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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낙관은 금물
2018년 04월 26일 (목) 09:32:32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남북정상회담이 드디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정상회담은 ‘남과 북’ 모두에 ‘내 삶을 바꿀’ 관계를 만드는 첫 단추가 아닐 수 없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온 국민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 간간이 들려오는 소리는 대부분 핵 폐기와 함께 평화체제가 정착될 것 같은 긍정적인 것이다.

문 정부마저 축제분위기로 한껏 들떠있는 모습이다. 잔칫상에 잿밥 뿌리는 건 아니지만, 잠시 한 템포 쉬며 생각해 보아야 한다.

2000년 세계사에 3대 세습에 독재국가로서 국제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북한이 하루아침에 개과천선하여 순한 양(洋)이 될 수 있겠는가. 과거의 전례로 볼 때 뒤에 가려진 부정적인 것은 없는지, 흥분에 앞서 이에 대한 소홀함은 없는지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건 아닌지, 문 정부의 현 행태를 보면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현재 김 국무위원장이 우리가 듣기에 미군 주둔 인정 등 파격적인 말을 하지만, 그것은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마음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의 행적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북한에 대해 저자세로 보여 지는 게 매우 못마땅하다. 문 정부는 우리 앞에 불확실성이 많은 미래전략문제가 있다는 것을 감지해야 한다.

북한의 김 국무위원장이 지난 주말 개최한 당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핵에서 경제로 노선 변경을 선언한 바 있다.

‘핵. 경제병진 노선’채택 5년 만에 ‘경제건설 총력노선’으로 정책 기조를 바꿨다.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 무력 완성으로 경제에 올인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됨에 따라 추가 핵 실험과 ICBM 실험중단 및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도 선언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김정은의 선제적 조치에 대한 해석을 잘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비핵화를 위한 중대한 진전이라고 흥분하는 정치인들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사실상의 핵보유국 선언이라는 정반대 시각에서 우려를 나타내는 국민들도 상당수로 많다.

정상회담에 앞서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미 북한에서 밝혔다는 점에서 당 중앙위 전체 회의 결정을 통해 이를 공식화 했을 뿐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핵. 미사일 실험 중단과 핵 실험장 폐기를 약속하고 나왔다.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위기로 몰고 가던 북한이 스스로 멈춰선 건 커다란 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기뻐할 일은 아니다. 이런 말로 핵 포기 의지가 입증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만들어진 핵무기(과거의 생산 된 핵)를 어떻게 처리 하겠다는 언급이 전혀 없으니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조선 반도 비핵화라는 선대의 유훈’이란 말도 신뢰할 수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5년 방북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똑같은 말을 했다. 이번에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도 그동안 6번의 핵실험으로 사실상 수명이 다한 점을 감안하면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더구나 북한은 핵위협이 없는 한 핵무기를 사용치 않겠다느니, 핵 이전을 하지 않겠느니 하며 책임 있는 핵보유국 행세까지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김 위원장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비핵화 협상을 핵 군축협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미로 볼 수밖에 없다.

다만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문 대통령이나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김 위원장의 의지를 묻고 나름대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화끈하게 핵 포기 의지를 밝힌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과거의 경험에 비춰 볼 때 낙관은 금물이다.

북한은 과거. 현재. 미래 핵의 완전한 폐기를 수용할지 여부를 끝까지 모호성의 영역에 가두려고 할 것이다. 원칙에만 합의하고 디테일을 문제 삼아 판을 깨는 협상 패턴을 반복하며 시간 끌기에 전념할지도 모른다.

남북관계의 갈등과 대립에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정상회담이자 한반도 새 경제 질서를 여는 그런 정상회담이 되어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은 크게 한반도 비핵화, 평화구축, 남북관계 개선방안 등을 다룰 것으로 예측된다.

하루 앞으로 다가선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눈치만 보면 비위를 맞추려 하지 말고, 이 같은 논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반드시 물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수차에 걸쳐 밝혔다는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첫 번째 목표가 되어야 한다. 만나는 것에 의미를 두어서는 안 된다.

그게 분명하게 확인되어야 남북정상회담이 북. 미 정상 회담으로 가는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고 나아가 북. 미 정상회담의 성공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완전 핵 폐기가 아닌 일부 핵 무력을 유지하는 선에서 경제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 그건 오산이고 착각이다.

이에 이전 행정부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결심은 확고하다. “한반도 전체가 안전과 번영, 평화 속에, 함께 사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이것은 오랜 기간 수많은 일을 겪어 온 한국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운명이다.”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에 한 말이다.

지금의 대화 국면이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에게 갖는 역사적 의미를 미 대통령도 익히 알고 있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항상 좋은 패를 다 쥐고 있을 수는 없다. 버리는 게 있어야 얻는 것도 있는 것이다.

이미 남과 북은 2차에 걸쳐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1차는 화해, 2차는 협력을 모색했다.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장밋빛 청사진을 펼친 듯 했지만 남북 간 반목과 정체, 후퇴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물거품이 되었다.

그럼에도 북한과의 협상은 지속되어야 한다. 다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철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누가 뭐라 해도 4.27 정상회담은 비핵화를 다루는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이다. 분단 73년 만에 남북의 최고 지도자가 남한 땅에서 한반도 문제의 근원을 놓고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역사적 회담이다.

지구촌의 마지막 남은 휴전 상태의 대치구조를 해체해 한반도를 평화와 번영의 땅으로 바꾸는 전기를 마련하느냐, 못 하느냐가 이번 회담 결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비핵화로 가는 길을 연다면 문재인. 김정은 두 지도자는 한반도의 운명을 바꿔놓은 역사의 인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시각에서는 문 정부의 행실이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국가의 앞날이 걱정된다는 게 솔직한 표현인 것 같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패널.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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