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면의 날' 기념…"수면장애, 조기 진단 및 치료 중요"

왼쪽부터 김지언 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 정기영 서울의대 교수, 김혜윤 가톨릭관동의대 교수, 김정훈 서울의대 교수.

노년 층에서 수면이 부족할수록 치매발생률이 증가하며, 치매와 수면장애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기 때문에 건강한 수면을 위한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수면학회와 대한수면연구학회는 '2019 세계수면의 날'을 기념해 15일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건강한 수면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수면은 꿈을 꾸지 않는 '비렘수면'과 꿈을 꾸는 '렘수면'으로 나뉘는데 비렘수면은 회복, 대사조절, 뇌 가소성, 기억 강화, 청소 기능을 담당하고, 렘수면은 감정·정서나 기억 재생, 창의성 등에 중요 역할을 한다.

이날 김지언 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대구가톨릭의대 신경과 교수)은 "잠을 잘 자는 것만으로 신체와 뇌 인지 기능이 강화된다"며 "또 비만, 고혈압, 우울증 감소와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연구에서는 규칙적인 수면이 피부노화를 늦추고, 깨어있는 동안 뇌에 쌓이는 뇌 손상 독소들이 수면 중 배출되기 때문에 건강한 수면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도 있다.

정기영 서울의대 신경과 교수도 "최근 만성 수면부족과 수면장애가 치매 발병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며 "깊은 수면 중에 아밀로이드 같은 뇌의 대사 산물의 청소가 일어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고 말했다.

노인의 수면장애는 생리적 변화에 의해 흔한 편이다. 나이가 들수록 수면시간이 줄어들고, 질적인 측면에서는 서퍼수면 감소와 수면시간이 분절되며, 수면시간이 불규칙해져 일찍 자고 일찍 깨는 패턴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1000여명을 추적 검사했더니 잠을 못잘수록 치매발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년 층에서 수면장애가 있으면 일주기리듬장애 → 아밀로이드 침착 → 염증 진행 →알츠하이머 병리 유발 등으로 악순환의 고리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인에서 수면 문제적 육체적·정신적 건강 이상의 신호"라며 "만성화되면 점점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수면장애가 2주 이상 지속될 때는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수면시간 부족·소아 코골이 조기치료 중요

김혜윤 가톨릭관동의대 신경과 교수는 국내 청소년에서의 수면부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영유아가 뉴질랜드 영유아에 비해 2시간 이상 늦게 자고 4시간 정도 덜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고등학생의 평균수면시간은 5.7시간으로 6시간이 채 안된다"고 말했다.

수면시간이 늘어나면 스트레스 인지율이 줄고 자살생각도 줄어드는데, 이는 송과체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때문이다.

김 교수는 "멜라토닌은 깊은 잠을 유도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를 해소하며 면역력을 강화하기도 한다"며 "늦게 자면 멜라토닌 분비 시간이 늦어지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려면 12시 이전에 취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서울의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소아 코골이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소아 수면장애는 야뇨증 유발, 성장 호르몬 분비 저하, 주의력 저하와 산만, 아데노이드 얼굴형 등으로 얼굴과 치아구조 변형 등을 유발한다"며 "성인 되면 더 심한 무호흡 증상을 겪게 된다"고 밝혔다.

소아 수면장애의 경우 스스로 인지를 못하고 심각성을 모르기 때문에 보호자의 주의가 특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소아의 성장은 3~4세 시작돼서 12세 때 90% 완성되기 때문에 코골이 수술은 만 3~5세 사이가 얼굴 변형없이 자랄 수 있는 적기"라며 "조기에 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수면학회와 수면연구학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서울역 부근에서 '수면의 날 걷기' 행사를 진행하고 시민들에게 건강한 수면을 위한 정보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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