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목 회장 "지금은 제약산업 육성 밀어부칠 때…정부의지 중요"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벨기에는 정부의 제약R&D 투자액이 전체의 40%에 육박하면서 신흥 제약강국으로 도약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신약개발 허브가 될 수 있을 만큼 인프라를 갖췄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일반 국민들은 물론, 산업계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 바라는 바가 크다. 제약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분과를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서 제약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원 회장은 메디팜스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 최대현안은 크게 두 가지로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지원과 합리적인 약가제도 개선"이라며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에 제약분야가 들어갔지만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원 회장은 "전세계 신약 파이프라인이 7000개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1000개나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초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 사회적인 관심과 함께 투자가 활성화되고 제약산업이 육성된다"고 말했다.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 중요

그는 벨기에를 예로 들며 한국도 '신약허브'로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원 회장은 "벨기에는 정부가 제약R&D비의 40%를 투자하면서 글로벌 제약사가 모이기 시작했고 유럽에서 신흥 제약강국으로 부흥했다"며 "우리나라도 지금부터 지원하면 수년 내로 신약개발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약품 등 몇몇 제약사들의 기술이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동연구 및 공동임상 등 신약개발 과정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 회장은 "국산신약 28개가 나왔지만 블록버스터는 못터뜨렸다"며 "우리나라는 후보물질이 많고 임상수준이나 보건의료인력, IT 모두 세계수준이기 때문에 정부의 의지만 보인다면 지금도 들어오겠다는 (글로벌)회사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초도단계에서 가능성이 없는 시장에 투자하는 단계는 아니다. 지금은 밀어부칠 때다"면서 "그래야 제약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서 큰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지원과는 별개로 각 제약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은 없을까? 원 회장은 이에 대해 한계에 달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국내 제약사 중 매출 1조원 이상인 곳은 3개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D투자비가 많게는 20% 가까이 된다. 그건 처절한 거다"라며 "그렇게 해서 1000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50위권 글로벌 제약사들의 매출이 22조 5000억원인데 비해 매출 1조원도 안되는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는 무모할 정도의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원 회장은 "동기를 부여해서 제약사를 키우고, 뭔가 하려는 제약회사에 동력을 실어줘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위원회에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리베이트 근절 노력 계속

제약산업과 리베이트는 불가분 관계에 있다. 최근 계속되는 검찰의 압수수색 등도 그를 뒷받침하고 있다.

원희목 회장은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과도기에 있다"며 "아직도 잔재들이 남아 있지만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협회장에 취임 전 밖에서 바라볼 때와는 다르게 많은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상당부분 투명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변종 리베이트 방법이 나오고 있는데 윤리경영 워크샵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고, 한번 걸리면 품목허가 취소나 과징금이 엄청나기 때문에 제약사로서는 치명타"라며 "회사측에서 엄격하게 리베이트를 안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리베이트 관행은 우리 스스로 끊어야 된다는 공감대가 확실히 형성돼 있다"며 "일부에서 일어나는 변칙적인 일들이 있다면 협회 차원에서 투명하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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