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교수 "백신접종 거부하면 질병 재유행 이어져"

왼쪽부터 엄중식 교수, 이재갑 교수, 추무진 의협 회장, 안지영 전문의.

최근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안아키 카페)'가 논란이 되면서 강도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의협은 정부에 안아키 카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일반 국민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안아키는 극단적 자연치유를 표방하면서 백신 예방접종을 거부하거나 아토피피부염 환아들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치료행위로 인해 아동학대와 인권침해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30일 오전 의협회관에서 '자연치유의 허와 실, 무엇이 문제인가?'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안아키는 의학적 근거가 없는 자연치료에 대해 홍보하며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며 "이 자리는 혼란이 큰 예방접종과 아토피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998년 웨이크필드라는 학자가 학술지 란셋에 MMR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분석논문을 게재한 사실을 예로 들며 "이 사건으로 영국의 백신 접종률이 80% 미만으로 감소했다"며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백신 안정성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2010년 논문 작성 윤리위반으로 게재가 철회됐지만 유럽에서 홍역이 재유행하는 문제들로 이어졌다.

이 교수는 "홍역은 지역사회에서 백신 접종률이 90~94%은 돼야 유행하지 않는다"며 "일부 백신 부작용이나 맞을 수 없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런 아이들 보호하기 위해선 맞을 수 있는 아이들은 모두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내에서 적절한 예방 접종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안아키나 안티백신 잘못된 정보로 인해 예방율 떨어지면 5~10년 뒤에 예전에 유행했던 질병이 다시 유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지영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홍보이사(국립의료원 피부과 전문의)는 "안아키는 화상을 입으면 햇볕을 쬐고, 아토피에 소금물과 재래간장, 장 질환에 숯가루 등 비의료인이 보더라도 상식 밖의 치료를 있다"며 "아토피피부염은 전문가의 진단과 함께 초기치료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안 이사는 "전문가에 의한 정확한 진단 후 꾸준한 피부관리와 적극적인 치료만이 피부염의 악화를 막을 수 있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안아키 운동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고 터무니없는 관리방법으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안아키에 대해 '위중한 범죄행위' '사기' 등으로 표현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엄 교수는 "최근 왓슨 등으로 종양질환을 진단하는 시대에 1800년대 논리로 치료를 한다는 것은 자기결정권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큰 문제"라며 "면역력이 저하된 아이가 수두에 걸리면 임산부나 다른 아이들에게 미치는 파급이 커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아키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보다 더 죄질이 불량하다"며 "일방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특히 정보가 상대적으로 약자인 엄마들에게 알려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의학적 근거가 없는 요법에 의해 어린이 건강에 생명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행위는 의료가 아니다"며 "이런 행위는 아동학대위 인권침해가 될 수 있는 만큼 의협은 국민건강 보호차원에서 철저한 조사와 적법한 조치를 정부당국에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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