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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이 ‘정치의 포로’가 되면 국방이 흔들린다
2019년 07월 11일 (목) 09:07:50 안호원 news@pharmstoday.com
최근 국방부가 6•25전쟁 70주년이 되는 내년에 북한과 공동 기념사업 개최를 검토하겠다고 발표를 하면서 많은 국민들을 당혹하게 만들고 있다. 현 정부의 평화 기조에 맞추느라 여전히 '북침(北侵)'을 주장하는 북한과 6•25를 함께 기념하자는 것인데,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17만 명의 국군•유엔군이 전사하고, 또 수백만의 실향민이 생긴 6.25전쟁 70주년 기념식을 전쟁을 일으킨 북한과 함께 한다는 발상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국방부의 '6•25전쟁 70주년 국방사업 기본 구상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는 6•25전쟁 70주년을 맞는 2020년을 목표로 각종 남북한 관련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북한과 적대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거센 반발과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국방부는 "참전 당사국과 관련국이 함께 참여하여 냉전 시대를 마무리하고, 참전 용사와 희생자 추모, 보훈 및 남북 화해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내적으로는 남과 북이 6•25전쟁 기념사업을 공동으로 참여•개최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 6•25전쟁 기념사업이 승전의 의미를 넘어 평화를 향한 도약임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지만, 너무 황당해서 할 말을 잃을 정도다.

더욱 속 터지는 건 이와 같은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배경으로 "새 정부 이후 한반도 종전 선언과 항구적 평화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며 "냉전 시대에서 평화 시대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는 것이다. 허황된 꿈을 꾸고 있다. 6•25에 대한 북한의 사과도 없는 상황에서 70주년 행사를 같이한다는 발상부터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은 6•25전쟁 도발을 인정한 적도, 사과한 적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관련 역사를 호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 기념행사는 말도 안 된다.

지난 3월 1900만원에 계약해 만든 이번 보고서는 "2020년은 6•25전쟁 70주년이 되는 해로 대내적으로 항구적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전승 의지를 고양한다."는 등의 취지에서 마련했다고 국방부가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군(軍)에서 조차 "6•25전쟁 때 수많은 희생자를 낸 군(軍)을 총괄하는 국방부의 '정권 코드 맞추기'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군 관계자는 "이런 행사를 하게 되면 6•25전쟁이 마치 쌍방 과실인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6•25 전몰장병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9.19 평양 공동 선언 이후 우리 군은 ‘적이 없는 군대’가 되어버렸다. 6월 17일자 국방일보의 헤드라인은 ‘남북 평화 지키는 것은 군사력이 아닌 대화’였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의 ‘군사가’ 베게티우스의 격언이 생각난다. 그는 평화 달성의 전제조건으로 현존 및 미래 위협에 대비하라는 안보정론을 강조했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화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강한 군대가 있어야 한다.

6.25전쟁은 종전(終戰)한 것이 아니라 엄연히 정전(停戰)중인데도 그렇게 서서히 잊혀가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잊혀 진 전쟁’이 된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6.15 북한소형 목선 규순 사건 대응과정을 살펴 볼 때, 현 문재인 정부의 평화 지상 안보전략 기조하에서 군의 독자적인 행동의 자유가 크게 제약을 받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흔들림 없이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해야 할 군대에 평화를 강요한다면 국방태세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런 황당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추진하려는 군 고위층이 정신은 제대로 박혀있는지 묻고 싶다. 아무리 문재인대통령이 평화무드로 끌고 가는 분위기라 해도, ‘참전 용사와 희생자 추모, 보훈 및 남북 화해를 위한 프로젝트’라니요? 어떻게 우리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북한군이 참전용사가 된다는 말인가? 그야말로 조국의 안위를 위해 분투하다 전사한 국군 장병들을, 모욕하는 군 수뇌부는 과연, 양심은 있는가 묻고싶다.

최근의 일이지만 아덴만에서 임무를 마치고 귀항한 해군 청해 부대의 ‘최영함’ 입항 환영 행사 도중 군인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 때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국방장관을 대동하고 바로 달려와야 했다. 여의치 않으면, 빈소에라도 와야 했다. 그럼에도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대통령은 비서관을 통해 조화를 보내고, 직접 조문하지 않은 것은 군통수권자로서의 사명감이 아직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또 서해 수호의 날에도 대통령이 연속 참석하지 않은 것도 국가가 무엇이고,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 문재인대통령이 세월호 빈소나 5.18 묘지에는 부지런히 참석한 건 무슨 의도일까, 표를 의식한 것은 아닐까? 위선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 민간 사고의 희생자보다 군. 경 사망자들이 홀대를 받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서글픈 마음이 든다. 이뿐만 아니라 문재인대통령은 6.25 기념식에도 매년 불참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 주관으로 치러온 것이 관례지만 대통령이라고 참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6월6일 현충일, 6.25 기념식에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보다 더 선명한 호국. 보훈 메시지가 전달되어 군인과 유가족들이 긍지를 가질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군인을 중시하는 미국 대통령과 국민들, 러시아 대통령과는 상당히 비교된다. 이런 일들이 국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일어났어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그 누군가를 배려하고 눈치를 보느라 그렇게 되었다면, 그보다 더 심각한 일은 없을 것이다.

2018국방백서는 아직 휴전 상태임에도 불구, 2010년 이후에 적시해 왔던 주적(主敵)개념을 삭제해 ‘적’이 없는 군대를 만들어 군의 대비 태세를 극도로 이완시킨바 있습니다. 억지소리 같지만, 우리에게 ‘주적’이 없다면 굳이 군대가 필요 없다. 일본처럼 자위대로 명칭을 바꾸고 군 병력을 50%감소하되 모두 직업군인으로 100%모집하고 공무원급 임금체계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간첩들을 존경한다며 북한이 남침 시 우리 군과 대적한 자를 훈장을 주고 싶다고 공공연한 자리에서 말하는 문재인대통령이 그런 코드를 갖고 있으니 국방부 장관의 수준도 그런 것 같다.

현 정부 들어 국방부 장관들의 언행을 둘러싼 구설이 유난히 잦았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국회에서 6.25가 김일성의 전쟁범죄냐? 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6.25가 북한의 남침이라고 답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9초. 또 서훈 논란이 일었던, 6•25 당시 북 검열상과 노동 상으로 김일성을 도운 김원봉에 대해서도 12초 뒤에야 “하여튼 그 북한,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적극 동조한 것으로" 라고 얼버무리는 식의 답을 했다.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북한어선 문제가 다뤄지다, 갑자기 6.25 관련 질문이 나와 정 장관이 잠시 생각하다가 답변이 늦어졌다"고 변명을 했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국방부장관에게 6.25 전쟁 책임을 묻는 질문이 잠시 생각해야할 문제일까? 같은 질문을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해봤다. 모두 주저 없이 답을 했다. 6.25 전쟁 책임마저 답을 주저하는 국방부장관.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 속은 과연 어떨까? 부글부글 끓으리라 생각된다. (6.25는)전쟁범죄이기 때문에 당연히 북한과 공동 개최를 할 수가 없다. 이것은 ‘안’으로부터 우리 국방 태세를 허무는 이적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런대도 꼰대보수들은 침묵 하라고 한다. 불의가 정의가 되고 나라가 망하는 것을 보고도 침묵 하는 것은 좌파세력들과 공범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아직도 그 누군가가 당신을 대신해 나라를 지켜 줄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는 가?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의 국가관. 이런 거 알고도 잠이 제대로 오는 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안보’가 우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나는데도 망설이고 있을 것인가?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 국가란 무엇인가, 내 조국은 어디인가, 이상적인 감상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군은 국군의 이념과 사명을 바탕으로 오로지 전투 임무 위주의 부대 운영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민의 군대가 되어야 한다. 군이 ‘정치의 포로’가 되면 국방이 흔들리고, 국가의 존폐까지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행동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똑같다. 얼마나 더 망해 봐야 위기감을 느끼겠는 가? 자칫 환상 속에서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책임을 물어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 교육부장관. 보훈처장 모두 경질해야 한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인.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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