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정종원 교수 "명확한 진료지침 없어"…항혈소판 효과 입증 연구결과 발표

경동맥 스텐트 환자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클로피도그렐에 저항이 있는 환자의 경우 약물 선택이 중요하지만, 현재까지 이에 대한 명확한 진료지침이 없는 상태이다.

유크리드(성분명 티클로피딘+은행엽엑스) 사용했을 때 클로피도그렐 저항성 환자에서 항혈소판 작용이 유의하게 개선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치료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종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메디팜스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경동맥 협착 환자의 스텐트 삽입술 후 클로피도그렐 저항성 환자에서 다른 계열의 항혈소판제로 바꾸는 것이 좋은 예후를 가져오는 기전적 근거가 분명히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연구가 축적되지 않아 가이드라인에서는 명확한 지침이 없다"고 밝혔다.

CAS(경동맥 스텐트) 환자에서 유크리드의 항혈소판 작용 개선을 입증한 연구결과(CRECAS 연구)가 최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Neurology’에 게재됐다. 정 교수는 이 논문의 제1저자이다.

CRECAS 연구는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 전 클로피도그렐 저항성이 확인된 환자에서 티클로피딘+은행엽엑스 복합제와 클로피도그렐의 비교를 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결과 기준점과 종료시점에서 항응집률인 PRU(혈소판 활성도 저해율) 값의 변화는 유크리드 치료군에서 21%, 클로피도그렐 유지군에서 0%였다.

정 교수는 "이 수치는 클로피도그렐 저항성 환자에 있어서 유크리드 투여 후 항응집률이 유의하게 개선된 것을 의미한다"며 "다만 이 연구의 surrogate biomarker였던 경동맥 스텐트 시술 후 경동맥 협착에 따른 급성 허혈성 병변 발생은 두 환자군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총 4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중간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조기 종료됐다. 1차 종료점에 대한 결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은 것은 연구 진행에 있어 환자 수 등 여러가지 제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경동맥 스텐트 시술 환자 대상으로 약물 저항성 환자를 스크리닝했는데 이 과정에서 환자를 모집하는 기간이 예상했던 것 보다 길어졌다"며 "또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받는 환자는 시술 진행 후 MRI상에서 경동맥 협착에 따른 급성 허혈성 병변이 발생할 수 있어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과 스타틴 약물을 투약해 발병 가능성을 낮춰야 하므로 병용약제로 함께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항혈소판제 단독으로 비교임상을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환자의 혈액응집 효과가 확인된 만큼, 경동맥 협착증 환자를 더 많이 등록해 비교 연구를 진행한다면 의미있는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정 교수는 "유크리드에 대한 연구는 임상시험보다는 장기간 추적관찰을 통해 스텐트 삽입 환자에서 임상적 효과를 입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국내 클로피도그렐 저항성 환자는 뇌경색이 있는 환자들에서 15~20% 정도로 알려졌으나, 지금까지는 클로피도그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명확한 진료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하다 뇌경색이 발생하면 아스피린을 처방하면 되는데 이미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대부분 약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3제까지 가는 경우도 있지만 3제는 출혈 위험 때문에 권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클로피도그렐 저항성 환자에서 유크리드 투여 후 항혈소판 작용이 유의하게 개선됐다는 점에서 유크리드로의 전환 처방을 고려할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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