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영 교수 "의약품 관리 보다 투명·정확…수요 확대 중 기회 요인"

ICT 기반 기술이 의약품 물류관리에서 의약품 위변조와 변질된 의약품 유통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문상영 한경대학교 교수는 2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KPBMA Brief 정책보고서에서 의약품 물류산업을 부가가치가 높은 유망산업으로 진단하고, 의약품 물류산업의 고도화가 국내 의약품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문 교수는 "의약품 전문 물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약품 전문물류기업들은 글로벌 제약기업의 까다로운 요청사항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의약품 물류시장은 센서 기반 모니터링, 블록체인, IoT 등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ICT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 물류기업이나 의약품 기업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 교수는 "많은 국가들에서 의약품의 위변조와 가짜 의약품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의약품의 생산에서부터 소비에 이르는 전 단계의 거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온도관리가 필수적인 생물약제의 개발이 증가하면서 ICT 기반의 모니터링 기술과 PCM(Phase Change Material) 기술이 의약품을 보다 투명하고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변질된 의약품의 투여를 미연에 방지해 인명 사고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변질에 따른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해 향후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물약제 적정온도 유지 중요…새 물류기술 활용 시작

그는 지난 5월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발생한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환자들의 '집단 패혈증' 사건을 예로 들었다.

문 교수는 "보건당국은 관리상 프로포폴의 변질로 인해 발생했을 개연성을 높게 봤다"며 "의약품의 특성상 변질을 쉽게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효과 및 효능 유지에 필요한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생물약제의 운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정온도이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액체 기반의 얼음팩은 과다 사용시 온도가 너무 낮게 유지돼 생물약제의 효능을 잃어버리는 문제점이 있다.

얼음팩의 대안으로 도입된 것이 PCM 기술이다. 제품을 고온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과 얼지 않도록 보호하는 두 가지 기능을 통해 제품의 효능 보존을 위한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 의약품 공급업체 가디날 헬스는 이 기술도입 후인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운송 중 제품 손상을 90% 가까이 절감했고, 이로 인해 매년 36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교수는 "미국은 새로운 DSCSA(Drug Supply Chain Security Act) 발효를 통해 일련번호가 부여된 의약품에 대한 정보의 공유와 관리를 위해 새로운 물류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이 솔루션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의 규정 준수 요구사항을 충족하도록 수정이 가능해 조만간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의약품 물류관리 시스템의 고도화는 국내는 물론, 개도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 교수는 "인도, 중국 등에서 온도 조절이 필요한 헬스케어 제품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제약 및 콜드체인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약품 개발 및 생산 수준이 고도화될수록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의 발전도 동반돼야 한다"며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의약품 물류관리 시스템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한 상황인데 새로운 블루오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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