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장관 "미약하지만 올바른 방향…구체적이고 과감한 제안 달라"

한국형 인공지능 신약개발 모델인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이하 AI센터)'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기존 신약개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정부와 산업계, 연구기관 등이 협업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이 우선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정부는 제약산업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과감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일 오후 협회 1층에서 AI센터 개소식을 갖고 인공지능 신약개발 활용 사례와 센터 사업계획 등을 소개했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신약개발은 10년 이상 1~2조원을 투자해야만 하는 고위험 분야"라며 "해외에서는 신약개발 기간 단축과 성공률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정부도 인공지능 신약개발 R&D 취지에 맞게 조만간 AI센터를 통해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우 AI센터장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면서 "잘 가공된 빅데이터가 인공지능을 통해 결과물에 접근할 수 있을 때 모든 자원이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센터의 역할은 정부의 예산을 지원받아서 기존 정부 출연기관이나 대학의 원천기술을 활용하고 플랫폼의 밸리데이션을 중립적 환경에서 제공하는 것"이라며 "자체 데이터를 제공한 제약·바이오업계가 다시 그 결과물을 활용할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선도제약사 중심의 다양한 분야 협력시스템 구축

권진선 일동제약 중앙연구소 박사(센터 설립 추진단 TFT)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한 신약개발 활용 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미국와 유럽은 글로벌 선도제약사를 중심으로 AI기업, IT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관들이 복합적으로 탄탄하게 협력구조를 이루고 있다"며 "이를 통해 유기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의 강점이 약물 타겟 발굴, 선도물질 발굴 및 최적화, 전임상, 임상 등 모든 단계에서 가속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동제약은 AI기업인 심플렉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3월부터 약물 최적화 연구단계의 가속화를 목표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2~3년이 걸렸던 약물후보물질 발굴이 1년 이하로 단축되고, 약물 합성 개수도 300개에서 100개 정도만 만들어도 원하는 수준의 물질을 도출할 수 있으며, 연구원은 5명에서 2명만으로도 가능해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약효성공률도 5%에서 30%까지 증가한다.

권 박사는 "인공지능 활용은 시작단계를 넘어 검증단계에 도달했다"며 "글로벌 협력구조 시스템을 중심으로 제약사와 AI기업, IT기술업체, 기관, 투자사 등이 협력관계를 갖춘다면 글로벌 제약사 못지 않게 신약개발을 위한 탄탄한 구조를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박능후 장관 "좀 더 과감하고 구체적이어야"

정부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 마련을 당부했다.

박능후 장관은 "사례발표와 추진계획 발표를 통해 이제 시작단계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신약개발을 위한 데이터 수집과 보관, 제공 등에서 누가 어떻게 어떤 역할을 할지 정해진 게 없어 할 일이 많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출발은 미약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조금 더 과감하고 구체적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제약기업, AI기업들도 좀 더 과감한 제안을 해달라"면서 "그것이 정부 측에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여 구체화할 수 있고, 실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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