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암협회, ‘암 생존자의 사회복귀지원을 위한 실태 조사’ 결과 발표

대한암협회(회장 노동영)가 9개 의료기관과 협력해 진행한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지원을 위한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암 생존자의 건강한 일상 복귀를 응원하는 대한암협회 ‘리셋(Re-SET: Re-Start Energetic Time!)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올해 4~5월 동안 사회 복귀를 준비하거나 치료와 업무를 병행 중인 암 생존자 8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서울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학교병원, 가톨릭혈액병원, 울산대학교병원, 제주대학교병원, 국립암센터가 설문대상 모집 등 조사에 협력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암 생존자가 사회에 복귀하며 겪는 신체적·심리적 어려움과 일터 내에서 마주하는 편견과 차별로 인한 아픔을 규명함으로써 사회적·기업적·개인적 차원에서 암 생존자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체감도 높게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설문 조사 결과 ▲암 생존자의 포괄적 건강 관리 및 조정 프로그램 ▲일터 내 올바른 암 생존자 응원, 격려 문화 ▲제도 개선을 위한 범정부적 접근과 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터에서 겪는 신체적 어려움으로 불규칙한 몸 상태(69.7%)를 1위로 꼽았으며, 몸에 무리가 안 되는 업무량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암의 재발 등 건강 악화가 염려될 때(81.5%) 사회생활을 그만두고 싶다고 답변해 암 생존자 스스로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한편 지난 2017년에 국립암센터가 일반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암 생존자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일반국민 응답자 77.5%가 암 생존자는 기초체력 저하로 업무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답변해 일반국민이 암 생존자의 신체 능력 저하에 대해 많이 염려하고 있음이 드러난 바 있다.

이러한 설문 결과는 암 생존자 스스로 자신의 건강에 대해 과대 또는 과소평가하는 부분이 있고 이 때문에 사회에 부적응하거나 우울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암 치료 의료 기관이 암 생존자의 신체적·정신적인 상태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설명하고 암 생존자 스스로 변화된 신체 상황을 올바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다음에 암 생존자의 합의된 욕구에 맞춰 지역사회 활동 또는 구직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제도와 연계돼야 한다.

또한 암 생존자 4명 중 1명(26.4%)은 암 투병 경험 사실을 일터에 알리지 않을 예정이거나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비공개 결정 이유로는 ‘편견을 우려’(63.7%)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암 생존자의 69.5%은 일터 내 암 생존자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차별 내용으로는 ‘중요 업무 참여, 능력 발휘 기회 상실’(60.9%)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암 생존자들은 일터 내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는 데 정책적 제도적인 개선보다 ‘동료의 응원과 배려’(62.8%)가 가장 크게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연령대에 따라 20-40대의 경우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해”라고 동료가 암 생존자를 지원해주겠다는 의지를 표현해주는 말을 선호했다.

50-60대로 나이가 들수록 “암을 극복해낼 수 있어 또는 암 극복을 축하해”와 같이 암 극복 자체에 대한 격려와 축하의 말에 힘을 얻는다고 답해 암 생존자의 연령대에 따라 필요로 하는 격려와 위로의 말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암 생존자의 심정을 상하게 하는 불편한 말로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암이 별거 아니죠”가 1위(59.6%)를 차지했다.

20-30대의 젊은 암 생존자일수록 “암도 걸렸는데 술, 담배 끊어야지”라며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에 대해 간섭 받는 것을 불편하게 받아들였다. 40대는 “다 괜찮아질 거에요”라며 무조건적 긍정의 말이 도리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대한암협회 집행이사이자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내 옆에 동료가 암 생존자인데 어떻게 대해줘야 할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암 생존자들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소통을 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수 있어 암 생존자에 대한 입장을 이해하고 서로가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지·자체 또는 기업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 옆 동료가 암 생존자라면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야’ 등 직장 내에서 여전히 필요한 존재이자 의미 있는 역할을 해주고 있음을 진심을 담아 격려해주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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