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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시대와 의료산업의 내일
신춘원단 인터뷰 :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
2016년 12월 30일 (금) 08:19:59 허강원 기자 news@pharmstoday.com
 ▲ 메디팜스투데이『元旦 新春 인터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명철 원장

  한림원(翰林院)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기술 두뇌집단이다.
  2017 정유(丁酉)년 새해맞이 신춘인터뷰를 통해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명철 원장님을 모시고 국가 미래산업의 비전을 들어보고 새로운 가치창출의 출구를 들어본다.
 또 제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사회적 혁신은 무엇인지? 한림원이 펼치는 국가 과학기술정책과 새로운 의료사회의 미래를 점검해 본다.

                                                                                          [대담 : 본지 허강원 대표이사]
◆ 정유년 새해맞이 덕담
   ◇이명철 원장 : 새해에는 갈등을 풀어가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많은 갈등이 있습니다. 빈부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지역 간의 갈등, 여야 간의 갈등, 전문가 집단의 분야별 갈등도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을 먼저 풀어야 우리나라가 썰물처럼 밀려오는 제4차 산업혁명의 길에 동참하여 미래를 책임할 산업의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허강원 대표 : 정유년 새해 원장님의 메시지가 산업계에 잘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갈등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갈등의 원인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또 원장님이 희망하시는 새해 각오도 듣고 싶습니다.


◇이명철 원장 : 우리나라 국가 경제는 엄청난 쾌속정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봅니다. 교육의 부재가 큰 원인이지요. 처음부터 교육으로 시작해서 이념이나 철학의 뿌리에서 성장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빨리 달려오느라 잃어버렸던 원칙과 신뢰, 다양성에 대한 화합의 부재(否在)가 지금의 혼란을 낳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산업화에 이른 선진국들이 갖고 있는 가치와 철학을 확립하지 못한 거지요.


 개인적인 새해 소망은 제가 ‘황소’를 좋아하는데, 황소의 ‘걸음걸이’를 살펴보면 ‘천천히’ 걷습니다. 그러나 한 발작 한 발작이 강하고, 무겁게 걸어갑니다. 그리고 멀리 가지요!  그렇게 ‘황소같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한림원장’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칸드가 제시한 『행복의 3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일을 하라!(저는 재미있게 일을 하라!는 주장입니다!)
둘째, 사람을 사랑하라!
셋째, 희망을 갖자!  ---라는 이야깁니다. 아주 기본적인 이야기 같습니다만, 황소같이 일을 하고 싶은 게 제 욕심이지요.(웃음)

◆한림원 취임 원년의 감회에 대하여...
◇허강원 대표 : 한림원 취임 원년이 지났습니다. 지구를 다섯 바퀴 돌만큼 바쁜 일정을 보내신다고 들었습니다.

◇이명철 원장 : 한림원은 과학기술 두뇌집단으로써 국가 과학기술의 진흥으로 국가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설립됐습니다. 선진화, 세계화를 위해 견인차 역할, 길라잡이가 돼야지요. 그런 의미에서 국가 과학기술의 정책, 연구, 평가, 자문을 위한 학술단체입니다.
그런데 예산문제로 한림원이 해야 할 일들이 한계를 드러내는 현상을 참으로 답답한 현실입니다. 아마 설립 초기부터 한림원 본연의 독창성 보호차원에서 기금사업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정부예산으로만 진행되면 정부의 시녀가 된다는 입장에서 차단된 것 같습니다. 현재 한림원 예산은 61억원 규모에 약70%가 정부지원금이고 3/1은 기부금입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펀드모금사업’을 펼쳐 예산을 확보해 보려합니다. 

 취임 원년 성과는 이제 취임한지 9개월 됐는데 사실 숨 가쁘게 지냈습니다.
 무엇보다도 前任 박성현 원장님께서 기반을 잘 닦아놓으셔서, 3월에 취임하자마자 여러 가지 성과가 있었지요. 국제적으로는 세계 최대 학술기구인 IAP(국제한림원연합회)의 이사국이 됐고요, 또 국가적 사업인 ‘과학기술유공자 예우 및 지원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지난 4월에는 국제과학연맹(ICSU)이 UN환경계획(UNEP) 등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초학제(다양한 학문분야와 융합하는)적 국제공동융합연구프로그램인 '미래지구(Future Earth)'의 한국위원회를 출범했고, 6월에 정책연구소(무슨 정책연구소?? Full name)를 설립했습니다. 10월에는 한림원 종신회원인 김유항 박사님이 아시아과학한림원연합회(AASSA) 회장으로 당선되는 쾌거가 있었고, 11월에 세계과학한림원서울포럼(IASSF)도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구를 다섯 바퀴를 돈 거리를 다녔던 것 같습니다.(웃음)  

■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과학기술정책의 방향성 제시”
 돌이켜보면 올핸 한림원 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수행했다면, 새해에는 이명철 원장이 한림원에 기여하는 한 해가 되도록 각오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해엔 국가의 리더를 새로 뽑는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한림원에서 선제적으로 과학기술정책과 철학,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내 과학기술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세계무대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고자 합니다. 

 ◇허강원 대표 : 원장님께서 과학기술의 튼튼한 힘의 원동력, 또한 정치, 사회안정 등은 교육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先後의 문제가 있겠습니다만, 현재의 위치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요? 

◇ 이명철 원장 : 2017년, 새해부터는 지난 반세기 동안 성과에 연연했던 굴레에서 벋어나 내실을 다지는 기회를 마련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계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상향식(Bottom-up) ‘풀뿌리 기초연구’의 비중을 늘려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초연구(basic research)와 기초과학(basic science)의 진흥에 보다 힘써야 합니다.

 늘 나오는 이야기지만,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고, 유행에 따라 연구개발 투자를 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기초연구 투자가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현재의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이라 봅니다. 실제로 과거 대공항 이후 경제에 문제가 생긴 선진국에서는 기초 연구의 투자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위기를 넘긴 적이 있습니다. 현재의 전자산업은 재료 및 전자공학의 기초연구에서 비롯된 것이고, 원자력산업은 물리학 분야의 투자가 만들어낸 성과입니다.
새해에는 반드시 기초연구를 비롯해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제4차 산업혁명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허강원 대표 : 산업계에 ‘제4차 산업혁명’이 도래됐다고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새로운 산업혁명을 맞이해야 하는지요?


◇이명철 원장 : ‘알면서 행동하지 않으면 惡의 편’이라 했습니다.
 전문가 집단이나 리더그룹조차 생각만 하고, 피동적이고, 실행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어떠한 비전에 공감됐으면 강력한 추진력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일찍이 ‘개방형 혁신(開放型 革新)’을 주창해 왔습니다. 작금에 들어 글로벌 어젠다는 Open Innovation입니다. 이노베이션이란 생각의 구조조정입니다.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실행해야 합니다.
(이명철 원장은 창문을 주시하며 잠시 회상하듯) 지금 생각하면 1984년도에 제 스승인 헬러 와그너(Henry N. Wagner) 선생님이 그 시절에 어떻게 Innovation을 저한테 강조하셨는지?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유학시절 세계적인 핵의학 권위자인 와그너 선생님 밑에서 수학했습니다. 당시 선생님께서 혁신의 6대요소로 '3C( Communication(소통) coordination(조화) Cooperation(협동))와 3I(Innovation(혁신) Interation(상호작용) Integration(통합)를 강조하셨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선경지명이 있는, 참 옳은 말씀인지라 스승의 존경감을 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원을 외부에 의존하는 대신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해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적 정세는 이와 반대로 가는 듯 보입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의 대선결과는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하는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중국 제조업의 부상으로 주력 상품들의 경쟁력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로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지요.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빠른 과학기술발달과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해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크다는 것의 방증이기도 합니다. 과학기술과 산업화의 결실이 일부에게만 돌아가고, 다수의 일반 대중들은 일자리를 다른 나라에, 또 기계에게 뺏긴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이럴 때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에 필요한 것은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철학입니다. 과학기술이 일부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류의 문제해결과 복지를 위한 도구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3차 산업혁명으로 산업현장에 기계가 도입되면서 당장은 일자리를 잃은 듯 보였으나 결국 노동환경이 개선되고 다른 일자리들이 창출되었듯, 4차 산업혁명 역시 인류에 이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을 대중들과 공유해야 합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혁신기술들의 영향력은 한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국가 간 공조(共助)가 필수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 산업계도 보다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뛰어난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산-학은 물론 국경을 뛰어넘는 융합의 힘으로 상생협력의 활로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 “제4차 산업혁명 의료산업에 가장 큰 영향준다!”
◇허강원 대표 : 향후 의료산업의 변화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원장님께서 전문하신 핵의학 관련 분야도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 이명철 원장 : 의료계 화두가 바로‘융합의료기술’입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딥러닝(Deep learning)이 새로운 치료방향으로 등장합니다. 치료를 위한 모든 데이터와 영상자료까지 인공지능으로 활용되어 기존의 치료체제의 페러다임을 바꿔 앞으로는 예상되는 질병까지도 미리 예방 처치하는 의료과학이 대두되는 것입니다.


 특히 핵의학영상진단기기 등의 최첨단 의료영상장치와 방사선의약품은 그 중에서도 고부가가치 고도성장의 산업이 될 것입니다. 고령화로 인해 각종 질병의 유병률과 이로 인한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CT(엑스선전산화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촬영), SPECT(단일광자방출전산화단층촬영),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 각종 진단건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거든요. 앞으로 방사성의약품의 활용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이명철 한림원 원장님과 메디팜스투데이 본지 허강원 대표이사(우)


◇허강원 대표 :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으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이명철 원장 : ‘과학기술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시행 16.12.23)’이 시행됨에 따라 2017년에 최초로 ‘과학기술유공자’가 선정될 예정입니다.

 국가 발전을 위해 평생을 연구개발에 바친 과학기술인들을 유공자로 지정되어 국가 차원의 예우와 지원을 받는 법안이지요. 세계 최초의 법률이기도 합니다. 한림원이 사업의 주관기관으로서 젊은 과학기술자들과 이공계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과학기술계 내부에서 먼저 그 권위와 가치를 인정해주는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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