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교수,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서 KOCOSS 분석결과 발표

천식과 만성폐쇄성질환 경계에 있는 질환을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중복증후군(ACOS)'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 만성폐쇄성폐질환 코호트에서 ACOS 유병률이 진단기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훈 서울대의대 내과 교수는 17일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122차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실제 임상현장에서 천식과 COPD는 치료가 애매한 상황"이라며 "7~8년 전까지만해도 천식과 COPD는 치료가 중복돼 크게 문제가 안됐지만 점점 갈 길이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ACOS 진단기준으로 스페인 진단기준(Modified Spanish criteria)과 유럽 호흡기 저널 진단기준(ERJ criteria)를 참고하고 있다.

이 교수는 "연구팀이 KOCOSS(Korea COPD Subgroup Study team) 자료를 이용해 ACOS 환자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스페인 진단기준과 유럽 호흡기 저널 진단기준의 유병률 차이가 컸다"고 말했다.

1383명의 COPD 환자 가운데 스페인 진단기준에 따른 ACOS 환자는 무려 47.7%에 이르는 반면, 유럽 호흡기 저널 진단기준에 따른 ACOS 환자는 겨우 1.9%에 불과했다.

이 교수는 "이 결과는 흥미롭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하다"며 "결국 어떤 진단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ACOS로 진단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는 환자들이 매우 많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방식은 주진단 기준이 ▲이전 천식 병력 ▲속효성기관지확장제 투여 후 반응>15%, 400mL이며, 부진단 기준은 ▲혈청 IgE>100IU ▲아토피 병력 ▲속효성기관지확장제 투여 후 반응>12%,200mL(2회 이상) ▲혈액호산구>5% 4가지인데, 주진단 기준 1가지 만족, 또는 부진단 기준 2가지를 만족시키면 ACOS로 진단하도록 권고한다.

반면 유럽 방식은 더 엄격하다. 주진단 기준 ▲40세 이상 지속성 기류폐쇄 ▲10갑년 이상 흡연 또는 이에 준하는 실내외 공기오염 노출력 ▲40세 이전 천식병력 또는 속효성기관지확장제 투여 후 반응>15%, 400mL 중 3가지를 만족시키고, 부진단 기준 ▲아토피나 알레르기비염 병력 ▲속효성기관지확장제 투여 후 반응>12%, 200mL (2번 이상) ▲혈액 호산구≥300cell·㎕-1 3가지 중 1가지를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이 교수는 "유럽에서는 천식 병력의 기준을 40세로 두고, 속효성기관지확장제에 대한 반응도 400mL로 높게 잡고 있어 한국의 ACOS 환자를 가려내기에 무리가 있다"며 "'천식이 있었다'고 들은 환자가 상당히 많지만, 40세 이전부터 병력이 있거나 큰 기관지 확장제 반응자는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대병원에서 ACOS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스페인 진단기준에 따랐을 때는 32.9%인 반면, 유럽 호흡기 저널 진단기준을 따랐을 때 12.5%로 3배 정도 차이를 보였다.

이와 같이 중요 진단기준에 따른 ACOS 정의는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ACOS 환자의 진단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ACOS를 대하는 호흡기 의사들이 가야할 길이 훨씬 더 멀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적용할 수 있는 진단기준을 새로 만들기 위해 KOCOSS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추가로 모으기 시작했기 때문에 조만간 좀 더 발전된 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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