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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요법 급여 한 달, 20년 지배한 R-CHOP 대체
일상생활 가능한 약제…혈액암종 약제 급여 허들 "아쉬워"
2018년 10월 08일 (월) 09:26:40 문윤희 기자 news@pharmstoday.com

오랜 기간 급여라는 허들에 발이 묶여 약물이 존재해도 환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약물 중 하나, 한국에자이의 심벤다(성분 벤다무스틴)가 급여 출시 한 달 만에 비호지킨림프종 치료의 판도를 뒤엎었다.

2011년 허가된 심벤다는 지난 9월 1일부터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인 소포림프종과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는데, 이 약물을 기다리던 환자들과 의료진은 급여 진입 이후 빠르게 심벤다가 포함된 BR요법으로 약물 치료를 변경했다.

홍정용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심벤다의 급여 진입 의의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

임상현장에서는 "소포림프종 치료에서 BR요법 급여 한 달 만에 20년 동안 지배됐던  R-CHOP을 완벽히 대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치료시장의 빠른 변화는 그 동안 심벤다의 급여를 기다리던 환자들과 의료진의 요구가 시너지를 낸 결과다. 이미 다양한 임상을 통해 무진행생존기간 연장, 양호한 독성 프로파일을 입증해 환자들에겐 '워너비 약물'이었던 심벤다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약물치료를 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겹치며 빠른 시장 변화를 가능케 했다.

심벤다의 급여 진입을 그 누구보다 기다렸던 홍정용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지난 2일 메디팜스투데이와 만나 심벤다의 급여 출시 의미에 대해 "소포림프종에서는 R-CHOP을 대체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3,4기 이상이라는 보험 적용 사항 내에서 BR요법을 대체로 1차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급여 적용이 된 이상 소포림프종 3,4기 환자에서 R-CHOP을 1차로 치료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나의 경우 거의 100%의 환자들이 급여 제한 안에서는 BR요법을 사용하고 있다. R-CHOP 요법으로 치료 중이던 환자는 그대로 진행 중이지만 신환에서는 BR요법을 안 쓸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물의 강점으로 "투여 스케줄도 이틀이면 되고, 탈모 등 부작용에서도 자유로워 일상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라면서 "환자 스스로가 밝히지 않으면 항암요법을 받는 줄 모를 정도"라고 소개했다.

홍정용 교수는 "R-CHOP 치료 시보다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대개 잘 영위한다"면서 "이런 이유로 보험급여 적용 전에도 일상유지가 필요한 환자에서는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임상을 통해 약물 부작용과 안전성에 대한 입증은 명확해졌지만 아시아 환자 군에 대한 임상 결과(하위 분석 등)가 없고 예후에 대한 입증이 명확하지 못한 것은 심벤다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에 대해 홍정용 교수는 "예후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지만 1차 치료에서 무진행생존기간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생존기간이 긴 환자는 후속 치료를 받기 때문에 전체 생존기간(OS)까지 따지기가 어렵다"면서 "기존 치료요법에 비해 BR요법의 무진행생존기간은 당연히 우월하고, 심지어 OS에도 혜택이 있는 최초 요법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포림프종은 아시아인에서 적은, 서구형 질환이라 아시아 대상 임상은 내가 알기로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서구형질환이 일본에서, 한국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그에 대한 연구들이 시작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심벤다, 소포림프종에서는 '강자'이지만…

심벤다는 다양한 혈액암종에 임상 경험이 풍부한 약제다. 다만 임상을 통해 소포림프종, 만성림프구성 백혈병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였으나 광범위 림프종과 같은 영역에서는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홍정용 교수는 "BR요법이 광범위 큰B세포 림프종(DLBCL, diffuse large B cell lymphoma) 같은 공격성 비호지킨림프종에서는 이전의 백본(BACK-BONE) 치료를 뒤집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소포형림프종은 BR요법이 백본(BACK-BONE) 치료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홍정용 교수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혈액암종에서 신규 항암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에 대한 문제점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드러냈다.

홍 교수는 먼저 약제사용에 있어 자유롭지 못한 규제기관 감독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는 약물 사용에 있어 심평원 판단에 의해 보험이 결정되는 상황이기에 다양한 약제를 사용해 볼 기회가 (해외 다른 국가에 비해)상대적으로 적다"면서 "해외 의료진과 학회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약제사용 경험에서는 할 말이 없어 부끄럽다"고 말했다.

홍정용 교수는 "해외 의료진의 경우 진료환자 수가 의료진 1인 당 적게는 1~2명에서 많게는 3~4명 사이로, 진료하는 환자 수는 해외 대비 훨씬 많지만(이날 홍정용 교수는 오전에만 70명의 환자를 진료했다고 밝혔다.) 심평원에서 인정한 사항대로 판에 박힌 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임상현장에서는 다른 치료옵션을 고민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못 쓰니까"라면서 "원하던 원하지 않던 (심평원이 정한) 기준 안에서만 사고하게 되고 갇혀있는 듯 치료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비급여의 전면 급여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이 정당한 치료 권리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로서는 상당한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혈액종양내과 안에서는 급여 관련 중요한 사안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절대 다수가 누리는 의료 환경의 조성도 중요하지만 촌각을 다루는 항암치료제 급여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 같다"면서 "당장 필요한 약제를 두고도 급여라는 장벽에 막혀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정부가 해결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급여기준에 따르면 심벤다는 ▲CD20 양성인 소포림프종 중 stage Ⅲ/Ⅳ인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리툭시맙과 병용요법 ▲플루다라빈이 포함된 항암요법이 부적합하며 Binet stage B 또는 C에 해당하는 만성림프구성 백혈병(CLL)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단독요법으로 급여가 인정된다.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등은 소포림프종 1차 치료에 'BR요법(Bendamistine Rituximab, 심벤다-리툭시맙 병용요법)'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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