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훈 교수 "AG요법으로 생존기간 늘어" 환자 인식 제고 강조

"췌장암은 치료가 힘든 질환이지만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

유창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는 메디팜스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췌장암 환자들의 질환에 대한 인식 제고를 강조했다.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은 2015년 기준 연간 6342명이 발생해 국내 암 발생순위 8위다.

위암, 대장암, 신장암 등의 5년 생존률이 70~80%대인데 비해 췌장암의 5년 생존률은 10.8%에 불과할 정도로 치료성적이 낮고, 특히 전이성 췌장암의 경우 5년 생존률은 2.0% 수준이다.

5년 생존률이 낮다고 알려진 폐암(26.7%), 간암(33.6%) 등에 비해서도 훨씬 낮은 편으로, 국내 10대 암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 교수는 "낮은 치료성적의 이유는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진단이 어렵고, 대부분 3~4기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며 "1~2기에는 국소 절제가 가능한데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은 경우"라고 말했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70~80%가 수술을 받을 수 있지만 췌장암 환자가 절제술을 받는 경우는 20%에 불과해 대부분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하고 있다.

유 교수는 "여러 종류의 항암제를 활용하는 다른 암과 달리 췌장암에서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드물어 소수의 약제가 사용되고 있다"며 "1997년 이후 '젬시타빈'이 표준치료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약 20여년 동안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췌장암 치료에 세엘진의 '아브락산'이 등장하면서 생존기간이 늘어났다.

아브락산은 2016년 2월부터 보험급여를 받아 젬시타빈과 병용해 전이성 췌장암 치료에 1차 요법제로 사용되고 있다.

아브락산의 3상 임상시험인 MPACT에 따르면 아브락산과 젬시타빈 병용요법(AG요법)은 기존 표준치료법인 젬시타빈 대비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을 6.6개월에서 8.7개월로 2.1개월 연장시켰다.

또 사망 위험률을 28% 감소시켰으며, 전체 반응률도 23%로 젬시타빈 7% 대비 약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1차 요법으로서 AG요법과 '폴피리녹스'로 치료받은 308명의 환자의 성적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전체 생존기간이 폴피리녹스 9.6개월 대비 AG요법 11.4개월로 1.8개월 연장됐다.

폴피리녹스는 2011년에 개발된 약물로 젬시타빈에 비해 효과는 좋으나 호중구감소 등 심각한 독성 문제가 드러나면서 AG요법이 표준요법으로 자리잡게 된 배경이 됐다.

유 교수는 "이번 후향적 분석에서 한국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서 AG와 폴피리녹스 요법 모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며 "후향적 분석은 전향적 분석보다 근거는 떨어지지만 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연구됐었던 것이 한국 의료현장에서 치료 성적을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췌장암 환자의 경우 낮은 생존률 때문에 일찍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이성 췌장암 AG는 두 자릿수 생존기간이 나왔기 때문에 1차 요법으로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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