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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시녀된 '사법부' 자존심도 없나?
2019년 03월 14일 (목) 09:52:44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숨이 꽉 막힌다. 마스크 없이는 도저히 밖을 나갈 수 없을 정도로 호흡하기가 어렵다. 이 시대는 죽음으로 향하는 발암물질인 미세먼지, 문세먼지, 말세먼지가 판을 치고 있는데도 해법과 대책이 전혀 없다.

그런 것이 어디 환경뿐이겠는가. 정치. 경제, 법까지도 숨이 막히기는 매한가지다. 심하게 말해 문재인은 악령에 빙의된 사람 같다. 히죽거리며 하는 짓거리를 보면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성공 신화가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잠 못 이루고 있는데, 여권과 경제계, 법조계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눈치만 보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지금 집권당이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다. 천문학적 세금을 쏟아 붓고도 저소득층의 삶은 오히려 팍팍해지고 실업률은 역대 최악의 수치를 경신해 국민들은 절망의 구렁텅으로 빠지고, 경제의 성장 엔진은 식어가고 있지만 미래 동력이 될 신산업은 온갖 규제와 기득권 이기주의에 막혀 뿌리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북한의 비핵화 협상은 한 발짝도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실세들은 장미 빛 환상을 부추기며 북한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어이없는 일이 대한민국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의 독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여권과 일부 시민단체들이 검찰의 사법부 흔들기가 금도를 넘어서고 있다.

집권당인 민주당은 항소심 재판부가 배당되자마자 주심판사의 이력을 문제 삼고, 김 지사의 유죄를 입증할 직접 증거가 부족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으며 도정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김 지사를 보석으로 풀어줘야 한다고 압박하며 억지를 부리고 있어 향후 전망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그런 논조라면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도주의 우려가 없음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구속을 시킨 것은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자유 국가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지금 문 정권에서는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중앙 지검이 자칭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연루된 전. 현직 판사 10명을 기소했다. 이중에 친문 핵심 김경수 경남지사를 법정 구속했던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주요 기소 대상에 포함시키며 재판 업무까지 배제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성 판사는 지난 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면서 여당과 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던 법조인이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뜻에 거슬린다고 이번에는 기소를 강하게 요구했다.

더 심각한 것은 검찰이 김 지사의 항소심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에 대해서도 참고자료 명단에 넣어 법원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차관급인 차 부장판사가 한 일은 진보성향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의 사촌동생(차안성 부장판사)이 상고법원 반대 입장을 밝히자 임종헌 전 차장의 부탁을 받고 자제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는 게 전부다.

법 위반이나 비위가 아니고 기소, 징계대상도 아님에도, 자료를 통보한 것은 망신을 주며 겁주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여권에선 성. 차 부장판사를 싸잡아 ‘양승태 키즈’라며 공격하고 있다.

누가 봐도 성 부장판사 기소는 김 지사 판결에 대해 명백한 보복이자 사법부에 대한 겁박으로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김 지사 항소심의 주심판사가 진보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출신 김민기 판사로 교체된 것 또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말로는 법원 정기 인사에 따른 것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우려가 된다.

설령 김 지사가 무죄가 되더라도 누가 공정한 재판이라고 믿겠는가, 어쩌다 사법 행정이 정치권 하급기관처럼 되었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재판부가 궁예의 관심법 같은 심증판결을 내렸다고, 1심판결에 불복하며 문재인의 최측근인 김경수 구하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노골적으로 재판 불복을 공언하고, 법원을 공격하고, 판사를 인신공격하는 법치 파괴 행태에 앞장서고 있다. 집권당은커녕 공당의 자격조차 없는 시중 잡배와 같은 작태를 벌이고 있다.

자신들에게 유리하면 정의고, 불리하면 무조건 ‘적폐’로 모는 ‘내로남불’ 의 잣대를 들이대는 몰염치한 태도에 국민들은 역겨움과 함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오죽하면 ‘군사정권의 권위주의’에 빗대 ‘운동권 권위주의’라는 신종어가 생겼을까.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보석허가를 한 정준영 서울 고법 부장판사도 곤욕을 치루기는 마찬가지다.

인신공격도 도가 지나치다. 인터넷 커뮤니티엔 정 부장판사사의 얼굴 사진과 함께 ‘판레기(판사+ 쓰레기)’‘지옥에나 떨어져라’ ‘적폐 판사 정준영’‘권력의 멍멍이’ 등의 막말과 내용이 이어졌다.

특히 정 판사가 문재인 정부 때 서울고법판사를 맡게 된데 대해 ‘판레기 중 그나마 조용한 인간이라 뽑아줬더니 문 대통령과 국민 등에 제대로 칼을 꼽았다’는 웃지도 못할 비판이 올라오기도 했다.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는 트위터에 ‘탈모, 코골이로 석방되는 사람은 역사상 처음일 것’ 이라고 비아냥거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일반인들도 더 이상 재판 결과에 수긍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목숨은 하나인데 과연 어느 판사가 소신 있게 판결을 할 수 있겠는가. 요즘 판사들 사이에서조차 법정에 나가는 것이 두렵다며 몸조심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어느 법조인이 말하듯 ‘과거에는 먼지 나올 때까지 털었지만, 이젠 털면 먼지가 나오게 되어있다.’고 한다. 검사들의 권력 적응력은 늘 탄복할 만하다. 더

욱이 헌법재판소-법원(별개의 헌법기관)간 정보이동은 묵인하면서 법원행정처 – 지방법원(법원소속)간 이동은 문제 삼는 게 납득이 안 된다.

이로 인해 공교롭게도 여권 핵심인사에게 유죄 선고를 했다가 여권의 ‘공적’으로 찍힌 판사도 이번에 기소됐다. 사법부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사회적 갈등의 심판자인 법관이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른 공정한 판결을 내려 우리 사회가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드는 걸 막고 통합으로 나아가게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국가 권력의 한 축인 입법부(특히 여당)가 ‘적폐’를 들먹이며 사법부를 계속 주무르려고 하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 그러는 사이 민주주의의 토대가 무참하게 무너지는 것이다.

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재판부의 몫이다. 재판에 대해 입법부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모양새가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

또한 민주당의 이 같은 무모한 짓거리는 법과 제도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물론 법원의 판결도 비판의 대상이 될 소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판결에 대한 불만은 법의 테 두리안에서 호소하고 풀어야 한다. 삼권분립과 법치주의가 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으로 존재하겠는가.

만약 김 지사가 권력의 압박에 의한 보석으로 석방될 경우 사법부는 또 어떤 비판을 받을지 걱정이 앞선다.

민주당은 억지를 부리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조밀한 증거와 법 논리로 항소심 재판에 대비하는 것이 순리라 생각된다.

막무가내의 민주당을 보면 군중의 세를 이용한 위력과시와 선동으로 여론몰이를 한다는 게 거슬린다. 김 지사가 법정 구속된 이후 집권당과 친여 성향의 일부 시민단체들이 광화문 집회를 통해 사법부는 물론 판사 개개인들을 향해 비판을 넘어선 조롱과 멸시의 폭언을 서슴치 않고 쏟아 내면서 김 지사의 보석을 강요하고 사법부를 은근히 압박하고 있다.

국정을 책임진 집권당으로서 정권만 쟁취하려고 걱정할 뿐 나라와 국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일반 시민들이 판결에 불만을 품고 거리를 점거하고 시위를 한다면 민주당은 과연 뭐라고 둘러 될지 자못 궁금하다.

사법부의 판단과 결정을 법정이 아닌 저잣거리에서 흥정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싶은 게 집권 여당의 속내인가 묻고 싶어 하며 열 받치는 국민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나 있는지 묻고 싶다.

이번 기소의 의미는 사법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2017년 초부터 2년간에 걸친 과거형 수사가 일단락된다는 측면이 두드러진다.

그간 검찰은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전 정부 인사들에 이어 양승태 코트(대법원)수사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과거에 초점을 맞춘 특수 수사가 장기화 되면서 산적한 민생수사는 말할 것도 없이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사법 불신의 사태를 빚은 건 법원이지만 그렇다고 기소권 남용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 부여한 기소권을 검찰 호주머니 속 손수건처럼 다뤄선 안 된다. 검찰이 ‘현재 살아있는’ 범죄에 대해 얼마나 실력을 보이며, 재판부의 소신 있는 판결의 결과를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인.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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