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부위에 약물 전달하는 시스템 개발 가능성 높아져”

김도경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개선된 광음향 생체영상화 소재를 개발, 유전적 질병 진단과 치료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병원측이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porous silicon nanoparticle) 내부에 광음향 영상 조영제를 넣으면 기존 방식보다 더 크고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있다.

김도경 교수팀의 이 같은 연구 성과는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를 이용한 향상된 성능의 광음향 생체영상화소재 개발(Enhanced Performance of a Molecular Photoacoustic Imaging Agent by Encapsulation in Mesoporous Silicon Nanoparticles)’이라는 제목으로 소재 분야 세계 최고 권위 저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지난해 김 교수는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를 이용한 광발성(photoluminescence) 생체영상화 소재를 개발했다. 이를 투여하고 이광자 현미경 기술을 이용하면 살아있는 동물에서 생체영상화를 할 수 있음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 논문 역시 에 실렸다.

김도경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의 장점에 주목하는 한편 인도시아닌그린(ICG)을 활용했다. ICG는 대표적인 조영제 중 하나다.

현재 사용되는 ICG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지만 혈관 내부에 축적돼 혈관을 막거나, 독성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원하는 부위에 도달하기 전 분해되는 경우가 있어 적정치보다 많은 양을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에 ICG를 적재해 투여한 후 뇌 영상을 촬영한 모습(제일 아래). 기존 방식에 비해 더 크고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있다.

김도경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방식을 사용하면 조영제가 혈관에 쌓이거나 체내에서 분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안전하고, 소량으로도 생체를 영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 “영상 효율도 17배가량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라며 “이번 연구는 나노 소재를 이용해 뇌에서 광음향 생체영상화를 수행하고, 그 효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김도경 교수는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가 인류의 오랜 도전 과제인 알츠하이머를 정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세계 유명 제약회사들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는데 선택적 약물 전달 시스템의 부재로 실패했다”라며 “나노입자를 활용한다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약물을 뇌로 정확히 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알츠하이머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오랜 꿈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공동 연구는 팀워크가 좋아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었다”면서 “현재 유전자 가위를 나노입자에 적재해 유전적 질병을 치료하는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는데 좋은 성과를 거둬 난치병 치료에도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