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차 산업 대비 28위…가능성 큰 제약분야 지원 필요"

홍진태 충북대 약대 교수가 '신약개발과 빅데이터·인공지능 응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관련 산업분야 중 하나인 제약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 인지 컴퓨팅(Cognitive computing)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빅데이터 활용이 세계적 추세인 가운데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뒤늦은 만큼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진태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12일 오후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주최한 '한-쿠바 바이오파마 기술교류 세미나'에서 '신약개발과 빅데이터·인공지능 응용' 발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홍 교수는 "4차 산업의 주요기술은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등 3개 기술로, 제약 및 생명공학 분야는 디지털과 생물학을 접목해 획기적인 생산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4차 산업에 대한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4차 산업에 대한 대비정도를 순위로 매겼을 때 한국은 28위로 불과하다. 다만, 제약 및 생명공학 분야 시가총액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타 분야보다 높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미 테바, J&J, 화이자, 사노피, 바이오젠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IBM의 왓슨이나 구글 등과 손잡고 신약개발에 나섰다. 일본도 이화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암, 치매 등에 대한 대규모 빅데이터 분석에 들어간 상태다.

홍 교수는 "이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많이 늦은 것이 사실"이라며 "인지 컴퓨팅이 신약개발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분석해보니 무좀약이 치매치료에 효과"

홍진태 교수.

그는 신약 타겟과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인지 컴퓨팅을 응용해 도출한 색다른 경험을 소개했다.

홍 교수는 "지금까지 각종 암과의 연관성에서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타겟은 EGFR로 알려져 치료제로 많이 개발됐다"며 "그런데 데이터를 분석해봤더니 EGFR과 질병과의 연관성은 20% 밖에 안됐다"고 말했다.

또 치매약물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아세트콜린 역시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관련 순위가 300위권에 머물렀다는 것.

홍 교수는 "더 놀라운 사실은 무좀약이 치매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며 "기대한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유전자 연구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쩌면 지금껏 엉뚱한 타겟을 갖고 신약을 개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혀 다른 타겟이 나왔다"며 "이번 연구가 100% 맞다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를 체계화해 재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빅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정부의 지원과 기업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빅데이터센터 운영과 인력양성을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며 "빅데이터 관련 인력 5명만 고용해도 일반인 20명~200명을 고용하는 것보다 더 나은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가시화됐을 때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염려에 대해서도 단언했다.

홍 교수는 "정부도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일자리 창출정책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 해서 머뭇거리는 것 같다"며 "우리는 1, 2, 3차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또 다른 일자리 창출을 경험한 만큼 걱정 안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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