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성장호르몬 원인…조기 발견 중요

1984년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의 주역 ‘김영희’ 선수를 기억하는가?

205cm의 한국 여자농구 최장신 ‘김영희’ 선수는 안타깝게도 현재 거인병(질환명 말단비대증)으로 투병 중에 있다.

뇌에 생긴 종양이 원인인데 시신경을 압박해 시력을 잃을 수도 있고 성장호르몬 과다로 여러 합병증이 생겨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2~3배 더 높아 주의가 요망되는 질환이다.

오랜 시간 서서히 변해…환자 절반 40~50대

말단비대증은 뇌 가운데 완두콩 크기만 하게 위치하는 뇌하수체에 생긴 종양이 과도한 성장호르몬을 분비하여 생기는데 뇌하수체 종양의 20% 정도가 이러한 특성을 나타낸다.

김영희 선수처럼 성장판이 닫히기 전인 청소년기에 발생하면 키가 2m 이상으로 자라는 거인병이 나타난다.

성장판이 닫힌 성인이 돼서는 손, 발, 코, 턱 등 신체의 말단이 크고 굵어지는 양상이 나타난다. 내부 장기도 커져 심장이 비대해지면 심부전 등이 와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고 이 외에도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등 합병증이 동반된다.

청소년기에 2m 가까이 과도한 성장이 나타날 때는 한번쯤 의심해 볼 수 있지만 성인이 돼서는 쉽게 알아차리기가 힘들다.

손, 발, 코, 턱 등의 비대가 오랜 시간 서서히 변화되기 때문에 대부분 본인이 병에 걸렸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40~50대가 돼서야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5년간(2011~2015) 자료에서도 말단비대증 환자(8709명)의 50%가 40~50대(4313명)로 나타났다.

뇌하수체종양, 콧속 내시경으로 제거 가능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정인경 교수는 "발견이 늦기 때문에 진단 시 1cm 이상으로 종양이 자라있고 여러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며 ”종양이 커지기 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발이 커지고 말단이 굵어지거나 이마가 튀어나오고 얼굴이 과거에 비해 변해가면 말단비대증을 의심해 내분비내과 전문의와 상담을 요한다“고 설명했다.

진단은 나이와 성별을 고려해 혈액내 성장호르몬 수치나 인슐린양성장인자-I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 CT나 MRI를 통해 뇌하수체에 생긴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수술과 약물이 있는데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해 정상 호르몬 수치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경외과 이승환 교수는 “내시경으로 확보된 시야를 통해 종양을 깔끔하게 제거해 재발률이 낮아졌다”며 “흉터 없이 2~3시간이면 수술을 마치고 빠른 시일 내 퇴원이 가능하므로 조기에 발견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정인경 교수, 신경외과 이승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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