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이 밥 먹여 주냐?’보다 실리와 공정을 중시하는 ‘2030세대’가 잔뜩 화가 나있다. 좀 손해를 보더라도 명분만 있으면 대의를 위해 한 몸을 기꺼이 던지는 ‘7080세대’와는 전혀 다르다.

재작년부터 진행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정에서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을 찾았던 이들 세대는 시간이 갈수록 자신들이 현 정권에 이용만 당하고 완전히 속았다는 것을, 탄핵이 위헌적이고, 탄핵을 앞장서 유도했던 언론의 보도가 대부분 편파적이고 허위 날조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설상가상으로 현 정권이 평창올림픽에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하고 입장 시 한반도기를 들고, 애국가도 없이 아리랑을 부르기로 한 것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다.

그들 세대는 남북이 개막식 때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은 개최국이면서도 스스로 태극기를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과거 한반도기를 드는 시간 중에 핵실험을 했고, 미사일을 수도 없이 쏴 되었으며, 우리 천안함을 격침시켜 수십 명에 달하는 우리 군인을 희생시켰고, 연평도 해전으로 유엔의 지탄을 받아왔지만 정작 이들과 대응할 문 정권은 국민들이 전혀 납득하지 못할 정도로 북한에 끌려가고 있는 현상이다.

북한이 수틀리면 자신들 맘대로 판을 뒤엎는데도 우리 정부는 안타깝게도 ‘유감표명’ 한마디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성조기를 불태우며 100m 앞에서 시위를 하고 도로를 막아 차선을 변경해도, 수수방관하던 경찰이 현송월이 방남 한 시기에 ‘김정은 사진과 인공기를 불태운 시민’들을 체포해 수사하겠다고 하고, 더구나 북한이 올림픽 개막 전날, 펼치려는 열병식에 대해서도 통일부와 청와대가 ‘우연’에 불과한 것이라고 변명하며 애써 북한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개 단장에 불과한 현송월을 과잉 경호하던 정권이 이제는 북한 대변인 노릇까지 하느냐며 비아냥거리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은 실제 청와대 등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 피해자가 배제된 합의라고 비판하던 정부가 남북단일팀 구성에는 선수들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했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북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입장에 대해 ‘2030세대’ 82%가 반대했고, 60대 이상도 67.2%나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의 반응에 놀란 청와대가 예상외로 엉뚱한 반응을 보이면서 다수의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여당의 모 의원이 “지금의 2030세대는 지난 10년간 제대로 된 통일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진의를 왜곡할 수도 있다.” 고 말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무모한 탄핵으로 집권한 문 정권이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친북 유화정책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꿈속에서 헤매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어찌하다보니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거리에 나가 반정부 데모를 해야 금배지도 달게 되고, 벼락출세를 하며, 경찰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나 부상이라도 당하면 유공자로 인정받고, 취직할 때 가산점 받고, 죽으면 열사가 되어 광주 묘역에 묻히는 영광을 얻게 되는 희한한 세상, 비정상적인 사회가 되어버렸다.

촛불 덕에 권력을 잡으면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청와대에 있는 주사파와 운동권 세력을 중심으로 자기들 뜻대로 마구 밀어붙인다. ‘원전 폐기’,‘적폐청산’ 이 그 좋은 예다. 최저 임금을 올리면서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잃고, 업주는 업주대로 경영이 어려워졌다.

많은 국민들과 젊은이들은 북한이 올림픽이 끝나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고, 적화책동을 멈추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할 것이라는 혜안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정부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여전히 북한의 비위를 맞춰가며 끌려다니는 것에 대해 분노하며, 질타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문 정권은 달라진 것이 없다.

목숨 바쳐 진언하는 공직자의 모습도 보이지를 않는다. 대통령을 비롯한 모두가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국민의 진솔한 소리를 듣지도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문득 황해도 곡산도호부사로 발령받아 1799년 4월 24일까지 2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목민관 생활을 했던 다산이 떠오른다.

맨 먼저 했던 일은 고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그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스러운 일이 어떤 것인가를 묻고, 답한 내용에 따라 관리들의 탐학한 행위로 인해 그들이 당하는 고통을 덜어주는 일부터 시작했다.

잘못된 관례나 읍례(邑例)부터 뜯어고치고, 간악한 아전들의 잘못을 손수 시정하며, 그동안 쌓여있던 모든 폐단을 말끔히 바로잡아 적폐를 제대로 청산해 버렸다.

중앙정부에서 현지의 실정은 모르고 책상에 앉아 지시한 잘못된 왕명이나 황해도의 감영에서 하달된 잘못된 행정명령까지 바르지 못한 것은 보고서나 상소를 통해 모두 수정하게 하는 일에도 정성을 다해서 바로잡았다.

곡산 고을 경치가 아름답던 자하담(紫霞潭)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한 황해 관찰사 이의준공이 ‘올가을 지방수령 업적평가’는 가람산 아래 자하 담에서 하고 싶다고 하자 다산은 망설임도 없이 “옳지 않다.” 며 “관찰사 같은 고관들이 그곳에서 일을 보신다면 산을 뚫어 길을 내고 골짜기를 건너질러 다리를 놓아야 할 것이니 백성들을 괴롭혀 관찰사를 즐겁게 하는 일은 감히 할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목민관을 지휘 감독하고 업적을 평가하는 막강한 권력의 관찰사 앞에서 백성들의 괴로움을 막으려던 목민관 다산의 기개는 역시 옳기만 했다.

금년 황금 개띠인 무술년은 지방선거의 해다.

잡초에서 알곡을 찾는 심정으로 정당에 관계없이 다산 같은 인품을 가진 지방관을 뽑는 일이 우리 국민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 같다.

한번은 속았어도 두 번은 속지 말아야 위기의 나라를 구할 수 있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패널.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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