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동에 사는 정모 씨(가명)는 원래 잠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5년 전 유방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후로 불면증에 시달렸다.

암 환자 생존율 증가... 불면증도 늘어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암을 치료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평균 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매년 22만 명의 사람들이 암에 걸리는데, 3명 중 2명은 5년 이상,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10년 이상 살 수 있게 됐다.

암 치료의 발전으로 이 수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 생존자들이 늘어나면서 삶의 질과 차후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가 불면증을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암의 종류에 상관없이 성인이 되어 암 진단을 받고 수술, 항암, 방사선 등 주요 치료를 받기 시작한 지 첫 1년 반 이내에 25~40%의 환자들이 불면증 진단을 받는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는 피로감 호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이지영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암센터 교수(사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시적인 불면’이라고 간주하고 넘겨버리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암 생존자들은 1년 미만부터 10여 년에 이르기까지 평균 2년 반 정도 불면증을 겪는다. 그 중 상당수가 만성적인 불면증의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한약, 불면증 치료에 대표적으로 활용

암 환자의 불면증은 일반적인 불면증과는 달리 암 그 자체, 전신의 컨디션 저하 및 피로도 등으로 인한 전신의 생리학적 변화와도 연결 지어 파악해야 한다.

수면제는 암 환자에게 진통제와 더불어 가장 빈번히 처방되는 약제 중 하나이지만 수면시간이 증가하는 것에 비해 피로 개선의 효과는 뚜렷하지 않은 편이다.

이에 따라 각종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데, 그중 몇 가지는 미국의 통합의료현장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심신이완요법이나 명상, 기공수련, 침구치료 및 허브의 이용 등이 있다.

또한 중국, 대만, 일본 등 동양의학을 활용하는 국가에서는 한약이 불면증 치료에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처방으로 선정되었는데 그중 몇 가지는 국내 식약처의 승인을 거쳐 시판되고 있다.

이지영 교수는 “한방 수면제는 특히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낮 시간의 피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암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움말: 강동경희대병원 이지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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