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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참마속과 신상필벌
2018년 02월 08일 (목) 10:16:06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현직검사를 통해 폭로된 검찰 내 성추행 사건과 관련, "조직적 은폐나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 가해자뿐만 아니라 기관장이나 부서장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직장 내 성 관련 문제에 대한 발본색원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법무부와 검찰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사건임을 명심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드러나는 사실에 대해 관련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일련의 사건은 검찰의 잘못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며 "그 방안으로 국민들께서 가장 공감하고 있는 것이 공수처 설치라고 강조했다.

연극배우도 아닌데, 배우처럼 사람을 울리기도 하고 화를 내게도 한다. 과연 문 대통령이 그런 지시를 내릴 수 있을 만큼 당당할 수 있을까? 문 대통령 미국 순방 시 청와대 관계자 성희롱 처벌은 3개월 업무 정지, 반면에 박근혜 전 대통령 미국 순방 시 죄도 없는 비서관은 몰아붙인 문 정권이다.

“술자리에는 반드시 여성이 있어야 하며, 없으면 장모라도 곁에 있어야 한다.”, “젊은 여자는 (중략) 당당하게 매춘으로 살 수 있다.”, “사내는 예비강간범, 계집은 매춘부”라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주장을 한 집권 당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삐뚤어진 여성관과 극도의 여성혐오인식을 가진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성추행 구설이 파다했던 김기정 전 국가안보실 제2차장. 2007년 ‘시민의신문’ 이형모 사장 성추행 사건 당시 성추행 피해자를 보호하고 진실을 밝히기보다 피해자와 가해자 간 합의를 성사시키는데 앞장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이때도 문 대통령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나 몰라라 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나신(裸身) 그림을 표창원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국회회관에서 들고 있을 때도 침묵으로 일관했던 대통령이 아니었든가!

이는 한 나라의 여성대통령 이전에 국가와 여성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 여성 폄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목소리를 높이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여성의원들과 여성 단체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한 술 더 떠 여당 모 여성 의원은 시위를 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야유를 하며 특유의 미소까지 지어보였다. 그런 의원이 지금은 자신도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떠든다.

여성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심한 모욕감을 주는 문재인 정부의 문제 인사들에 대한 그들의 침묵은 정파가 진실보다 중요하다는 편파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증거다.

공수 처 설치도 그렇고, 문 정권이 이처럼 삐뚤어진 국가관, 여성관으로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제대로 확립하고, 검찰을 개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와 함께 국민과 약속한 공약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5대 인사 원칙을 발표한 이후 임명한 후보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5대 원칙을 지키는 척하며, ‘빵 한 조각 닭 한 마리에 얽힌 사연’을 정권 입맛에 맞게 재구성한다는 ‘꼼수’를 부리며 국민을 기만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이수 헌법재판관. 강경화. 도종환. 김부겸. 김상곤. 김현미 장관 등 문재인 대통령이 내정한 인사들이 하나같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많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이미 시대에 맞지 않아 낡아 버린 햇볕정책의 핵심 인물인 조명균을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하는 것에서도 실책이 드러나고 있다.

집권 2년 차가 되는 지금까지 문재인 정권의 인사 면면을 보면 대통령이 정한 원칙은 물론, 국민의 눈높이에서도 한참 못 미친다. 국민과의 약속이 지켜진 것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서 검사의 성추행 문제도 세월호처럼 정치적으로 바람을 타는 것 같다. 미국에서부터 불어온 ‘미투’ 바람이 뒤늦게 불고 있다.

대통령은 물론이지만 정의당을 비롯한 여성단체들이 검찰에 대해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모두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들이다.

시대가 바뀌어서, 사회적 기준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국민의 보편적 인식과 기준, 원칙에 비춰볼 때 문제가 되는 것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는 지키지도 않는 인사 5대 원칙을 내세우지 않았던가. 정부여당에게 국민의 눈높이를 끌어내리고, 도덕적 기준을 후퇴시킬 권한은 없다. 더 이상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조직적 은폐나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 가해자뿐만 아니라 기관장이나 부서장까지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하기 이전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라도 ‘인사 참사’ 와 여성비하 발언 공직자 임명에 대해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하고 사죄해야 한다.

자신은 지키지도 못하면서 남을 처벌한다면 과연 지도자의 권위가 설 수 있을까?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울며 마속(馬謖)의 목을 베다'라는 뜻으로 삼국지의 〈촉지(蜀志)•마속전(馬謖傳)〉에서 유래된 말이다.

촉(蜀)나라의 제갈량(諸葛亮)은 마속의 재능을 아껴 유비(劉備)의 유언을 저버리면서까지 중용하였으나, 마속은 가정(街亭)의 싸움에서 제갈량의 명령과 지시를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싸우다가 패하였다. 이에 제갈량은 마속을 아끼는 마음을 누르고 군율에 따라 목을 베어 전군의 본보기로 삼았다.

여기서 유래하여 읍참마속은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엄정하게 법을 지켜 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요즘 정치와 이 사자성어의 뜻이 잘 맞는 것 같다. 읍참마속과 함께 공이 있는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죄를 범한 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주는 신상필벌을 말하고 싶다.

정당한 보상은 낭비가 아니고, 정당한 형벌은 포악이 아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바로 알려면 읍참마속과 신상필벌의 뜻을 잘 새겨야 할 것 같다. 권위가 바로 서고, 강력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패널.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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