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통증 환자 5년간 40.5% 증가…이갈이 방치 시 턱관절 장애 유발

턱관절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턱관절장애 진단(질병코드 : K07.6)을 받은 환자는 2010년 25만명에서 2015년 35만명으로 40.5%가 증가했다.

특히 2015년 턱관절장애 환자 중 10대가 5만9천명(17.1%), 20대가 9만3천명(26.9%)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해 학업에 힘쓸 시기에 턱관절통증 때문에 고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턱관절통증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이갈이가 제기되고 있다. 이갈이는 무의식적으로 또는 잠을 잘 때 이를 갈거나 꽉 깨무는 행위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치과 황진혁 교수는 “최근 턱관절통증이나 두통으로 병원을 방문했다가 이갈이로 진단 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이갈이 환자의 66~84%가 안면부위 통증을 함께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턱관절통증이 있는 경우 이갈이가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여러 연구에서 이갈이 환자는 전체 인구의 8% 정도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유소년기에 가장 많이 나타나 11살 미만의 아동의 경우 유병률이 40%에 이른다. 특히 수면이갈이는 18~25세의 사람들 중 15%가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이갈이를 하게 되면 크게 신체의 세 부분에 영향을 주게 된다.

첫째로 치아가 마모될 수 있다. 사람의 치아는 수직적인 하중에는 강해도 수평적인 하중에는 약하기 때문에 이갈이를 하게 되면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마모될 수 있다.

둘째로 턱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밤새도록 이갈이를 하면 턱관절이 상하게 되고 통증을 동반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로 이갈이는 두통까지 유발할 수 있다. 턱을 움직이는 근육 중 머리와 가까운 교근(Masseter Muscle)과 측두근(Temporalis Muscle)의 지속적인 사용으로 두통이 나타나게 된다.

황 교수는 “이갈이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이갈이가 주로 수면 중에 발생하기 때문에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갈이 치료를 장기간 미루게 되면 턱관절에 무리가 와 턱관절의 기능적 이상을 초래하며 심한 경우 입이 안 벌어져 턱관절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치아 마모, 턱관절 장애, 두통 등 다양한 이갈이 증상

이갈이는 보통 음식물을 씹을 때보다 2~10배 이상의 강한 힘이 가해지기 때문에 치아 표면은 물론 잇몸과의 경계인 치경부의 마모와 치아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치아파절도 발생할 수 있다.

임플란트를 하더라도 이갈이와 같은 수평적 힘에는 잘 견디지 못해 추가적인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갈이를 방치하게 되면 만성적인 턱관절장애와 함께 치아의 비정상적인 마모, 수면 무호흡과 두통 등의 통증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팔을 많이 사용하면 팔이 아프고 잘 안 펴지는 것처럼 이갈이를 하는 동안 강한 힘으로 턱관절을 사용하면 턱은 물론 머리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 장기간 이갈이를 하면 사각턱 등의 외모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의심 증상 있을 경우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 받아야

이갈이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치아의 마모상태, 턱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근전도검사 등 종합적인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수면다원화검사는 수면 시 뇌파, 심전도, 산소포화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사해 이갈이를 진단한다.

또 전체 치아를 덮는 교합안전장치를 착용한 뒤 잠을 자면 이갈이를 한 경우 장치에 표시가 나타나게 돼 이갈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전에 병원 방문에 앞서 이갈이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귀 앞쪽이 뻐근하거나 소리가 나는 경우, 턱관절에 뭉쳐 있는 느낌이 있고 입을 벌릴 때 무거운 느낌이 있는 경우, 원인 모를 치통이나 두통이 있는 경우 등이 있다.

또 이를 악물게 되면 혀나 뺨에 물결 모양의 주름이 생기는데 이 역시 이갈이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황진혁 교수는 “수면 이갈이는 잠을 자는 내내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수십 년을 함께 생활해온 부부 간에도 배우자의 이갈이를 인식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갈이가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근본적 치료 없어 완화 및 예방에 초점

현재까지 이갈이를 일으키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황진혁 교수는 “스트레스는 오랫동안 이갈이의 원인이나 악화 요인으로 생각돼 왔다”며 “이갈이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으로 연구됐다”고 설명했다.

의사들은 이갈이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없는 만큼 이갈이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증상을 치료하고 징후를 예방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먼저 교합안정장치는 이갈이로 인한 치아의 손상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이갈이 유무를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교합안정장치를 착용함으로써 이갈이로 인해 발생하는 힘이 치아와 치아 주변 조직, 근육, 턱관절 등에 전달되는 것을 차단해 이갈이로 인한 증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교합안정장치는 잘 맞지 않는 상태에서 장기간 장착하게 되면 치열이 변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최소 1~3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인 점검을 받으면서 장착해야 한다.

또 다른 치료법으로는 저작근에 보툴리늄독소를 주사해 근육이 수축하는 것을 줄임으로써 이악물기나 이갈이의 강도를 감소시키는 방법이 있다. 또 물리치료를 통해 턱근육을 풀어주고 도수치료를 통해 턱관절을 회복시켜주기도 한다.

위험요인을 조절해 이갈이를 예방하기도 하는데 이갈이의 요인인 흡연, 음주,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또 평소 이를 악물거나 뺨의 안쪽 살을 깨무는 버릇, 혀를 깨물거나 혀로 치안 안쪽을 밀고 있는 경우 무의식적으로 안면 근육을 긴장시키며 이갈이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갈이 치료법은 바이오피드백을 이용한 치료이다.

바이오피드백은 어느 정도 이상으로 근육이 활성화되면 전기 자극 등의 신호를 통해 근육의 활성화를 멈춰 이갈이를 방지하는 장치이다.<도움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치과 황진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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