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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와 파리 그리고 게에게서 얻는 교훈
2017년 03월 30일 (목) 09:19:39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새로운 봄이 다가오고 있지만 희망(希望)을 말하기조차 어려운 시점에 달한 것 같다. 그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현재 우리 사회에는 희망보다는 절망의 징후가 짙다.

그러나 이런 암울한 시대에도 조각난 소망(所望)을 이어 붙이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면, 가느다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겨울의 끝자락, 정녕 이 땅에도 꽃 피고 새가 노래하는 봄은 오려는 가. 사실상 대선 체제에 들어간 시점에서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을 보면서 승려인 만해(萬海)의 산문 ‘모기’가 문득 떠오른다.

만해는 두 손 합장하고 모기에게 우리 인간이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이유인즉슨 ‘사람은 사람의 피를 서로 먹는데, 미물이라고 천대 시 하는 모기는 동족의 피를 빨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또 ‘파리’ 라는 시도 있다. 그 풍자가 요즘의 정치 사(事)를 말해주는 것 같아 인간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너(파리)는 이 세상에서 없어도 조금도 불가(不可)할 것이 없다.’ 고 사람이 파리를 비꼬자 파리가 사람에게 답을 한다. ‘너희(사람)는 나를 더럽다고 하지만 너희들의 마음이야말로 나보다도 더욱 더럽다.’ 미물 중 미물인 모기와 파리가 사람보다 났게 바라보는,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보다 수준 높게 보는 것이 만해의 눈높이인 것 같다.

이처럼 시인 만해는 세상을 당시에도 뒤집어 본 것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아귀다툼으로 싸우는 것을 보고 미물을 묘사 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표현한 상상이다.

만해는 3.1운동 때 민족대표의 33인 중 한 사람으로 독립선언문 작성에 참여하고, 그 이후에도 사회개혁에도 헌신한 종교인이기도 하다.

또 사람과 관련해 한 실례(実例)를 든다면 ‘바다 게’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게를 ‘통’에 넣어두면 가만있지를 않고 통 위로 올라가는 또 다른 자기 종족인 게를 잡아 끌어내리려 한다.

어떻게 하든 끌어내리며 자기가 올라가려고 물고 늘어지며 싸운다. 그러다보니 단 한 마리도 통 밖으로 나가질 못하고 있다.

그 게는 사람을 꼭 빼 닮았다. 사람들의 심리가 그렇다는 것이다. 무조건 남이 잘되는 것을 싫어하는 절대적 근성이 잠재적으로 몸에 배여 있는 것이다.

또 개(犬)를 보자. 사람들은 흔히 사람답지 못한 사람에게 ‘개만도 못한 X놈아‘ 라고 욕을 하는 데 이 말을 듣는 개가 실소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필요에 따라 사람을 배반하지만 개는 주인을 절대 배반하지도 않고 복종하며 잔꾀를 부리지도 않는다.

그런 개를 두고 사람이 개를 비하하는 것은 참으로 우습다. 개들마저 비웃을 일을 하면서도 개를 추하고 더럽게 보는 사람들이 오히려 역겹게만 느껴진다.

어느 미물을 비교한다 해도 사람보다 더 못하지는 않는다. 그 미물들은 제 값을 하지만 사람들은 지나친 과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 사람값을 못한다.

작금에 와서 우리가 ‘모기’ 나 ‘파리’ 그리고 개 보다 더 나은 게 무엇이 있을까? 게와 틀인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 탄핵에 이어 국가 개국 처음으로 대통령을 지낸 전직 대통령이 영장 실질 검사를 받는 불운의 세상이 되어버렸다. 대통령을 보호하고 지키겠다고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떠들고 짖어대던 개(견)보다 못한 자들은 모습조차 보이지를 않는다.

태극기 시위에 놀란 몇몇 국개의원들, 태극기 사용 제한을 하는 법안을 상정해 놓고 있다. 화재 발생에 우려가 큰 촛불도 사용 못하게 했어야 한다.

40여일 남짓 남은 대선을 앞두고 또 황당하고 기이한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 5월 9일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각 대선 캠프 주변에는 똥파리처럼 정치교수로 불리는 ‘폴리페서(polifessor)’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정치의 계절 때마다 벌어지는 폐단이지만 이번에도 그 도가 치나 칠 정도지만 이를 법적으로 제한하자는 법안을 제시하는 정치인들도 없다. 대선주자들이 정책자문단 구성을 명분으로 세(勢)과시용으로 내세운 자문단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교수들이 줄서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야당의 대선 유망주에게는 무려 1000여명이 넘는 교수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전체 폴리페서 숫자는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다고 한다. 세계 정치사에도 유례없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지성의 양심과 소신보다는 권력을 찾아 옮겨다니는 구태도 여전하다. 박 전 대통령의 ‘경제과외교사’ 로 불리던 인물도, 문 캠프에 참여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안철수 전 대표를 도왔던 모 교수도 문 캠프에 몸을 담았다.

물론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구구한 논리를 펼치지만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것 같다. 대부분 폴리페서들의 속마음은 캠프를 발판 삼아 정무직이나 산하기관장 자리, 선출직 출마라는 떡 고물을 챙기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벌어지는 낙하산 인사가 얼마나 심각하고 나라를 어지럽게 했는가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국정농단 사태를 접하면서 폴리페서들의 폐해를 똑똑히 목격하지 않았는가.

현재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문화체육부 장. 차관이 모두 교수 출신들이다. 이들이 휴직 계를 내고 장기간 학교를 비우는 바람에 엉뚱하게도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매 학기 그 시간을 시간 강사들이 떼 우고 있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아예 정치에 관심이 있으면 학회 등을 통해 얼마든지 정치 정책을 발표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수들이 새 학기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휴직 계를 제출하고 대선 캠프로 우르르 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태극기 사용 제한을 위한 법 제정보다 폴리페서들의 제한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더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미국의 경우 교수가 공직에 진출해 2년을 넘기게 되면 사표를 내야하고, 강단으로 재복귀를 할 때는 반드시 재심사를 받는다. 미국 대선 캠프에 정치교수들이 적은 까닭은 스스로가 정치 참여에 엄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 역시 교수가 정무 직이나 선출직에 나설 때면 교수직을 그만두는 것이 관례가 있다.

우리도 그런 외국 선례를 바탕으로 법적인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수가 정치 활동을 하거나 정무 직. 선출직에 나오면 즉각 사표를 수리하는 ‘폴리페서 금지법’이 반드시 필요한 때다.

권력형 교수를 없애야 대학이 살고 학생이 살 수 있다. 또한 지지율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지지율을 믿어서는 안 된다. 한 과정에서 통계에 불과 할 뿐이다. 여론에 의한 여론 투표는 위험하다.

자기 소신대로 흔들리지 않고 선택해야 한다. 조각난 세상, 어지럽고 혼란스런 마음, 정의와 진리를 외쳐대지만 정의도, 진리도 모두 죽은 우리나라. 만해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며 또 모기나 파리, 그리고 게에게 무슨 말로 변명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정의와 진리는 매우 중요하다.

정의와 진리’를 목이 터져라고 부르짖는다고 ‘정의와 진리’ 가 따라오지는 않는다. 실용적 접근이 필요 한 세상이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한국열린사이버대학 실용영어학과 특임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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