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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주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다
2017년 09월 21일 (목) 11:58:18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집단조직을 이루고 사는 우리 사회 풍토는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승자독식이다. 패자는 비참 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든, 정치든, 공부든 이겨야 인정을 받고, 승자만을 알아주는 사회다. 그러다 보니 ‘모로 가도 서울 만 가면 된다.’는 식으로 목적을 달성하고,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는 살인까지도 저지른다.

언제부터인가 불법이 난무하고 비정상이 정상처럼 되고, 진실과 정의는 무참하게 무너지고 있는 암담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결국은 비극을 맞게 되는 데도 말이다.결과만 좋은 것이 아니라 과정도 정당할 때가 진정한 승리이다.

얼마 전 동문회 모임에서 필자에게 건배사를 주문하기에 ‘당신 멋져’를 하라고 했다. 기분 좋아하는 동문들에게 ‘당신 멋져’를 풀어서 당(당당하게), 신(신나게), 멋(멋지게), 져(져주자)주라는 것이라고 설명을 해주었더니 동문들이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졌다며, 망했다고 웃는다.

끝부분에 져주자 라는 것이 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는 것과 져주는 것은 전혀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된다. 지는 것은 힘이 없어서 지는 것이지만 져 주는 것은 이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양보하는 것이다.

힘이 없어질 때는 분한 생각, 억울한 생각도 들겠지만 이길 수 있는 능력을 충분하게 갖고도 져 줄 땐 아무런 마음에 상처도, 분함도 없다. 흔한 말로 우리가 부부간에 다툼이 있을 때 누가 이기고 누가 질까? 누구든지 상대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지게 되어 있다.

부부싸움에서 이겼다고 우승 상금이나 트로피를 받는 것도 아닌데 기필코 이기려고 안간힘을 쓰며 험한 말을 하거나 폭력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것이다. 부부간에는 이겨봤자 서로 간에 상처만 남게 된다. 그래서 너그럽게 져주는 것이 뒷맛도 좋고 화평할 수 있다.

문득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모습이 떠오른다. 왜 그처럼 놀라운 능력을 충분하게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시관을 쓰고, 십자가에 매달려 처참한 상황에서 스스로 죽음을 맞이했을까? 도무지 인간의 생각으로는 납득이 되지를 않는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그 사건, 그분의 모습이 얼마나 위대하고, 훌륭하며 숭고한 것인지 깨닫게 됐다. 이것이야말로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결정체다.

져줌으로 해서 영원한 승리자가 되신 것이다. 우리도 예수의 그 고귀한 사랑과 인내와 용서와 관용을 배웠으면 한다.

현대 사회에 예수처럼 사랑으로 져 주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이 사회는 얼마나 평화롭고 안정된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상대가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해도, 그를 인정해주고 받아주는 바다처럼 넓은 아량을 갖도록 노력을 한다면, 이 사회는 다툼 없는 밝고 맑은 사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다는 어떤 물도 토해내지 않는다. 받아서 정화를 시킨다.

사람마다 마음속에 두 마리의 개를 키운다는 말이 있다. 한 마리는 ‘편견’ 이고 또 한 마리는 ‘선입견’ 이라는 개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조금씩은 편견과 선입감을 갖고 있는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보다 보니 갖가지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이 세상을 바르게 살려면 통합적 시각과 사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면 세상이나 사람을 바르게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편견과 선입감, 그리고 고정관념으로 인해 뜻하지도 않게 불화와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인간은 지각이 있는 동물이고, 교육을 받기 때문에 다른 동물과는 달리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하고 모두를 화평케 하는 유익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정치계를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국제 정세로 한반도가 북한이 연이은 핵미사일 발사로 초긴장된 상황에서 여. 야. 청와대가 위기에 대처할 생각은 하지 않고, 서로를 물고 뜯으며, 무조건 이기려고만 한다.

국익을 먼저 생각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져주기도 해야 하는데 당리당략을 우선으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이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편견과 선입감을 갖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국정을 혼란스럽게 만들면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성경은 ‘네가 어찌하여 네 형제를 비판하느냐, 어찌하여 네 형제를 업신여기느냐, 우리가 다 하나님 심판대 앞에 서리라’(롬 14 :10) 또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심과 같이 너희도 서로 받으라.’(롬 15 : 7)

우리는 지금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등으로 안보위기를 느끼는 시점에서 진보니 보수니 좌파니, 우파니 하며 벽을 높이 쌓고 서로를 비방하며 싸울 때가 아니다.

지금이야 말로 편견과 아집과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서로를 이해하고 화평해져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선입감의 단단한 담을 허물어 버려야 한다. 그리고 통합과 일치를 향하여 달려가야 한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신 것이 완전한 패배로 보였지만 삼 일 후에 부활하심으로 영원한 승리로 승자가 되신 것이다. 사랑으로 져 주는 것이 영원히 이기는 길임을 증명해 보이신 것이다.

여. 야를 불문하고, 상대를 이기려고만 하지 말고 져 주는 모습도 보이며 국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정치인들 기 싸움에 애꿎은 국민들만 힘이 들고,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패널.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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