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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매지 말라" 고 했는데
2019년 09월 19일 (목) 09:51:15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옛 속담도 있다. 조국이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사문화되었던 피의사실 공표 죄가 다시 부활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과정에서 경찰과 검찰의 갈등으로 비화한 피의사실 공표 논란은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형법 126조에 규정된 피의사실 공표 죄는 쉽게 말해 사건이 재판에 넘어가기 전에는 검찰이나 경찰이 범죄와 관련 된 내용을 외부에 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고 피의자의 인권보호가 우선 한다는 논리에서 비롯된다. 형법 제126조는 ‘피의사실 공표 죄를 범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난 5월 법무부 산하 과거사위원회에 따르면 2008년~2018년 피의사실공포 죄로 접수된 사건은 총 347건에 달했지만 기소된 사건은 단 1건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사문화된 이 법은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피의사실 유포 논란으로 ‘국민의 알권리보장’ 과 ‘피의자 인권 보호’ 사이의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초안과 관련, 대검과 협의를 거쳤다고 밝혔지만, 대검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청문회보고서도 없이 임명된 이후 한 달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언론에 노출되고 있는 조 장관의 행보를 바라보는 국민들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법치의 책임자가 비리 의혹에 직접 연루되는 기막힌 현실에 국민들의 자존감이 무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심지어는 문 대통령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나라”로 만든다는 것이 조국을 장관으로 만드는 것이냐고 비양 거리는 말도 쏟아져 나오고 있을 정도로 험악해진 분위기다. 한술 더 떠 비리의혹에 직접적으로 연루가 되어있는 조 장관이 민변 출신 변호사가 단장인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을 출범시키면서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 개혁을 마무리 해 달라”고 채근, 빈축을 사고 있다. 하루하루가 지나갈수록 조국 법무부장관의 거짓 진술이 드러나는 마당에서 너무도 당당하고 뻔뻔한 모습에서 국민들은 치를 떨고 있다.

지금 국민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거짓말이다. 셀프 기자 간담회와 인사청문회에서 늘어놓은 변명들이 연일 검찰 수사에서 거짓말로 들통 나고 있다. 딸의 표창장 및 의대논문 건, 아내의 동양대 컴퓨터 하드디스크 유출, 등 모두가 거짓 진술로 탈로 났다. 조국 장관은 과거 운동권 시절처럼 목표와 목적이 선하다면 거짓말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치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놀라운 뻔뻔함을 보이고 있다. 조 장관은 “가족들 수사에 대해서는 보고 받지 않고 간여도 하지 않겠다.” 는 당초 약속과는 달리 검찰에 대한 압력 성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 형사사건 피의자에 대한 소환 일정이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일절 밝히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려고 안달을 하는 건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방패막이란 비판을 사기엔 충분하다.

특히 (나의 가족들에 대한 수사)수사 검사들이 법을 지키면 인사 상 불이익은 절대 없을 것이다. 라는 말은 듣기에 따라 수사팀에 대한 겁박이나 마찬가지다. 이 와중에 ‘검사들과의 대화’를 하겠다고 하는 그의 발상은 ‘현실을 자기중심으로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비상식적 행태’라는 비판을 자초하며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지금 자신의 입장이 어떤 입장인지를 안다면 이 시기에 굳이 행사를 하려는 것인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조 장관은 검찰 수사 기간 중에는 언행을 조심하며 경고망동하지 말고 자숙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물론 공보 규칙은 불변의 진리는 아니다. 시대정신에 맞지 않거나 잘못 된 부분이 있다면 마땅히 고쳐야 한다. 허지만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 법무부가 독자적으로 방안을 만들고 또 가족이 수사대상으로 연루된 상황에서 조 장관이 나서서 시행한다면 ‘조국의 조국을 위한, 조국에 의한’ 개정이라는 사회적 비판을 면키 어렵다. 조 장관이 서둘러 추진하려는 수사 공보 준칙 규정을 적용할 경우,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경심 교수(조국 법무부장관 부인)가 언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지 언론과 국민이 사전에 전혀 알 길이 없다. 조사를 받고 난 뒤에도 그가 검찰청에 다녀왔다는 사실 조차 알 수 없게 된다. 또한 정교수가 자처하지 않는 한 포토라인 앞에 설 이유도 없다 만약 구속 영장이 청구되어도 그 사실은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때까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나마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재판이 시작되어야 알 수 있다. 무엇이 틀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대체로 정확한 보도에도 불구하고 날짜나 숫자에 오류가 있다는 이유로 ‘오보’ 딱지를 붙이고 입을 닫으면 그만이다.

만에 하나 조 장관 일가가 연루된 사모펀드 의혹과 표창장 위조, 논문 허위 기재 등과 관련, 여권 정치인이 소환 조사를 받고 사법처리 대상에 올랐어도 검찰이 기소 할 때까지 국민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를 수도 있다. 검찰이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소환 조사가 있었다는 사실 마저 영원히 묻혀버릴 수 있다. 언론이 수사 상황을 모르니 그만큼 권력이 검찰 수사에 개입하기 쉽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 권력의 보호를 받는 이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비공개로 소환 되어 조용히 불기소 처분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을 이렇게 악용하면 이런 일이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다. 그런 시절처럼 검찰 실세가 정권눈치를 보며 수사팀에 ‘봐주기 수사’를 지시해도 국민은 알 길이 없다.

최근 여권에서는 조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 된 정보가 검찰에서 언론사로 흘러갔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유출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제시하지도 못했다. 기자들의 취재로 확인 된 정보였다는 사실이 하나 둘씩 밝혀졌다. 수사 내용 유출로 의심할 만한 일은 이른바 ‘적폐’ 수사 과정에서 오히려 빈번히 발생 했다. 그 때는 여권에서 아무 말이 없었다. 상황을 매우 즐기는 듯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토록 적격자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윤 총장을 적폐대상자로 몰며 ‘피의자 인권’을 운운하니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조로남불’ 이 아니겠는가. 이번 사태에서 가장 문제적 발언은 문 대통령이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나쁜 선례가 될 것” 이라고 밝힌 대목이다.

이를 뒤집어 말하자면 본인의 위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을 강행해 좋은 성례를 남겼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불법은 아니지만 비윤리적 행위를 하거나 사회적 통념에 어긋나는 인사는 도중에 낙마를 시키는 나름의 불문율이 있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더는 인사 검증이나 국회 청문회는 아예 필요 없다고 선언 한 것 같다. 거꾸로 검찰의 전면적인 정치개입을 정당화 시켜버렸다.

이번에도 인사보고가 되지 않은 장관을 임명하면서 부적격자 22명을 임명하는 기록을 세웠다. 청와대와 민주당(여당)은 검찰이 전격 압수수색을 전개하자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 이라며 난도질 했다. 하지만 인사권을 통째로 검찰에 넘긴 것 또한 문 대통령 자신이다. 검찰 권한을 제한하겠다며 조국을 장관으로 임명했지만 문 대통령이 검찰 권력을 더 비대화 시켰다. 우려되는 것은 조 장관이 법적 구속기소 되더라도 국가공무원 법 69조(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은 한 계속해서 직무 결재)를 방패삼아 대법원 판결까지 끌고 가며 구치소에서 검찰 인사를 떡 주무르듯 하며 사법개혁의 칼날을 휘두를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민주주의는 퇴보하고 신뢰 자산은 현저히 훼손되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 그만큼 국민들의 상처는 크다. 당장은 조국 사태 마무리가 우선이다. 치열한 수사가 검찰이라면 대통령도 해야 할 일이 있다. 지금이라도 국민들 앞에서 실책을 인정하고 조 장관의 기소를 대비해 장관 임명 철회를 해야 한다. 또한 10년 전 지금의 공보준칙을 만들 때처럼 법조계. 언론계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 조 장관 관련 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밀어야 한다.

만약 박 전 대통령 정부 말기에 최순실씨 검찰 출석을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지금의 여권이 납득을 했겠는가. ‘위인설법(爲人設法)’이라며 아우성을 쳤을 것이다. 강남좌파, 사노맹 출신으로 한 때 국가를 전복하려 했으며 지금도 사회주의자를 자청하는 조국 하나로 온 사회가 한 달 넘게 열 받으며 서로 치고 받는 것은 에너지 낭비이자 슬프고 화나는 일이다. 이제 우리 모두 입을 모아 함께 외칠 때가 된 것 같다. “조국. 네가 있을 곳은 법무부가 아니라 교도소”라고, 침묵하는 것도 공범이 될 수도 있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인.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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