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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닥터스’ 속, 의학 그리고 미래
2016년 08월 23일 (화) 11:48:58 정문영 교수
약 3개월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김래원, 박신혜 주연의 드라마 ‘닥터스’가 23일 종방한다. 드라마는 박신혜(유혜정 역)가 과거 상처를 딛고 신경외과 의사로 성장하는 이야기와 김래원(홍지홍 역)과의 사랑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다.

2011년에 배우 신하균 주연의 드라마 ‘브레인’이 방송된 이후로 드라마 속 인기 의사 캐릭터는 신경외과 의사가 된 것 같아 관련 드라마들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데, 심지어 얼마 전에 종방된 드라마 ‘가화만사성’에 등장한 극중 인물도 신경외과 의사니 가히 신경외과 의사의 드라마 전성시대라 할 수 있겠다.

그 중에서도 ‘닥터스’는 필자가 전문 진료하고 있는 ‘정위기능신경외과’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정위기능신경외과란 뇌출혈이나 뇌종양 같은 신경계의 구조적인 문제없이, 신경계의 기능변화에 의해 발생한 질환을 약물 또는 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하는 분야로 파킨슨병, 팔다리나 얼굴의 떨림증, 근긴장이상증, 만성 불인성 통증 등이 주 치료 대상이다.

‘닥터스’ 6회에서는 박신혜의 새 엄마가 얼굴의 떨림증상으로 박신혜를 찾아왔는데, 이는 ‘반측성안면경련’으로 대표적인 정위기능신경외과적인 질환이다.

이 외에도 드라마는 정위기능신경외과에서 실제로 치료하고 있는 여러 질환과 수술들을 실감나게 재현했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8회에서 박신혜와 이성경이 서로 수술에 참여하려고 신경전을 펼쳤던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이다.

뇌심부자극술은 환자가 깨어있는 각성 상태에서 수술이 진행되는데, 요즘에는 의학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너무 좋아서 유투브에 영문으로 ‘DBS(뇌심부자극술)’라고만 쳐도 수많은 관련 동영상과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간단하게만 설명하자면, 이 수술은 환자의 뇌에 전극을 넣고 특정한 뇌세포를 전기로 자극해 약물 치료가 어려운 신경질환 증상을 호전시킨다. 대표적으로는 파킨슨병, 근긴장이상증, 떨림증 등 운동이상 질환들의 치료에 실시한다.

재미있는 것은 뇌심부자극술의 정확한 기전(작용원리)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정확한 기전이 알려져 있지 않은 수술이 버젓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이 놀랍지 않은가?

인간들은 지난 역사동안 엄청난 성과를 이뤘다. 문명을 이뤘고, DNA를 조작해서 생명을 창조하고, 우주선을 띄워 우주를 개척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인간의 뇌 기능 자체는 아직도 잘 모른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어디에 기억이 저장되는지, 어디에 통증이 느껴지는지에 대해 수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그 비밀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과 유럽은 인간의 ‘뇌 지도’를 밝혀내는 것을 향후 10년간의 최대 중요 과제로 선정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인간의 뇌 지도를 완성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바로 인간의 뇌 기능을 이용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공상과학영화를 보면 인간의 기억을 저장하고, 인출하고, 조작하기도 하며,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즉, 인간의 뇌 지도를 만들게 된다면 공상과학 속의 뇌 기능 조작이 실제로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있어서 가장 정점에 서있는 의학적인 기술이 바로 뇌심부자극술이다.

하지만 공상과학영화처럼 비인간적인 행위들을 뇌심부자극술을 통해 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대신 기억력장애 혹은 치매, 우울증, 약물이나 도박중독, 병적인 고도비만, 강박장애 등의 신경학적·정신과학적인 질환들을 뇌심부자극술로 치료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도 뇌 지도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해줬으면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는 3년 이내에 특허나 기술 이전, 5년 이내에 상업화를 이룰 수 있는 계획이 없다면 연구비가 지원되기 어렵다.

뇌 지도나 뇌 기능 연구는 그 특성상 상업화나 기술 이전의 성과를 단기간에 내기 어려워 현재는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뇌 지도나 뇌 기능 연구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진다면 이미 갖춰져 있는 우수한 인력과 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선진국이 근 30년간 이뤄놓은 성과를 빠른 속도로 따라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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