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사협의회 "협의체서 의료일원화 논의 자칫 빌미제공 우려"

한방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 논의를 전제로 하지 않는 의한정협의체는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협의회)는 5일 성명서를 통해 "한의사의 의과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논의를 위해 지난해 구성된 의한정협의체는 최근까지 7차례 회의를 거쳤으나 별다른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협의회는 지난 달 31일 있었던 협의체 회의에서 의료일원화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협의회는 "한방과의 일원화 논의는 아직까지도 의료계 내부에서 근본적인 필요성과 구체적인 방법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상태"라며 "의료계 내부의 의견도 정리가 되지 않은 사안을 의한정협의체에서 논의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만약 의료일원화를 한방의 의과의료기기 사용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 한다면 이는 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한정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 관련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자칫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고 한방 치료를 학문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기 때문에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의료일원화 논의는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갑론을박이 치열한 사안이어서 어느 정도 결론이 도출된 이후에 정부나 한의계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협의체 비공개 회의에서 하게 되면 그 목적과 결과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기에 의협은 신중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려면 한의학이라는 학문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만한 근거가 있는지부터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현대의학은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통과해야만 환자에게 적용하도록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진다"며 "반면 한의학은 아직까지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았고, 의과의료기기와 한의학과의 학문적 관련성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방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 논의를 전제로 하지 않는 의한정협의체는 불필요하다"면서 "국가가 국민 건강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한의학의 과학적 검증 작업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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