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자체 어려워 치료율 1% 못미쳐…인식개선 필요"

정유숙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성인 ADHD 환자 10명 중 9명은 우울증 등 공존질환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 소아환자와 달리 다른 양상의 증상 및 낮은 인지도와 함께 공존질환 동반시 진단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잠재적인 환자 수 대비 1%도 안되는 낮은 치료율이 문제로 지적됐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이사장 정유숙)은 제2회 ADHD의 날(4월 5일)을 맞아 2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성인 ADHD 질환 인지도 조사결과 및 공존질환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ADHD 캠페인 주제는 '대한민국 성인 ADHD의 질환 인식 및 치료 실태'로 일반인 1068명 및 성인 ADHD 진단 경험이 있는 정신과 전문의 100여명을 대상으로 성인 ADHD의 인지도 및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소희 교수.
이소희 학회 홍보이사(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는 "성인 ADHD 환자의 유병률이 4.4%임을 감안할 때 국내 성인 ADHD 환자는 약 82만명으로 추산된다"며 "그러나 심평원 청구자료에 따르면 실제 치료율은 0.76%로 1%에도 못미친다"고 밝혔다.우선 성인 ADHD의 치료율이 낮은 것은 아동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 정확한 질환 인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홍보이사는 "ADHD 환자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등 3개가 핵심증상인데 과잉행동은 연령에 따라 감소하는데 반해 충동성과 부주의 증상은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며 "성인 ADHD 환자는 실수가 잦고, 계획적인 일철, 효율적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공존질환으로 인해 정확한 ADHD 진단 자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인 ADHD 환자의 85%가 우울증, 조울증 등의 기분장애, 공황장애 등 불안장애와 알코올이나 약물 오남용 등의 물질사용장애 등을 경험한다.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 진료실을 찾는 성인 ADHD 환자 중에서 1개 이상의 공존질환을 경험하는 비율이 95%에 달했다.

또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한 성인 731명을 대상으로 '성인 ADHD 자가 보고 척도(ASRS) 증상체크리스트'를 사용해 선별 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55.7%(407명)가 ADHD 환자로 의심됐다.

이는 성인 환자의 경우 우울증 등의 공존질환에 가려져 기저질환인 ADHD가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

이 홍보이사는 "성인 ADHD 증상에 대한 낮은 인지는 기저질환인 ADHD가 아닌 공존질환 치료만 시행되는 등 올바른 치료로 이어지지 못해 증상과 치료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경험할 수 있다"며 "진단 시 기저질환에 대한 판단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신과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 성인 ADHD 환자가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집중력 저하, 빈번한 건망증, 심한 감정기복, 우울한 기분 등을 꼽혔다.

일반인, 성인 ADHD에 대한 인지도 낮아

최상철 홍보위원.
최상철 홍보위원(소아청소년 마음클리닉 디딤_노원 원장)은 "그러나 일반인의 절반 이상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자꾸 움직임을 나타내는 과잉행동을 선택했다"며 "이는 일반인들의 성인 ADHD 증상에 대한 잘못된 인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성인 ADHD 환자의 절반 이상은 성인이 되어 처음 증상을 인지하고 병원 방문까지 1년 이상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 위원은 "소아청소년기에 증상을 인지한 비율은 25.7%에 불과하고 1년 이상, 심지어는 10년 이상 경과해 방문하는 경우가 전체 응답자의 82.4%였다"고 밝혔다.

성인 ADHD 환자 중 10명 중 7명은 사회적 편견 때문에 치료를 꺼리고 있었으며, 20~30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근본적인 치료방법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이 심리상담이라고 응답했고, 약물치료라고 응답한 비율은 24%에 불과했다.

최 위원은 "이는 올바른 치료 방법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이라며 "환자가 증상 인지 후 조기에 정신과의 도움을 받아 올바른 치료를 할 수 있는 인식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유숙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국내 ADHD는 성인에 대한 급여적용 확대 등 치료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성인의 ADHD는 대인관계나 사회부적응 등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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