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가이드라인 첫 선…현장 적용 가능한 이론+실무 담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이 발간됐다.

이대목동 신생아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주사제 무균조제 시스템 구축에 기본이 되는 가이드라인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국내 현실에 맞게 적용해 '한국형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으로 탄생한 것.

국내 대형병원 중 실제 무균조제를 시행 중인 현장을 방문해 우리나라에 적용 가능한 사항들을 담아 모든 의료기관 약제부가 참고할 수 있도록 다듬었다.

한국병원약사회는 5일 서울대병원 약제부 회의실에서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 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판 주사제 무균조제 지침서를 발간한 의의를 전했다.

조윤숙 한국병원약사회 표준화이사는 "주사제 감염으로 인한 의료사고의 연이은 발생으로 어느 때보다 안전한 주사제 무균조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을 발간하게 됐다"면서 "이 가이드라인은 병원약사들의 무균조제 업무 수행에 있어 기본적인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은 한국병원약사회 표준화위원회가 중심이 돼 식약처가 발행한 '주사제 안전사용 가이드라인'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안내사항을 참고했다.

여기에 일본과 미국의 무균조제 관련 가이드라인 등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국내 현실에 맞게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 제정됐다.

조윤숙 표준화이사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일본과 미국 의료기관의 무균조제 현장을 방문해 우리나라에 적용 가능한 사항들을 점검하고 실제 무균조제를 시행하고 있는 병원 약제부의 조언과 자문을 구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3페이지 분량으로 ▲주사제 무균조제 목적과 정의 ▲적용대상 주사조제약 ▲무균조제 시설 ▲무균조제 환경 및 시설 관리, 개인보호구 ▲무균조제대의 일상 관리 및 사용시 유의사항 ▲조제약사 능력 검증 ▲조제약 관리 등을 담았다.

조윤희 서울대병원 약제부 팀장은 "주사제 무균조제와 관련한 기본 이론을 비롯해 조제시설과 조제약 관리와 관련된 내용들을 꼼꼼하고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다"면서 "가이드라인에 우리 현실을 반영하려고 노력했고, 병원 규모별로 세부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었지만 병원약사회에서 전체적인 의견을 모아 집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약사는 "미국과 일본의 가이드라인과 규제사항 등을 우리 병원 사정에 맞게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정부에서 정책적 지원이 된다면 병원에서 시설을 갖추거나 인력을 충원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린 삼육대학교 약학대 교수는 "지침이 한번 만들어지면 지속적으로 현실을 반영하면서 개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급하게 만들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개정할 사안을 취합해서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양숙 질향상 이사는 가이드라인 준수 시 발생되는 비용 부담에 대해 설명하면서 적정 수가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나 이사는 "가이드라인은 강제사항이 아니라 각 병원이 현실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 보면 된다"면서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려면 병원에서는 비용이 지속적으로 부담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돼 무균주사제 조제료의 향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균주사 조제료가 항암제의 경우 1건 당 4500원 수준이나 이 한건을 위해 사용되는 비용은 더 높다"면서 "마스크, 장갑 등 보호장구 착용 등을 포함한 원가 산정을 분석해 내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윤숙 이사는 "이 가이드라인이 병원약사들의 무균조제 업무 수행에 있어 기본적인 지침서가 되길 바라며 초판을 시작으로 수정 보완을 거쳐 정기적인 개정판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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