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병, 왜 생기는 걸까?

냉방병의 원인은 짐작이지만, 더위에 대한 인체의 순응반응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항온 동물인 사람은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피부를 지나는 혈관을 팽창시켜 열을 발산하고 땀구멍을 열어 기화열로 몸을 식히는 등 체온을 일정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이런 노력은 애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알아서 자동으로 조절되는데 이를 자율신경계라고 한다. 인간의 뇌에는 계절과 일간 변화를 감지하는 부위가 존재하는데 여름철에는 무더위에 견딜 준비를 알아서 하게 돼 있다. 이렇게 더위를 이기도록 세팅된 몸의 입장에서 장시간의 냉방은 예상치 못한 복병인 셈이고 자율신경계에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체온과 심장 박동수, 호흡수 등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가 혼란에 빠지면 두통·알레르기·근육통 등 평소 가지고 있던 증상들이 악화되기 쉽다. 또 하나, 환기 문제도 냉방병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냉방비를 아끼려면 창문과 환기구를 밀폐상태로 장시간 유지해야 하고 필연적으로 실내 공기의 오염도가 증가한다. 이렇게 오염된 공기 속에 오래 머무르면 각종 냉방병의 증세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가능하면 냉방 온도를 25~26도 정도로 유지하거나 외부와의 기온 차이를 5~8도 정도 이내로 조절해야 한다. 이렇게 안팎의 기온차를 크게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의 신체가 더위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방해하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지나치게 실내온도를 낮추기 보다는 제습을 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의 습기는 또 다른 불쾌감을 주어 같은 온도임에도 더 무덥게 느낄 수 있다. 습도가 높지 않은 지역에서는 기온이 많이 올라가도 그늘에서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실내의 습도를 60% 이하로 유지하면 방의 온도를 많이 낮추지 않아도 쾌적해진다.

냉방병 이겨내기

유독 추위에 취약하다면 보온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항시 휴대성이 좋은 얇은 카디건 등을 준비해서 유사시를 대비해야 한다. 차가운 음료보다는 따뜻한 차를 마셔 몸의 중심 온도를 높이는 것도 요령이다. 땡볕을 피해서 오후 시간에 신체가 더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주변 공원 등을 산책하는 것도 권장한다. 물론 이 경우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은 필수다.

오래된 냉방기는 곰팡이 등이 서식하는 온상이며 악취를 풍기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냉방기를 가동하기 전에 가스 주입뿐 아니라 배관 청소 등도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으로 방이나 사무실 공간을 환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값비싼 냉방비 때문에 환기가 어렵다면 아쉬운 대로 자주 외부 공기를 마시러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에는 아직 공기가 덥혀지기 전 새벽에 사무실이나 빌딩 전체를 환기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오염된 공기를 맑게 하고 냉방비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으니 명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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