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간 입원 집중치료, 맞춤 한방치료 프로그램 개발 진행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 소화기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갑작스런 복통, 설사, 혈변 등이 반복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희귀난치성질환이다. 그동안 양방치료 영역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한방치료를 함께하면 치료효과가 더욱 좋다는 연구와 사례들이 생기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 5년간 28% 증가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기계통에 발생하는 만성적인 염증 상태를 총칭하는 병명으로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인 질병이다. 한번 발생하면 잘 낫지 않아 평생 관리해야하기 때문에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여겨져 왔는데, 최근 계속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2년 4만6천여명에서 2016년 5만9천여명으로 5년 새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 30%, 여성 24% 증가했다.

박재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화기보양클리닉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까지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환으로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과음 등이 관련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재발율이 높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로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방치료 후 약 40% 증상 개선

양방에서는 치료를 크게 세 단계(경도, 중등도, 중증)으로 나눠 치료한다.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 다양한 치료제가 있지만 약물치료에 효과 없거나 심한 합병증(장협착 등)이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주로 경도와 중등도를 대상으로 염증 완화나 정상상태 유지를 위해 환자의 체질에 맞춰 한약재, 침, 뜸 등의 한방치료를 한다. 특히 염증수치(CRP)가 잘 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금은화(金銀花), 황련(黃連)과 같은 항염증효과와 면역조절작용이 우수한 한약재를 사용한다.

최근 박재우 교수는 복통, 설사, 혈변, 피로,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양방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 18명 대상으로 약 8주간 한방치료를 병행했다. 그 결과 염증 수치 정도를 나타내는 CRP 수치가 치료 전 평균 3.88mg/dL 이였던 것이 치료 후 평균 1.58mg/dL로 감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재우 교수는 “그동안 자체 연구를 통해 한약처방인 금은화, 백출 등으로 만든 ‘보장건비탕’이 설사, 복통, 혈변 증상을 감소시키며, 장의 염증반응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다는 것을 밝혀왔다”며 “앞으로도 양•한방영역 구분 없이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계속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초기 적극적 치료와 영양소 섭취 중요

염증성 장질환은 다른 질환과는 달리 완치가 목적이 아니라 정상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설사, 복통, 혈변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초기에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과로를 피하고 평소에 식생활과 수면습관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복통과 구토, 식욕부진 등 악순환이 이어지면 영양이 결핍되기 쉽고, 열량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근육 소실과 체중감소로 이어진다. 따라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음식을 섭취하되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식품은 피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위, 소대장과 같은 소화기관을 비위(脾胃)라고 칭하는데, 기(氣)를 생산하는 원천이라고 알려져 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평소 비위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음식 섭취가 좋다. 커피, 녹차와 같은 카페인 음료는 가급적 멀리하고, 마, 찹쌀, 까치콩, 대추 등의 음식과 보리차, 둥글레차와 같은 비위기능을 강화하는 차가 도움 된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화기보양 클리닉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약 4주간 입원 집중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환자 맞춤 한방치료도 진행하고 있는데, 오랜 임상경험과 객관적 연구를 통해 개발된 한약을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게 처방하여 양약치료의 내성 및 부작용을 관리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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