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선거 날 '화합' 이야기…상대간 비방·불법 선거 여전

불법선거와 동문선거, 상대 후보 비난으로 얼룩졌던 38대 대한약사회 회장 선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던 약사회와 회장 후보자들의 노력은 39대에는 어떤 결과로 남게 됐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약사회 선관위의 높은 도덕성 요구와 애매해한 선거 기준은 후보들의 공정선거 유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 역시 공정선거, 정책선거를 약속했으나 본선이 시작되자 상대후보 비방과 불법 선거 운동이 판을 쳤다.

이 가운데서 약사회 선관위는 애매한 규정으로 후보들 간 제소건에 판단을 유보하거나 "좋게 좋게 하자"는 식의 결론을 내리는 등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

후보 중 약사회 선관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지 않은 후보는 약사회 회장 선거에 나선 김대업 후보와 서울시약사회 후보로 나선 박근희 후보 정도다.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2회나 받은 후보는 약사회 회장 후보 최광훈 후보와 서울시약사회 후보 양덕숙과 한동주 등이다.

치열했던 후보간 설전은 과거 이력과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 활동이 화두로 올라 부정선거, 불법선거로 상대방 비판의 대상이 됐고, 정책 선거는 사실상 선거 후반에서야 빛을 보는 정도로 그쳤다.

맹렬히 달렸던 선거 50일의 레이스에서 후보들은 초반 정책-중반 비방- 후반 제소건 방어 등의 형식을 취하며 "회원에게 올바른 선택을 위한 사실 공개"라는 나름의 방어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때문에 회원들의 회장 선거 피로도 누적은 예전 38대 때와 별다를 것이 없다는 회원들의 성토도 나왔다.

공정선거를 위해 달라진 선거규정, 회원들 피로도는 여전

일부 약사회 회원은 약사회 선관위 위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선관위 규정을 만들었는데도 후보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 선거를 하느냐"며 다그치는 일이 다반사였고 "어떤 후보는 대놓고 불법선거를 하고 있으니 선관위가 조사를 해보라는"는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일선 약국을 운영하는 한 회원은 "선관위 규정이 바뀐 줄 몰랐다"며 "규정이 바꼈는데도 후보들의 문자 폭탄은 여전하다. 달라진 것이 없다. 퇴근 후에 문자나 카톡을 보면 가관일 정도로 상대 후보 비방이 지나치다. 대체 달라진 것이 뭐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선관위의 강도 높은 도덕성 요구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약사사회 내 중론이다.

때문에 회원들의 피로도는 전대의 선거전과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높다.

규정이 애매모호해서 매번 선관위로부터 유권해석을 요청하는 후보캠프도 적잖았다.

애매한 규정과 높은 도덕성 요구, 달라지지 않은 후보들의 선거 정서는 결과적으로 회원들의 표심을 위한 상대 후보 비방과 불법 선거를 낳은 모양새가 됐다.

개표일 하루 전, 화합을 이야기 하다

한 표를 더 얻기 위한 후보들의 치열한 선거전은 개표일을 하루 앞둔 12일이 되서야 "공정선거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후보들간 화합으로 마무리를 맺게 됐다"는 선언적 의미의 마무리로 '유종의 미'에 초점이 맞춰졌다.

각 시도지부 선관위 역시 경고 누적에 따른 후보들의 피로도를 인식한 듯 후보들에게 더 이상의 경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화합"을 요구하기도 했다.

"마무리가 좋아야 깔끔하다"는 대전제에 후보들도 이를 수락하는 모습이었지만 상대 후보 비방으로 얼룩졌던 선거전의 상처를 덮기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후보들은 일제히 선거를 마무리 지으며 "열심히 뛰었다,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를 보이겠다", "선겨 결과가 어떠하더라도 승복할 것", "깨끗한 정책선거를 펼쳤다. 후회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치열했던 약사회 회장 선거전은 5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13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개표를 통해 결론이 날 예정이다.

약사회는 13일 투표 완료 시점까지 회원들의 투표가 이어질 경우 지난 선거와 비슷한 59.9%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후보들의 치열했던 선거열전에 회원들이 어떤 결과로 반응할 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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