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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사분야 합의 성과....비핵화 실천에 달렸다
2018년 09월 20일 (목) 15:42:21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지난 19일 문재인 남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평양에서 역사적인 9월 평양 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을 하면서 한. 미 군사동맹에 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반도 군사 지형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호불가침, 적대 행위 금지 등 평화 보장 내용이 이번 합의의 골자인 만큼 당장 한. 미 군사훈련의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북 두 정상이 합의한 내용은 앞으로 남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더 나아가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도 상대방의 관할 구역을 침입, 공격, 점령 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주요지다.

이를 위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공동위)를 설치키로 합의했다.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가 확정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북핵에 대응하는 성격이 있는 남한의 재래식 전력의 운용 제한을 합의했다는 것이다.

북핵 폐기는 어음인데 남한 재래식 전력 통제는 현금으로 지불했다는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는 대목이다. 특히 합의서에 명시된 내용이 한. 미 연합사령관 겸 주한 미군 사령관이 사령관을 맡고 있는 유엔군사령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비무장화가 약속된 공동경비구역(JAS)은 물론 공동이용 수역으로 설정된 한강 하구 지역과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된 군사분계선 상공은 유엔사 관할 지역이기도 하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북한은 여전히 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신중하게 대처하기는커녕 모든 전력의 무장해제를 스스로 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평양선언문에 비핵화 문제만큼이나 한반도 운명에 중요한 대목이 군사 분야에 대한 합의다.

이번에 합의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르면 남북은 군사분계선 5km 안에서 포병 사격 훈련이나 야외 기동훈련을 하지 않고, 비무장지대(MDL) 1km 내의 감시초소(GP) 11곳을 철수하며, 서해와 동해에 모든 항공기가 접근할 수 없는 비행금지 구역을 만든다는 것이다.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막기 위해 군사분계선 일대에 완충지대를 두기로 한 것이다.

이 조치들은 당장 11월 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그러나 유엔사가 적극적으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유엔사의 활동영역 축소가 북한의 종전선언 압박에 이용될 확률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우리 군사작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 며 ‘군사분계선 일대에 완충지대를 긋는다고 군사작전에 차질을 빚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당장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보다 항공력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남한의 팔을 묶는 조치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이번 합의를 통해 비핵화보다 군사적 완화를 강조하며 한. 미 군사훈련까지 이의 제기를 할 경우 자칫 한국이 북. 미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군사 합의가 북한에 한. 미훈련 중단 요구라는 명분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사 분야 관계는 서두르기보다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전쟁 없는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의 한반도는 비핵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또한 군사적 긴장완화만 강조할 경우 다수의 국민들에게 안보 불안 심리만 자극할 수 있다.

남북이 이번 합의를 통해 외적으로는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크게 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사정포 후방배치 등 실질적 군사위협을 제거하는데 까지는 이르지 못한 점이 아쉽다.

장사정포는 북한이 보유한 사정거리 40km 이상 장거리포를 말한다.

수도권을 직접 강타할 수 있는 ‘북한판 전략자산’으로 꼽히고 있는 포다. MDL 북측 지역에는 1000여 문의 각종 포가 배치되어 있고, 이 가운데 330여 문이 남한 서울 수도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안보전문가들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서해안 완충지대인 NLL도 문제다. 합의서에 따르면 서해에서 남측 덕적도 이북과 북측 초도의 이남까지 수역을 완충 수역으로 정했는데 이 수역엔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도가 모두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완충 수역을 설정할 때 NLL을 기준으로 삼지 않은 것이다. 완충 수역도 남북으로 80km라고 했지만 실제 초도(북한)에서 덕적도(남한)까지 거리는 135km다.

이 때문에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완충 수역(훈련중단구역)을 설정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앞서 국방부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간하는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란 문구를 삭제하기로 했다.

국방부가 국방백서에서 ‘적’ 표현 삭제를 하는 이유는 판문점 선언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진보성향의 김대중 정권 때인 98. 99. 2000년 판에도 ‘주적’은 국방백서에 기록되어 있었다. 또한 노무현 정권 때인 2004 국방백서에는 북한은 ‘직접적 군사 위협’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번에 국방백서에 ‘적’을 삭제하는 것을 놓고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더욱 깜짝 놀란 것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북한이 ‘주적’이란 것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피하고 어물 쩡 넘어가려고 한 것이다.

국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도 후보시절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오직 국방부만이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도, 국방부장관 후보자도 북한을 주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북한은 주적이다. 북한은 대남적화통일 전략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그 일환으로 핵무기 소유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하든 남한을 적화시킬까 하고, 고심 초사 하는 북한은 주적임에 틀림없다.

평화를 내세우면서 북한에 무서울 정도로 양보만 하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 여당, 적화통일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

20일 오후 회담을 마치고 평양에서 돌아오는 문 대통령이 오는 24일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이제 평양 남북정상회담, 유엔총회에서의 한. 미 정상회담 등으로 비핵화 시계가 다시 숨 가쁘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정상 궤도로 복귀하는 북핵 협상이 구체적인 비핵화를 통해 이 땅에 평화가 깃들기를 기대해본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패널.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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