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간·질병 진행시간 연장 입증…균형된 정보 제공 필요

진행성 간세포성암 환자에서 경구용 표적치료제인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의 효과가 입증된 가운데 약제 선택을 위한 의사의 판단과 환자에 대한 설득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신적 항암요법 치료를 받지 않은 간세포성암 환자 602명 대상으로 한 SHARP 임상연구에서 넥사바 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OS)은 10.7개월이었던 반면, 위약군은 7.9개월로 생존율을 44% 연장시켰다. 질병 진행까지의 시간(TTP)은 5.5개월로, 위약군 2.8개월에 비해 72% 늦췄다.

Asia-Pacific 연구에서도 전체 생존기간이 6.5개월로, 위약군 4.2개월보다 47% 연장시켰으며 질병 진행까지의 시간은 위약군 1.4개월에 비해 72% 연장시켰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는 "600명을 대상으로 했을 때 평균 3개월씩 생존기간을 연장시킨 것"이라며 "모든 환자가 공평하게 3개월씩 연장되는 것이 아니고 효과가 있는 환자는 36개월도 연장되는데 그런 환자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동맥화학색전술(이하 색전술)에 실패한 환자나 C형 간염환자, 간외 침범(EHS)이 없는 환자, 종양 부하가 더 적은 환자의 경우 10% 정도의 유의 수준에서 전체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2014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국소 림프절, 폐 등의 간외전이가 있는 경우나 다른 치료법들에 반응하지 않고 암이 진행하는 경우 넥사바를 권고하고 있다.

2011 미국간학회(AASLD) 가이드라인에서도 에탄올 주입시나 고주파열치료술, 색전술의 혜택을 누릴 수 없는 환자에서 첫 번째 옵션으로 권장하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절제술은 항암효과는 100%이지만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색전술은 50%에 불과하다. 수술로 완전 치료가 되는 환자는 30% 정도이며 나머지 70%의 환자는 넥사바를 사용하는 정도의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

그는 "수술을 해서 간암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1년에 20%가 재발하기 때문에 완전히 없애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암의 진행을 정지시키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넥사바의 가치를 평가했다.

일본과 이탈리아에서는 색전술 시행 후 혈관침범이 있거나 전이가 발생하거나, 2번 치료해도 잘 안되는 등 불응하는 경우 넥사바로 바꿔 치료하는 것이 합의된 사항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 환자들의 인식이다. 김 교수는 "절제술로 인한 장기생존자는 10명 중 3~4명, 색전술 장기생존자는 10명 중 2명 정도에 불과한데도 환자들은 색전술을 받으면 오래사는 것으로 느낀다"면서 "넥사바는 8개월 살 사람을 14개월로 늘리지만 결국 사망하기 때문에 마지막 선택지로 생각해서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넥사바가 암의 진행을 정지시키고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것으로 효과가 입증된 만큼 환자들에 대한 설득과 의사의 판단으로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넥사바 복용후에도 암이 진행될 경우 계속 써야 할까?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계속 복용하는 것이 약간의 도움이 된다는 보고들이 있다"며 "중단하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지만 암의 진행속도가 느려지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의사나 환자들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김 교수는 "색전술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색전술 시행 환자 중 일부가 색전술 불응이 오기 때문에 그에 있어 의사의 판단이 중요하고 넥사바로 바꾸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넥사바의 효과를 과소평가 하는 경우가 많아 균형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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