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실패율 겨우 5%, 환자 기다리지 말고 치료받아야"

길리어드와 BMS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MSD의 제파티어(성분명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가 합류하면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C형간염 환자는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할 지, 좀 더 나은 약이 개발될 때까지 기다려야할 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사진)는 단연 전자다.김 교수는 메디팜스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미충족 C형간염 환자를 위한 다클린자 기반 요법의 실제 처방경험을 토대로 치료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C형간염을 일찍 치료할 경우 간암, 복수, 사망 발생률을 5%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다클린자(성분명 다클라타스비르)와 순베프라(성분명 아수나프레비어) 요법(이하 닥순요법)은 치료율에서는 약간 뒤쳐지지만 비용 대비 효과나 C형간염 조기치료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만약 99% 치료율을 보이는 치료제를 5년 기다린다면 간암 발생률은 12%, 사망 발생률은 13% 정도"라며 "효과가 높은 치료제를 기다리는 것도 이해하지만 C형간염의 특성상 집단 발생 측면에서 본다면 빨리 치료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거의 10만에 달하는 처방 데이터를 갖고 있는 닥순요법은 부작용도 적고, 환자들도 다른 약제와의 가격차이에서 닥순요법을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닥순요법은 아시아 환자에서 경험이 제일 많고 성적이 좋다는 걸 입증했다"며 "저도 100여명을 치료했는데 치료 실패 환자는 이전 병원에서 내성검사를 하지 않은 단 1명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유가 있는 환자들은 이미 치료를 끝냈고 남은 환자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빠듯하기 때문에 치료약제를 선택할 때 닥순요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부에서 우려하는 내성 발생으로 인한 치료 실패 시에도 다클린자와 소발디(성분명 소포스부비르) 요법뿐 아니라 새로 나오는 치료제들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닥순요법으로 인한 치료실패는 겨우 5% 정도에 불과하다"며 "다클린자와 소발디 병용 치료나 "제파티어+소발디+리바비린 조합도 괜찮고, 애브비가 개발 중인 약물에 소발디 병용도 가능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치료 실패 후 내성이 생기는 환자들은 치료 옵션이 많아짐으로써 개별적으로 맞춤치료를 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가격이다. 효과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치료제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닥순요법은 24주 치료에 250만원으로 가격 면에서 월등히 앞서 있다. 소발디는 보험적용에도 불구하고 12주 치료에 680만원, 하보니는 900만원 정도다.

새로 나올 제파티어는 닥순요법과 소발디 사이의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 선점을 위한 제약사들의 전략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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