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기기준 '장벽' 문제제기…新항생제 가치에 방점

"항생제 내성균의 유행은 치료법이 없는 신종감염병 이상의 파급력을 가진다. 새로운 항생제의 등장이 필요한 이유다."

오랜 시간 국내 유입이 없었던 새로운 항생제의 등장에 MSD가 잔뜩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최후의 항생제로 불리는 카바페넴에도 안 듣는 항생제 내생균, 슈퍼박테리아의 등장으로 전 세계적으로 효과적인 새 항생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데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

최근 MSD는 카바페넴분해효소와 메탈로-베타락탐분해효소 생성균에 대한 활성이 없는 새로운 항생제 저박사(세프톨로진+타조박탐)에 대한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저박사는 항녹농균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세프톨로잔과 베타락탐 분해효소 저해제인 타조박탐의 복합 항생제로 다제내성 녹농균과 ESBL(Extended-Spectrum Beta-lactamase) 생성 장내세균에 생체외 활성을 입증했다.

문제는 저박사의 허가 이후 행보다. MSD는 글로벌 시장에 속속 안착되는 새로운 항생제 진입과 다른 한국 분위기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저박사는 FDA 항생제 개발 지원법에 따른 감염질환인증제품으로 지정돼 신속허가와 5년간 추가 시장독점권을 부여 받은 항생제임에도 국내에서는 약가제도에 막혀 제 가치를 충분히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MSD 김지연 보험약가팀 과장은 "현재 저박사의 대체약제인 세포탁심과 세포트리악손은 허가 받은 지 30년이 넘은 오래된 항생제"라고 지적하면서 "이들의 제네릭 역시 대체약제에 포함돼 있다"며 약가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현재 경제성평가 지침에는 안전성과 유효성 개선에 관련된 경제적 가치만 반영될 수 있다"면서 "항생제 내성 관리 측면의 가치는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항생제 평가에서 내성 치료 가치는 반영이 되고 있지 않다"면서 "평가에는 유효성을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내성 인정 가치를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지연 과장은 "(약가)협상을 할 때도 가장 최근의 가중평균를 두고 협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새로운 항생제 도입이 어려운 이유"라면서 "선별등재 제도 이후 단 2개의 항생제가 등재된 것은 이런 연유"라고 강조했다.

특례제도를 통한 급여 진입에 대해서도 MSD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지연 과장은 "위험분담제도와 같이 예외적인 약가제도 역시 희귀질환과 항암제에 국한돼 있다"면서 "많은 항암환자들이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감염질환으로 인해 사망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항생제는 약제 특성상 감기에 많이 오남용 되는 약제로만 인식된 경향이 있다"면서 "감염질환은 만성질환보다 단기에 적용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당국, 새로운 항생제 내성 도입을 외면하다

복지부가 2016년 발표한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에 항생제 내성 보고와 감시체계에 대한 인프라 구축, R&D 확충 목표는 있으나 해외 제품에 대한 국내 임상에 대한 부분이 결여된 점에 대해서도 MSD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임형욱 마케팅 차장은 "WHO는 2016년 항생제 내성에 관한 회의를 통해 글로벌 공조체계를 마련해 우리나라 역시 2016년 항생제 내성 관리 대책을 마련했으나 해외에서 개발된 항생제 신약을 국내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이 빠져 있다"면서 "항생제 개발에 대한 선언적 권고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이미 효과적이라고 입증된 새 항생제 신약이 환자들에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우리나라만의 전략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올해 WHO는 다시 항생제 연구개발 우선순위 12종을 발표해 항생제를 우선적으로 개발하라고 권고사항을 내렸다"면서 "위기의 내성은 주로 카바페넴 내성이다. 카바페넴 내성에 결렸을 때 마땅한 치료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임형욱 차장은 "현재는 30년 전 개발된 카바페넴을 최후의 항생제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카바페넴 내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카바페넴을 대응할 수 있는 항생제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가 2016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한 국내 항생제 내성 감시 결과, 아시네토박토균의 73.4%가 카바페넴 내성이었다.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은 인공호흡기 장착 중환자실 환자에서 감염을 잘 일으키는 세균이며 카바페넴으로 치료할 수 있다.

국내 원내 감염 세균인 녹농균에 대한 카바페넴 내성은 종합병원과 중소병원(병원, 요양원, 의원) 모두 최근 몇 년 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종합병원의 2015년 카바페넴 내성률은 33.3%(이미페넴), 27.9%(메로페넴)로 2007년 대비 1.4배 증가했다.

요양병원의 2015년 카바페넴 내성률은 43.2%(이미페넴), 36.3%(메로페넴)로 종합병원보다 높았고, 2007년 대비 1.5배 증가했다.

한국MSD 의학부 김일수 이사는 "카바페넴 내성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되는 이유는 항생제 범위가 제한되고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의 경우 50%에 달하는 높은 사망률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항생제에 지속적인 노출이 되면 내성 이 증가돼 항생제를 투여해도 듣지 않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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