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골드 가이드라인 개정안 발표..환자분류 기준도 변경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 지침서인 ‘2017 골드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돼 발표되면서 진단과 치료에서 큰 변화를 맞게 됐다.

COPD 치료에서 기관지확장제의 중요성은 커지고 세레타이드로 대변되는 ICS(Inhaled corticosteroids,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역할이 줄어들 전망이다.

17일~18일 양일간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리는 제122차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새로 발표된 골드 가이드라인이었다.

2011년 이후 변화가 없었던 가이드라인에 새로운 기준이 마련된 것이다.

서울의대 내과 이창훈 교수.

연세대 의대 호흡기내과 정지예 교수는 'COPD 최신 치료 지견' 발표에서 "2017년 개정된 골드 가이드라인은 애매했던 부분들을 좀더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골드 가이드라인은 COPD 환자를 증상에 따라 A, B, C, D 4개 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개정판은 우선 환자분류의 기준이 됐던 FEV1(최저 1초간 노력성 호기량)을 삭제했다. 기존에는 폐기능 기준인 FEV1값과 1년에 급성악화가 몇 번 있었는지, 현재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 등 3가지를 기준으로 환자를 분류했다.

2017년도 골드 가이드라인에서 A군과 B군은 별 차이가 없이 기관지확장제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A군에서 기존 단기적으로 사용 권고됐던 LABA(흡입지속성베타-2작용제) 또는 LAMA(흡입지속성항콜린제)는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B군에서도 LABA 또는 LAMA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단독요법으로 컨트롤이 안될 때 병용요법을 고려하도록 했다. 또 중증 이상의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는 초기부터 LABA/LAMA 요법을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문제는 C군과 D군이다. 기존 LABA+LAMA 또는 ICS/LABA 복합제를 권고했던 C와 D군은 이번 개정판에서 LAMA 또는 LABA+LAMA를 우선 권고했다. 1차 치료에서 ICS가 제외된 것이다.

더욱이 폐기능 기준인 FEV1이 환자분류 기준에서 빠지면서 C군과 D군 환자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대 의대 내과 이창훈 교수는 "대부분 폐기능 기준으로 C와 D군 환자가 진단된다"며 "폐기능 기준이 빠지면 이 두 그룹 환자들은 3분의 1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ICS를 1차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이 있다. 천식과 COPD를 동반하고 있는 ACOS(천식-COPD 중복증후군) 환자이거나 호산구 수치가 증가된 환자는 ICS/LABA를 1차 치료제로 쓸 수 있다.

개정판에서는 고위험 환자에서 LAMA 또는 LABA/LAMA로 조절이 안될 경우 ICS+LABA+LAMA 3제 요법을 제시했다. 따라서 향후 3제 요법의 중요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정 교수는 "COPD 환자치료를 위해서는 여러 바이오마커와 접목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질환 진행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치료의 다음 단계로 가는 길을 열었다"며 "COPD는 좋아지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에는 3제 요법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애매모호했던 천식과 COPD 치료에 명확한 기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