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심슨 박사 "듀피젠트, 아토피치료 시장 '게임 체인저'"

에릭 심슨(Dr. Eric Laurence Simpson)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병원 피부과 교수.

만성면역질환으로 아직 원인이 불분명한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국내 성인의 약 4%로, 이 가운데 4명 중 1명이 중등도에서 중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생명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환자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따라서 환자들에게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라는 사실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치료를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치료 결과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노피 젠자임의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국내 출시를 맞아 최신 치료지견을 나누기 위해 최근 방한한 에릭 심슨(Dr. Eric Laurence Simpson)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병원 피부과 교수는 이 같이 조언했다. 심슨 박사는 듀피젠트 3상인 SOLO 1, 2 임상시험 총괄연구책임자(PI)이기도 하다.

심슨 박사는 아토피피부염은 유전성 질환이지만 환경적 요인으로 후천적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토피피부염은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강하지만 유전자가 한 가지가 아니라 상당히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결국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들이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촉발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중증 아토피부염 진단기준은?

전반적인 질환의 양태를 보면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한 환자들 중 일정 비율, 많게는 50% 정도가 성장하면서 증상이 사라진다.

심슨 박사는 "나머지 50% 중 나이가 들면서 병변이 줄어드는 사람과 오히려 더 심해지는 사람이 있는데, 어떤 환자가 어떤 경우가 될 것인지를 판단하는 마커는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아이가 6세 정도 됐는데 그때까지 중등도에서 중증이라면 수년 후까지 질병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중증 아토피피부염 진단기준은 뭘까. 국내 급여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기준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판단기준이 애매한 것도 사실이다.

국제적으로 전문가들이 권고하고 있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기준은 ▲체표면적에서 병변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가 ▲발적 등 증상이 얼마나 심각하게 나타나는가 ▲신체의 어느 부위에 병변이 위치하는가(중요하거나 다루기 힘든 부위거나) ▲환자들의 삶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는가 등 크게 네 가지이다.

그러나 어떤 하나의 점수나 지표만을 갖고 환자의 중증도 및 전신치료제의 필요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심슨 박사는 "다양한 요소들을 모두 복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다만 무조건 위 네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만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기본적으로 국소치료제에 실패했고,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이 있는 경우가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병변이 차지하는 체표면적은 매우 작은데 반해, 중요 부위에 위치해 삶의 질에 영향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전신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한발 앞서가는 치료 필요"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있어 중요한 점으로는 지속성을 강조했다.

심슨 박사는 "치료를 꾸준히 해야하는 중요한 이유는 질환보다 한발 앞서가는 치료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 치료들이 소위 불이 나면 불을 끄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환자들에게 불이 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개원의들이 꺼리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와의 상담에 대한 팁(Tip)도 공개했다. 많은 교육과 설명 및 상담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개원의들이 환자를 별로 반기지 않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심슨 박사는 "환자와의 초진 때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해 두면 이후에는 그리 오랜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며 "또 하나 'Patient Reported Outcomes (PROs)'를 활용하면 진료시간에 일일이 물어보거나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치료를 하더라도 별로 호전되지 않는 것에 좌절감을 느끼거나,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갖고 여러 병원들을 전전하기도 한다.

그는 "근본적으로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치료결과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며 "환자들이 한 번 거쳐가는 병원들 중 하나가 되지는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듀피젠트,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더 나은 옵션 제공

심슨 박사는 중등도-중증 성인환자를 위한 듀피젠트 출시가 아토피피부염 치료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사이클로스포린 경우 아토피피부염 적응증을 승인 받았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사용 기한이 4~6개월로 제한돼 있다"며 "이제는 장기적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약을 얻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슨 박사가 진행한 SOLO 임상시험에 처음 참여했던 35명의 환자들은 지금까지 4년 반째 듀피젠트 치료를 받고 있다.

심슨 박사는 "듀피젠트 치료결과가 고무적인 것은 단순이 병변 상태만 개선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포함한 다양한 지표에서 모두 유의미한 개선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우울증으로 진단될 정도로 심각한 환자들이 많았는데 16주간 치료를 통해 40%가 더 이상 그런 증상을 겪지 않아도 될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아토피피부염 관련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고 했을 때 효과에 대해 확신은 없었지만, 그 이전에는 비슷한 시도조차 없었기 때문에 획기적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과거 면역억제제 사용으로 미미한 효과만 보고, 부작용을 겪고 있던 환자들에게 더 나은 옵션을 제시할 수 있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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