈을 침범하는 포도막염이 동반된 환자(255명)는 평균 52.89개월로 훨씬 더 길었다.

김혜원 척추관절염연구회 총무는 "강직성척추염 증상인 척추의 통증이나 뻣뻣함이 엉덩이나 골반에 많이 나타나고 견딜만 수준이어서 류마티스내과를 쉽게 방문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증 발생으로 가장 먼저 찾은 과는 정형외과가 61.5%로 가장 많았고, 류마티스내과는 18.2%에 불과했다. 이어 신경외과 7.2%, 통증의학과 4.5%, 재활의학과 3.1% 순이었다.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은 이전에 고관절 등 관절염(15.2%), 허리디스크(14.9%), 만성근육통(6.5%), 요통(6.2%) 등 단순근결계 질환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총무는 "이는 강직성척추염이 척추 외에도 무릎이나 발목, 손목, 팔꿈치 등 팔다리 관절에도 관절염 증상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른 근골격계 질환과 달리 강직성척추염은 휴식 후에도 목, 허리 등 척추 부위 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더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동반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척추의 통증 및 뻣뻣함 외에 전신피로 59.8%, 근육통 39.3%, 관절통 37.0%), 무력감·우울감 25.1%, 포도막염 25.2% 등이었다.

또 동반질환으로는 고혈압 20.7%, 고지혈증 14.0%, 불면증 8.8%, 당뇨병 6.4% 등이 있었다. 40대 이상, 진단 시기가 5년 초과인 환자가 내과적 동반질환을 보유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진단 및 치료기간이 길어질수록 동반질환의 보유 비율이 높았다.

박성환 이사장은 "2018년 희귀난치질환 제도가 보완되면서 강직성척추염이 중증난치질환으로 분류돼 산정특례를 통해 진료비 혜택을 받게 됐다"며 "국민들이 조기진단으로 정확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류마티스학회는  류마티스 질환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11월 첫번째 금요일을 '강직성척추염의 날'로 제정하고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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