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항암제로 타겟 변화 가능할까

최대 7억불 규모의 기술수출로 국내제약기업들에게 R&D 투자의 가능성을 제시했던 한미약품이 최근 일라이 릴리로부터 임상 중단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임상 중단으로 한미약품은 또 다시 글로벌제약기업과 거대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도 성과는 거두지 못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다만 해당 약물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어 루프스 또는 쇼그렌 증후군 치료제로 적응증을 개발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상태다. 

메디팜스투데이가 19일 증권가 리포트를 살펴본 결과  HM 71224(BTK억제제) 임상 중단이 한미약품에 타격이 되나, 적응증을 돌려 개발할 가능성은 있다는 중평이 나왔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효능 문제로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단 계약서상 변경이나, 반환할 계약금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루프스나 쇼그렌 증후군 등과 같은 다른 적응증 개발을 논의하고 있으나, 적응증 변경이 결정 되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 가능성이 있다"면서 "면역질환 내에서 적응증 변경보다 임브루비카(BTK억제제)와 같이 항암제로 타겟한다면 기대감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한미약품 기술수출 내역
신재훈 이베스트 애널리스트는 "HM71224/LY3337641은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개발은 어려워졌지만 동일 기전의 First in Class 제품인 애브비의 임브루비카의 적응증인 림프종 및 림프구성 백혈병 등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KB증권 서근희 애널리스트 역시 "HM71224에 대한 임상 중단은 계약이 반환된 것이 아니라 임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계약 반환된 경우와 엄연히 다르지만 부정적 기저효과 때문에 당분간 업종 센티먼트도 부정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의 BTK 저해제 개발 동향을 확인해보면 HM71224에 대해 다른 적응증으로 임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의견을 냈다.

대신증권 홍가혜 애널리스트 역시 긍정적인 측면을 봤다. 그는 "BTK 저해제는 항암제 또는 자가면역 질환에서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가능하다"면서 HM71224는 자가면역 질환 중 루푸스에 대한 데이터 보유하고 있어 향후 개발 가능성 높다"고 전했다.

이어 "HM71224는 총 150명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4건(한미약품 1건, Lilly사 3건)의 임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 결과 보유했다"면서 "류마티스 관절염 임상 중단은 아쉬우나 BTK저해제 작용기전상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릴리에 기술 수출된 HM 71224(BTK억제제, 경구용 류마티스 관절염)는 2015년 한미약품에게 '신화'에 가까운 주가상승을 안겨준 신약후보다.

HM 71224 계약 이후 한미약품은 다국적제약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받는 위치에 오르며 명실공히 국내 선두제약기업으로 이미지를 다졌다.

일라이 릴리와 계약 당시(2015년 3월) 20만원 전후를 오가던 주가도 그해 7월 54만원을 넘어서며 최고 주가를 기록, 이후 11월에는 사노피 아벤티스와 5조원에 달하는 당뇨 신약(퀀텀 프로젝트) 기술 수출을 맺으며 78만 9000원이라는 사상 최대 주가를 갱신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다음 해인 2016년 임직원 2800명을 대상으로 주식 90만주(1100억원)를 무상으로 증여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 이목을 끌은 바 있다.

승승장구하던 한미약품은 그해 9월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무티닙 임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석연찮은 행보를 보였는데 29일 오후 장마감 뒤에 미국 제넨테크에 1조원 상당의 표적항암제 기술수출 계약 공시를 올리고 다음날인 30일 오전 9시 30분에 베링거의 임상 중단 발표를 해 주가급락에 따른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한미약품은 올무티닙 임상을 자체적으로 진행했으나 임상 시험 중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면서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아 시장에 나오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때 한미약품은 전략적으로 낮은 약가를 선택해 경쟁약물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치료제 타그리소의 재정독성 논란을 이용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잦은 구설과 신약 개발 중단 이슈가 많은 한미약품은 이번 릴리 임상 중단으로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에 대해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타사 대비 많은 신약 후 보물질을 기술수출 했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의 스토리도 많은 것"이라면서 "기술 수출한 주요 9개 품목 중 중단 및 해지되었거나 반환된 3개를 제외하면 67%가 현재 임상 순 항 중으로 성적이 비교적 나쁜 것은 아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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