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생존기간 두 배 정도 증가 확인

알코올 의존증 치료제인 '다이설피람'과 방사선치료 병행요법이 소아뇌종양 중 가장 악성인 ‘비정형유기형 간상종양’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김승기, 최승아 교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승기·최승아, 성균관대 주경민·이영은 교수팀은 이 결과를 국제 저명 학술지인 ‘미국뇌신경종양학회지’(Neuro-Onc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비정형유기형 간상종양은 소아뇌종양 중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암이다. 수술 후 항암 및 방사선치료를 해도 평균 생존기간이 1년을 넘기 어렵다.

다이설피람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알코올 의존증 치료제로, 연구팀은 지난 2015년 동물실험으로 다이설피람이 비정형유기형 간상종양에 항암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의 연장선에서 다이설피람이 방사선치료에 어떤 영향을 주고, 병행 시행했을 때 어느 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비정형유기형 간상종양이 나타난 실험용 쥐를 3군으로 나눠, 각각 다른 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56일 후 다이설피람+방사선치료 병행치료군(1.02㎣)은 다이설피람 단독처리군(31.23㎣)과 방사선 단독처리군(20.80㎣)에 비해 종양의 크기가 훨씬 작았다.

생존기간도 병행치료군(129일)이 다이설피람 단독처리군(65일), 방사선 단독처리군(76.5일)보다 길었다.

방사선은 뇌종양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치료 중 주변 정상세포에 손상을 주는 등의 부작용이 있어, 뇌가 발달하는 소아환자에게 고선량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다이설피람을 병행 사용할 경우 다이설피람이 종양의 방사선에 대한 반응성을 높여, 적은 방사선으로 높은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방사선량이 줄면서 부작용이 최소화되고, 무엇보다 뇌 발달의 부정적 영향 때문에 사용을 꺼렸던 소아환자에게 치료계획에 맞춰 방사선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김승기 교수는 “어린 나이에 발생하는 비정형유기형 간상종양은 치료에 많은 제약이 있는데, 이번 연구로 항암 방사선 치료의 강도와 기간을 조절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다이설피람은 소아뇌종양 외에도 방사선 저항성을 보이는 다른 암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여, 향후 암치료 및 연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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