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조금씩 발전…조기발견 위해 노력 중"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최하위를 기록하던 췌장암의 5년 생존률이 두 자릿수로 증가하고 췌장암 수술사망률은 1%대로 떨어지는 등 치료성적은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한췌담도학회, 한국췌장외과연구회, 대한암협회가 주최해 16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열린 2017 췌장암의 날 행사에서 췌장암 분야 전문가들은 이 같이 입을 모았다.

이날 김선회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는 "일반적으로 췌장암에 걸리면 다 죽는다는 인식이 있다"며 "그런 인식을 개선하고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췌장암은 40대에서 발생하기 시작해 7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흡연, 당뇨병, 만성 췌장염, 가족력 등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췌장암은 유독 예후가 나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위암이나 대장암 등 암종의 5년 생존률이 70~80% 정도인데 비해 췌장암은 얼마 전까지 한 자리수에 불과했다.

이종균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이 위 뒷쪽에 숨어있다 보니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초음파 검사에서 발견되기 힘든 제한점이 있다"며 "조기발견을 위해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재 국립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으로 진단받는 환자 10명 중 6~7명은 수술을 받기 힘들 정도로 심해져서 병원을 방문하고, 간 등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재발하게 돼 나쁜 예후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7~8%대의 한 자릿수를 고수하던 췌장암 5년 생존률은 10.1%로,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섰다. 나름 의미있는 치료성적이지만 제자리 걸음이라고 평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우진 국립암센터 간담췌외과 교수는 "기대 만큼은 아니지만 수술사망률도 1%대로 떨어지는 등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권우일 서울대병원 담췌외과 교수도 "제자리 걸음 같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암종에 비해 여전히 낮기는 하지만 같은 암종에서 시대별로 봤을 때 발전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췌장암 조기발견을 위한 생화학적·유전단백체 연구를 진행 중이며, 국내 연구기관 간 또는 국내와 해외 연구기관 간 협력을 통해 췌장암 분야 발전을 위한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이종균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현재 일반적인 초음파 검사로 잘 안보이는 경우 내시경 초음파를 하면 잘 보인다"며 "무엇보다 유전적 요소를 갖고 있는 분들이 의심스런 증상이 있을 때는 검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쏠림현상과 복강경·로봇수술에 대한 견해도 제시됐다.

박상재 교수는 "췌장암 수술은 내과 수술 중 난이도가 높은 수술로 많이 하고 자주 하면 잘하게 된다"며 "특정병원이나 특정의사에게 환자가 몰렸을 때 환자들이 최선의 수술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는 복강경·로봇수술에 대해 "위암이나 대장암 수술은 4분의 3정도 환자가 복강경 또는 로봇수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췌장암은 난이도가 있고 복강경 수술이 어렵기 때문에 10명 중 1명 꼴로 하고 있다"며 "다만 앞으로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이 적용될 수 있는 질환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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