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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정신질환자 치료에 공권력 투입돼야"
학회, 외래치료명령제 활성화·사법입원제도 도입 등 촉구
2019년 01월 10일 (목) 17:34:22 조정희 기자 news@pharmstoday.com

환자에 의해 동료를 잃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故 임세원 교수 사망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중증 정신질환자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외래치료명령제'의 활성화와 '사법입원제도' 전면 도입을 통해 보호자와 의사에게 전가된 책임을 국가가 회수해 집행하는 등 사법치료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준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10일 교대역 인근에서 '안전하고 편견없는 정신건강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며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중증 정신질환에 대한 지역사회 기반의 치료를 제공하는 외래치료 및 지역 사회관리활성화 대책과 병원기반 사례관리가 제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조기에 입원치료를 받고 지역에 거주하며 계속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신질환관리의 글로벌 스탠다드이다.

외래치료명령제는 현재 보건복지부의 시범사업으로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자해·타해 위험 환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 위험성의 정도에 대한 평가를 위해 국·공립 의료기관에서 위험성에 대해 평가를 받도록 명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1년간 4건이 시행될 정도로 어떠한 강제성도 보장할 수 없고 치료비 지원도 이루어지지 않아 제도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권 이사장은 "법적 장치가 없으면 강제입원에 대한 환자의 트라우마나 적대감이 결정을 내리는 의사와 보호자에게 향하게 돼있다"면서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모델을 구축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개정으로 강화된 보호의무자 동의도 손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권 이사장은 "환자 입원이 보호자 1인 동의에서 2인 동의로, 또 의사 1인 진단에서 2인(그 중 하나 이상은 국·공립 의사) 이상 진단으로 강화됐다"며 "상대적으로 너그러웠던 보호입원이 오히려 가장 까다로운 입원으로 역전됐다"고 언급했다.

이명수 홍보기획이사도 "지역사회에서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권한 행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외래치료명령제는 사문화된 조항"이라며 "보호의무자 동의없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고 해당 의료기관이 준사법기관에 신청해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성을 갖고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준호 법제이사 역시 "인권과 치료권을 동시에 보장하기 위해 사법행정기관이 직접 나서 비자의입원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법적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며 "치료적으로 불가피한 비자의 입원은 사법입원 형태로 국가공권력의 책임 하에 이루어지도록 정신건강복지법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들은 자해·타해 위험을 이유로 한 비자의 입원과 치료의 필요성을 이유로 한 비자의 입원이 각각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진 총무이사는 "정신질환자들이 바른 정신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인권을 지켜주는 것이지, 지역사회에 그냥 방치하는 것이 인권보호가 아니다"면서 "입원이나 치료에 공권력이 개입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지민 봉직의협회 회장도 "정신질환자는 의료서비스와 감금이라는 요소가 함께 있다"며 "지금까지는 예산이나 인적 자원 부족을 이유로 의사와 보호자에게 맡겨뒀지만 향후 선진국 예와 같이 사법입원제도 등을 통해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응급정신의료체계를 재정비해 정신응급환자 후송 지원, 정신응급치료 및 급성기 치료 기반 확충, 대통령 직속 '국민정신건강위원회' 설치 등 제도적 보장을 요구했다.

권준수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정신보건예산은 전체 보건예산 대비 1.5% 수준으로 OECD 가입국 평균 5.05%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예산 5%를 확보하기 위한 재정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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