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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소탐대실' 로 자멸의 길 선택
2019년 09월 11일 (수) 14:41:32 안호원 news@pharmstoday.com

2019년 9월 9일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또 다른 의미의 ‘국치일’로 기록되어질 것 같다.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조국(佻掬),’ 문재인 대통령은 민의(民意)보다는 단 한 사람을 먼저 택했다.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스스로 자멸의 길로 빠져가고 있다.‘왼쪽(左)을 돌아보고, 오른쪽(右)을 곁눈질 한다'는 ‘좌고우면’ 은 중국 위나라에서 유래된 말이다.

당대 문인으로 평가받는 조조의 아들 조식이 공을 세운 장군(오질)을 찬양하며 쓴 편지에 나오는 대목이다. 조식은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 쪽을 살펴보아도 마치 앞에 사람이 없는 듯이 한다.’고 장군을 추켜세웠다.

이 사자성어는 세월을 거치며 부정적인 의미로 변천했다. ‘주변의 눈치를 살피면서 결정을 못 내리는 태도’를 비유 할 때 주로 많이 쓰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심정과 유사한 것 같다.

여러 의혹이 난무하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70% 이상이 임명에 부적합하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라며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오히려 의혹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아주 나쁜 선례를 만들어 놓았다.

조국 법무부장관도 지난 7월 26일 청와대 민정수석 퇴임사에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법과 원칙을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진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화자찬 한 바 있다. 모순된 현실에 분노를 넘어 서글픈 마음이 든다. 결국 ‘대한민국 호’는 선장 잘못 만나 이렇게 처참하리만치 좌초되고 있다.

조국이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되자 민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또한 법무부장관과 검찰 간에 충돌이 예상되면서 대통령의 속단으로 나라가 혼돈 속으로 빠질까 우려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도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기만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가 된 원인이 백성들의 죄(罪)의 대가였다면, 지금 오늘 참담한 현실이 국민들의 우매한 죄 때문에 내리는 형벌인가.

논점 회피, 의혹 물 타기를 넘어 자신들이 옹립한 검찰총장의 조국 수사까지 가로막는 이율배반의 민낯은 차라리 처연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녕 검찰 개혁인가. 조국을 고리로 한 진영의 레임덕 두려움이 물불 안 가리며 상식, 염치, 정의를 짓밟고 가는 진군. 이게 조국 사태다. 이제 국민에게 남겨진 트라우마는 조국 임명 이후의 가장 큰 후유증이다.

조국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짜증, 허탈감을 넘어 무력감까지 느끼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에이, 차라리 잘 됐다. 어차피 바닥 막장으로 가는 문 정권인데...”라는 자학과 조소마저 들린다. 진보적 가치를 지지해온 상당수, 심지어는 영원불변 할 것 같은 호남 사람들까지도 적잖은 실망과 의구심을 토로하며 문 대통령을 지적한다.

숨 쉬는 공기와도 같던 아주 기본적인 상식과 염치, 정의와 원칙이 절대 권력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것을 함께 목도한 때문이다. 치유가 가장 어려운 것은 마음을 후벼 파고 간 상처다. 심리학적 측면에서 보면 사회적 트라우마는 냉소와 침묵, 무관심의 증상을 거쳐 거대한 집단 피해자 의식을 심연에 공유 한다. 그리고는 용암 같은 분노의 에너지로 잠복하는 것이다.

이 침잠된 분노는 4.19부터 최근에 촛불 시위에 이르기까지 언젠가는 진자(振子)의 추처럼 부메랑으로 되돌아 분출한다는 걸 역사는 ‘묵시적’으로 증명해왔다. 비단 조국 사태뿐인가. 문 정권이 집권하면서 먹고사는 나라 살림이고, 외교안보, 남북관계 어느 하나 국민들 마음에 편한 구석이 하나나 있었는가. 외국에 가서는 국제적 망신만 당하고, 외톨이가 되는 대통령. 정말 울화가 치미는 상황이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국민을 걱정해줘야 하는 데 거꾸로 국민들이 대통령과 나라를 걱정하는 나라가 되어버렸으니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이게 나라냐” 며 엄동설한에 촛불 들어 광화문 광장에 뛰쳐나온 국민들 아니던가. 도대체 국민들이 뭘 잘못했기에 이리 마음을 둘 곳을 잃은 채 상심에 이르게 하는 지. 또 그 때 당시 나라다운 나라를 갈구했던 촛불 국민들은 지금 모두 다 어디를 간 것인가. 그 열정은 어디로 사라졌나.

어찌하다보니 대한민국이 지금 두 쪽으로 갈라졌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내전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조국은 이 정부, 아니 문대통령의 우상으로 평등, 공정, 정의의 깃발을 흔들어 온 진보의 스타였다. 장관후보자로 나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조국은 초연한 모습으로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는 신자유주의 적폐를 오직 자신을 위해 예외적으로 승인했다.

실력위주로 포장한 현대판 카스트제도를 향유한 강남좌파,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위선과 언행 불일치가 민심을 분노케 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지금까지 조국에게 쏟아진 불법, 편법, 의혹은 역대 다른 후보자들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무수한 의혹이 제기되고 2030세대가 들고 일어났다. 그럼에도 조국은 살아남았다.

대통령은 조국에 대한 문제로 지명을 철회하지 않았다. 국민 통합의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 전쟁 같은 증오의 대결을 수습하지도 않았고, 민의보다 내 편 사람을 선택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페날티킥을 얻고도 골을 넣지 못한 무능한 야당의 모습이다. 이제 국민들이 믿을 곳이라곤 검찰 뿐이다. 검찰은 청문회가 열리기 전 수십 곳을 압수수색했고 청문회가 끝나기 직전 조국의 부인을 전격 기소했다.

청와대와 여권은 ‘검찰 적폐’ ‘내란 음모수준’ ‘미처 날뛰는 늑대’ ‘이기주의에 기반 한 칼 춤’ 이라며 검찰을 공격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치켜세우며 살아있는 권력에도 칼을 대라고 지시한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다. 그들마저 윤 총장을 적격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들이 아닌가.

결과적으로 보면 검찰의 조국 수사에 여권이 나서서 펄펄뛰는 것은 문 대통령에게 항명하는 하극상이 아닌가. 과연 누가 미처 날뛰는 늑대인간인지 분별이 안 된다. 지난 정권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만일 최순실, 정유라 사건을 지금처럼 검찰이 조기에 수습했다면 박근혜 대오령은 몰락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작은 것을 숨기려다 큰 것을 잃은 거다. 그래서 검찰이 지금 예방주사를 놓고 있는데 청와대 수석까지 나서 검찰의 조국 수사를 훼방을 놓으며 적폐로 몰고 가니 어이가 없다.

모든 것은 분명해졌다. 검찰은 대통령의 언명대로 국민의 눈높이로 돌아가 본연의 직무에 충실하겠다는데, 살아있는 권력은 아직도 주구(走狗)를 원한다. 이걸 무시하고 검찰에 눈을 부라리고 엄포를 놓은 것은 대통령의 언어를 허언(虛言)으로 만들어 대통령을 욕보이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하극상이다.

느닷없이 정부와 청와대로부터 적폐청산 대상이 되어버린 조국 수사 검사들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독수리눈이 되어 있다. 혼돈의 시대에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실체를 규명하려는 검찰은 국민의 유일한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오래 전 전설로 기억되는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가 생각난다. 그런 검사가 지금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필자는 아니지만 믿었던 모든 가치를 송두리째 전복시킨 조국 스캔들로 많은 국민들은 절망하며 분노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방치한 박 대통령을 촛불로 몰아내고 ‘정의의 아이콘’ 문재인을 선택했는데, 권력의 형태는 전 정부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더 하면 더 했다. 오직 조국을 지켜야 우리가 산다는 진영논리로 검찰을 적폐 세력으로 내몰아 압박을 가하는 것은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문 대통령은 정말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반대 많은 장관이 더 잘 하더라’ 며 밀어 붙였던 대통령이다. 그 결과로 지금 내각이고 나라는 엉망진창으로 멍들었다. 이번 장관 임명에 따라 청문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은 임명 자가 22명으로 늘어난 기록을 세웠다. 소득주도성장, 적폐청산을 주도한 조국 전 청와대수석이 고려대, 서울대 동문이 뽑은 ‘가장 부끄러운 동문’ 1위에 선정되었다.

그럼에도 입만 벙긋하면 ‘공정과 정의’ 고 ‘우린 다르다’는 데 도대체 무엇이 다르고, 왜 모범 정부란 것인지 보여주지는 못했다. 소통도 없었고, 설명조차도 없이 국정을 이끌어 왔다.

문 대통령이 무리해서 조국을 보호한다면 중도와 합리적 진보를 잃을 것이다. 두 번 연속 상처받은 민심을 어느 누가 달래줄 수 있겠는가. 내년 4월 총선에서의 승리를 장담 할 수 없다.

이제라도 문 대통령이 민의를 수렴,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시인하고 조국의 장관 임명을 철회하고 한 점의 의혹이 없는 철저한 수사를 지시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조국 하나를 살리려고 모든 것을 잃는 우(愚)를 범하면서 스스로 자멸하지 않기 바란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인.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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