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 문제, 근육 있는 곳이면 어디든 발생
근긴장이상증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점차 환자는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2010년 2만8138명이던 환자 수가 2017년에는 3만5238명으로 약 25% 늘었고 증가 추세에 있다.
근긴장이상증이 나타나는 것은 근육의 수축•긴장을 조절하는 뇌신경계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근긴장이상증은 팔, 다리, 얼굴, 목 같은 신체에서 근육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발생할 수 있다. 팽팽함, 경련, 비틀림 같은 비정상적인 자세가 신체의 특정 부위에만 나타나기도 하고 전신에 발생하기도 한다.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운동과 연관된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기저핵이나 시상부의 손상으로 이차적으로도 발생한다. 이렇게 근육에 힘이 들어간 상태가 지속되면 근육이 떨려서 경련이 오고, 뭉친 근육 때문에 통증도 발생한다.목 근육 문제 생기는 ‘사경’ 가장 많아
근긴장증이상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목 근육 부위이다. 이처럼 목 부위에 나타나는 근긴장이상증을 ‘사경’이라고 한다. 머리의 비틀림, 경련, 머리 떨림, 목 통증 등이 주요 증상이다.
유년기나 젊어서 발병하는 근긴장이상증은 증상이 점차 심해지고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성인기에 발병하는 근육긴장 이상은 주로 신체 일부에 나타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뇌병원 허륭신경외과 교수는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고 있거나 몸의 뒤틀림 때문에 사회생활을 거부하고 은둔하고 있는 환자들까지 감안하면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근긴장이상증이 있으면 사회생활에 곤란함을 겪고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으며 나아가 자살충동까지 느낄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증상 심하면 뇌세포 자극 ‘뇌심부자극술’ 도움
근긴장이상증은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리는 질환이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뇌졸중이나 다른 질환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근긴장이상증은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근육신경을 차단하는 일명 보톡스 주사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말초신경절제술을 개선한 뇌심부자극술(DBS, deep brain stimulation)이 도입됐다.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에 삽입해 특정세포에 전기자극을 주는 방법이다.
허륭 교수는 “근긴장이상증은 뇌졸중 및 뇌성마미 등 자칫 다른 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뇌심부자극술은 신경을 잘라 내거나 뇌세포를 파괴하지 않는 보존적인 치료법이며 뇌에 이식한 의료기기에 문제가 생기면 기기를 다시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도움말: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뇌병원 허륭 신경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